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치아파스주에서 복음주의 기독교인 수백 명이 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간) ‘가치 수호를 위한 시민 대행진(Grand Citizens' March for Values)’에 참여해 최근 주 의회가 통과시킨 성별 정정 관련 민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현지 일간지 엘 솔 데 치아파스(El Sol de Chiapas)에 따르면 이번 행진은 기독교 단체 ‘아비반도 아 멕시코(Avivando a México A.C.)’가 주관했으며, 여러 기독교 단체가 함께 참여했다.
시위대는 치아파스주 주도인 툭스틀라 구티에레스의 ‘5월 5일 공원(Parque 5 de Mayo)’에서 출발해 중앙공원(Parque Central)까지 행진한 뒤 성명을 발표하고 에두아르도 라미레스 아길라(Eduardo Ramírez Aguilar) 주지사에게 대화를 요청했다. 또한 개정안에 반대표를 던진 집권여당 모레나(Morena) 소속 마리아 이사벨 로드리게스 히메네스(María Isabel Rodríguez Jiménez) 주의원도 행진에 동참했다.
행진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비반도 아 멕시코 대표 마르코 툴리오 카라스코사(Marco Tulio Carrascosa)는 이번 행사가 특정 집단과 대립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가해자로 비난받고 있는 수호자들”이라며 “우리는 대립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모든 사람을 존중하지만, 무언가가 일방적으로 강요될 때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종교와 관계없이 가족을 지키고 어린이를 보호하려는 뜻을 함께하는 모든 시민에게 행진 참여를 개방했다”고 밝혔다.
로드리게스 히메네스 의원도 행진에 앞서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사람의 어머니이자 주민을 대표하는 의원으로서 가족들을 지지하기 위해 참여한다”고 밝혔다.
그는 REC미디어(REC Media)를 통해 공개한 메시지에서 “이번 행진은 정당이나 종교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가치와 가족, 무엇보다 어린이의 최선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시민들의 행진”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집회는 멕시코 주요 언론에서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엘 우니베르살(El Universal)은 주최 측이 개정안의 철회를 요구하는 한편 ‘가족과 아동 보호의 날’과 ‘평화를 위한 주 기도의 날’ 제정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라 호르나다(La Jornada)는 참가자들이 가족을 수호하는 구호를 외치며 툭스틀라 구티에레스 시내 주요 도로를 행진했으며, 주최 측이 앞으로도 주정부와 대화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번 논란의 발단은 지난 6월 30일 치아파스주 의회가 민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시작됐다.
개정안은 성인이 의료 진단이나 호르몬 치료, 성전환 수술 없이도 행정 절차만으로 법적 이름과 공식 신분증상의 성별 표기를 변경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치아파스주 의회는 공식 성명을 통해 이번 개정이 개인의 정체성, 평등, 인간의 존엄성, 사생활 보호, 차별금지, 인격의 자유로운 발현에 관한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주 법률을 헌법 원칙과 국제 인권 기준에 부합하도록 정비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이번 행진은 해당 개정안 통과 이후 복음주의 기독교계가 보여준 첫 대규모 공개 대응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주최 측은 앞으로도 주정부와의 대화를 지속하는 한편 가족을 강화하고 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치아파스주에서는 이번 법 개정을 둘러싼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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