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핍인가 특권인가?
도서 「결핍인가 특권인가?」

선교사 자녀로 자란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결핍인가 특권인가?>는 이 질문을 감상이나 미화가 아닌, 삶의 언어로 정직하게 마주하는 책이다. 저자 매릴린 슐릿 선교사는 인도에서 보낸 유년기와 기숙학교 생활을 회고하며, 선교사 자녀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겪은 외로움과 불안, 애착의 균열을 숨김없이 풀어낸다. 동시에 그 경험이 어떻게 한 인간을 더 넓은 세계로 이끌었는지도 차분히 증언한다.

이 책의 중심에는 ‘제3문화권 아이들(Third-Culture Kids, TCK)’이라는 개념이 있다. 부모의 문화와 선교지 문화, 그 어느 쪽에도 온전히 속하지 못한 채 자라는 아이들. 저자는 이들의 삶을 특별한 문제로 분리하거나 비극적으로 규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두 문화 사이에서 정체성을 묻는 경험은 오늘날 많은 아이들이 공유하는 보편적 성장의 한 형태임을 보여준다.

책 곳곳에는 부모와의 이별, 국경을 넘는 이동, 낯선 언어와 환경 속에서 홀로 감당해야 했던 어린 마음의 장면들이 담겨 있다. 기차 창문 너머로 점점 작아지던 아이의 손을 바라보던 어머니의 시선, 어디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한 채 ‘폭넓은 존재’로 자라가던 아이의 내면은 독자의 마음을 조용히 흔든다. 그러나 이 서사는 상처에 머물지 않는다. 저자는 TCK의 경험이 결핍으로만 남지 않도록, 그 안에 깃든 가능성과 확장을 함께 조명한다.

<결핍인가 특권인가?>는 선교를 준비하는 가정들에게 자녀 교육에 대한 현실적인 성찰을 제공한다. 동시에 기러기 가족, 유학 중인 자녀를 둔 부모, 그리고 다음 세대 교육을 맡은 사역자들에게도 깊은 공감을 건넨다. 특히 “선교사 자녀로 자라는 것이 반드시 불행은 아니며, 두 문화 사이에서 자라는 경험은 아이에게 하나의 특권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는, 단정 대신 사유의 여지를 남긴다.

이 책은 성공담도, 영웅 서사도 아니다. 평범한 연약함 속에서 하나님이 어떻게 일하시는지를 보여주는 조용한 기록이다. 선교사 자녀라는 이름 아래 묶여 있던 삶을, 한 인간의 성장 이야기로 풀어내는 이 에세이는, 결핍과 특권 사이에서 길을 찾는 모든 이들에게 오래 남는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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