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가 목회자의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헌법에 명문화했다. 지난 2024년 제109회 총회에서 가결한 헌법 개정안이 노회 수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 것이다.
개정된 헌법 정치 제4장 제27조는 “시무 중인 목사와 전도사가 자녀를 출산한 경우 교회가 3개월의 출산휴가와 1년 이하의 유급 휴직을 제공할 수 있다”라고 규정했다. 기장 측은 이번 헌법 개정이 새 생명을 출산한 여성 목회자의 인권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동시에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이 시혜가 아닌 권리를 선언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기장 총회에 앞서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는 지난 2023년에 여성 교역자에게 출산 전후 3개월의 유급 출산휴가를 보장하는 내용의 ‘교리와 장정’을 개정했다. 이어 지난해 열린 제36회 총회 입법의회에서 이 제도가 확정됐다. 출산·육아 교역자가 연회 감독의 승인을 받아 휴직할 수 있도록 하고, 만 8세 이하 자녀 1명당 2년 이내, 최대 6년까지 출산·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한국교회 주요 교단 중에 여 교역자의 출산·육아 제도 등 복지에 관련해 헌법에 명문화한 교단은 아직은 기감과 기장뿐이다. 예장 통합과 합동, 백석 등 대형 교단들은 검토 중이거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한 실정이다. 그만큼 관심과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다.
예장 통합의 경우 몇 년 전부터 산하 여성단체를 중심으로 제도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분출하면서 제도화 필요성엔 공감하는 분위기나 아직 교단 차원의 법제화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다른 교단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헌법에 이와 관련한 명문화된 규정이 없는 교단의 여 교역자의 경우, 출산과 육아 문제가 커다란 장벽이다. 휴가 휴직이 허용되지 않다 보니 무임 목사로 전환되거나 더 나아가 면직의 위기의 처하는 사례도 발생한다.
통합측 전국여교역자연합회 양성평등연구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 정도가 소속 교회에 출산휴가 규정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회 자체 규정이 있더라도 실제 육아휴직 비율이 16.8%에 그칠 정도로 현실이 열악하다. 응답자자 80% 이상이 출산 및 육아 문제로 사역 중단을 고민해본 적이 있다고 한 점에서 이 문제를 지교회 자율에 맡겨선 해결하기 어려워 보인다.
우리 사회는 출산과 육아를 시혜가 아닌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할 당연한 인권으로 인식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육아휴직과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출산휴가, 배우자 출산휴가 등을 포함한 일·가정 양립 지원제 수급자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교회는 이 문제를 사역에 대한 장애물 또는 개인의 소명 의식 부족으로 여기며 희생을 강요하는 분위기다. 생명과 출산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며 저출산 극복에 힘을 모이고 있는 한국교회가 정작 교역자의 출산과 육아를 위한 제도적 지원에 무관심했던 걸 반성하고 제도화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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