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수사 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중앙선관위와 경기도선관위 관계자들이 투표율을 허위로 입력한 정황을 확인하고 관련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선관위 직원들이 전산상 통계 수치를 임의로 수정한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6·3 지방선거 당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자 수 수정 보고를 받은 건 전국적으로 총 72건이다. 문제는 선거 관리시스템에 입력한 내용을 수정하려면 그 사유를 구체적으로 기재하고, 시도 위원회가 수정 사유를 확인한 뒤 수정을 허용해야 하는 데 그런 절차를 무시한 채 임의로 수정했다는 데 있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개표 오류 문제에 이어 선거 투표율까지 선관위 직원이 임의대로 수정한 건 단순 실수나 오류로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선거를 공정하게 진행해야 할 이들이 정진 절차로 바로잡을 생각을 하지 않고, 시간대별 투표율을 허위로 입력했다는 건 선거 부실을 넘어 부정의 개연성마저 있다.
문제의 본질은 투표자 수 오입력이 아니다. 선관위 관계자가 투표자 수 오입력을 은폐하기 위해 이를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임의로 ‘숫자 맞추기’를 하자고 모의했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수치 입력 조작이 투표율 수치 자체를 왜곡하는 결과로 이어졌는지는 강도 높은 조사와 함께 앞으로 그 진상이 규명돼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투표자 부족 사태로 촉발된 선거 불신이 선거 부정론으로 확산할 게 분명해 보인다.
교계는 6.3지방선거 투표지 부족 사태를 “국민 참정권 침해”로 규정하고 규탄의 목소리를 냈다. 하지 이번 사안에 대해선 진상이 밝혀지기까지 좀 더 지켜보자는 자세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선한목자교회 김다위 목사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의혹을 확대해서도 안 되지만, 잘못을 축소하거나 침묵해서도 안 된다”며 크리스천의 관심과 공적 책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김 목사는 최근 “지난 6.3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국민의 참정권을 침해한 중대한 관리 실패였다면, 이번 의혹은 고의적인 허위 입력과 은폐 가능성을 다룬다는 점에서 또 다른 차원의 심각성을 지닌다”라고 페이스북에 썼다. 이어 “크리스천이 구할 것은 어느 진영의 승리가 아니라 철저하고 투명한 진상 규명과 합당한 책임”이라고 했다.
김 목사의 말처럼 선관위 측이 투표수를 고의로 조작하고 은폐한 건 매우 심각하다. 지금까지 72건이 드러났지만 이건 빙산의 일각일지 모른다. 한국교회가 침묵할 게 아니라 철저한 진상 규명을 위해 목소리를 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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