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을 앞두고 한국과의 관세 협상이 조속히 타결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상황은 언제든 변할 수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미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2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관련 전화 브리핑에서 “한국이 우리가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투자 약속을 수용할 준비가 되는 즉시 협상을 마무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협상이 단순한 무역보다 투자와 구매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주로 미 상무부가 이를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또 “미국 조선업의 역량 회복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며 “한국이 이에 협력할 방안을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한미 양국은 지난 7월 말 상호 관세 및 자동차 등 주요 품목의 관세를 15% 인하하기로 합의했고, 한국은 약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하지만 투자 방식과 세부 조건을 두고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한 채 3개월째 후속 협상이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9일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재명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번 회담에서 관세 및 투자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최근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의 회담 후 “핵심 쟁점에서 양국의 입장이 여전히 팽팽하다”며 “APEC 회의에서 타결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CNN 인터뷰에서 “협상 조정에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요구된다”며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북미정상회담 여부에 대한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미래에 김정은 위원장과 만날 의지를 여러 차례 밝혀왔다”고 하면서도, “이번 순방 일정에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그는 “물론 상황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고 덧붙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말레이시아와 일본을 거쳐 29일 한국을 방문해 1박 2일간 머무를 예정이다.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첫 방한이자, 2019년 6월 김 위원장과 판문점에서 깜짝 회동을 가진 이후 6년 만이다. 일각에서는 이번에도 북미 간 비공식 접촉이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공식 접촉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판문점 일대에서 정비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 첫날 이재명 대통령과 회담을 한 뒤 APEC 정상회의 일정을 소화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양자회담을 가진 뒤 귀국할 예정이다. 이번 일정에는 주한미군 부대 방문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중 무역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문제에 집중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부산에서 시진핑 주석과 양자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라며 “이번 회담은 미중 무역과 경제 관계를 중심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이 어떤 의제를 제시할지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최근 세계 경제를 뒤흔든 중국의 조치를 고려하면 경제 안정 논의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중국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문제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논의가 진전되지 않자 러시아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으며, 시진핑 주석에게 중국의 러시아산 원유 구매 중단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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