교계·의료계, 만삭 낙태 ‘태아 살인’으로 규정하며 반대
생명 가치 훼손 우려와 기독교적 생명관 강조
다음세대의 생명 인식 약화… 생명존중 교육 절실
태여연 오는 12일 오성 식약처 앞에서 집회 예정

백운주 목사 1인 시위
백운주 목사가 1인 시위에 동참했다. ©장지동 기자

최근 약물 낙태와 만삭 낙태 허용을 포함한 모자보건법 개정 움직임을 둘러싸고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거리로 나서며 강한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태아여성보호국민연합(태여연)은 더불어민주당 남인순·이수진 의원이 대표발의한 모자보건법 개정안이 교계와 시민사회의 반발로 인해 이번 국회 회기 내 상정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을 전했다. 그러나 단순히 국회 법안 발의 여부를 넘어, 정부 부처가 별도의 법 개정 없이 약물 낙태 도입을 시도하는 움직임에 깊은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교계의 반대 목소리는 현장에서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 태여연이 진행하는 국회 앞 1인 시위에는 10일 증가교회 백운주 목사가 참여해 생명 보호를 호소했다. 그는 현재 논의 중인 법 개정 방향에 대해 “대다수 시민과 교계가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만삭 낙태와 약물 낙태를 허용하고, 이를 건강보험으로 지원하겠다는 법이 발의되려 한다는 사실은 사회적 재앙”이라며 “사회에서 살인은 중범죄인데, 태아의 생명 역시 동일한 기준에서 보호받아야 한다. 특히 약물 낙태와 만삭 낙태는 반드시 막아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의료계에서도 만삭 낙태를 두고 이견 없이 반대 의견을 내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등은 만삭 낙태를 ‘태아 살인’으로 규정하며 강한 우려를 표한 바 있다. 백 목사는 “국가가 약물·만삭 낙태를 허용하는 법을 제정하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미국과 유럽 일부 국가에서 약물 낙태 합법화 이후 낙태율이 급증한 사례를 교회가 정확히 알고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운주 목사 1인 시위
백운주 목사가 발언을 하고 있다. ©장지동 기자

그는 동물보호법을 예로 들며 “반려동물을 방치해 죽게 하면 최대 징역 3년과 벌금 3천만 원까지 처벌받는다. 그런데 만삭 낙태가 허용된다면 태아는 반려동물보다 못한 존재가 되어버린다. 이는 상식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출산의 기쁨과 생명의 가치를 강조하며 “만삭·약물 낙태 허용은 가정을 파괴하고 하나님의 창조 질서에도 반한다”며, 잘못된 성교육이 청소년들 사이에서 생명 경시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하며 교회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그가 담임하는 교회는 이 문제를 막기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활동 중이라고 밝혔다. 백 목사는 “우리 교회가 속한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 교단에서도 함께 참여한다면 다른 교단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교단적 연합이 이뤄질 때 악법을 막는 데 더 큰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전했다.

백운주 목사 1인 시위
1인 시위에 참석한 태여연과 백운주 목사 기념 사진. ©장지동 기자

이어서 ‘아름다운 피켓’에서 간사로 활동 중이며 서울신대 신학대학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최근 청소년 상담 경험을 전하며 생명 경시 풍조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그는 “중학생들과 상담을 나누는 과정에서, 장애를 가진 아이를 임신했을 때 어떻게 할 것인지 묻자 대부분이 ‘낙태해야 한다’고 답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미 다음세대 안에 생명을 가볍게 여기는 사고가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생명보다 선택권을 앞세우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만삭·약물 낙태가 합법화된다면 생명 경시 문화가 더욱 깊어진다”며 생명 존중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제양규 한동대 석좌교수는 태아 생명권 보호와 여성의 자기결정권 존중이라는 두 가치가 법적 논의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헌법재판소는 이 두 가지 권리를 어떻게 조화롭게 보호할지에 대한 형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며 “그러나 최근 교과서에서는 여성의 자기결정권만 지나치게 강조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피임이나 성관계 단계에서는 자기결정권을 논하지 않다가, 마지막 낙태 단계에서만 이를 주장하는 현실을 비판했다. 아울러 “22대 국회에서 갑작스럽게 발의 된 법안 중에는 안락사·존엄사에 관한 법안이 있다. 이 법안들은 악용될 여지가 많다. 생명을 존중하는 사회적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전했다.

백운주 목사 1인 시위
1인 시위에 참여한 백운주 목사(오른쪽)와 사모(왼쪽). ©장지동 기자

끝으로 백 목사는 “만삭·약물 낙태 허용은 반성경적이며 하나님의 뜻에 반하는 일”이라며 “한국교회가 연합하여 한목소리로 낙태 합법화 움직임을 저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태여연은 오는 12일 오성 식약처 앞에서 “법 개정 없이 낙태 약물 허가는 직권 남용이자 불법”이라는 주제로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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