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손현보 부산 세계로교회 목사가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영장이 발부돼 구속된 지 143일 만이다. 손 목사는 지난 30일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재판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손 목사 측이 “목사로서 예배 시간에 설교를 통해 종교적 신념을 표현한 것”이라며 무죄를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다수의 잠재적 유권자를 상대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해 선거 부정을 저질렀다”며 실형 이유를 밝혔다.

그런데 손 목사에 대한 1심 재판부의 실형 선고는 뜻밖이다. 대개의 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의 경우 통상 벌금형에 그치지 실형이 선고되는 사례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발언과 행위가 단순한 의견 표명이나 종교적 설교의 범위를 넘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목적성과 고의성이 있는 선거운동”이라고 했으나 벌금형에 처해지는 다른 선거법 위반 사건도 목적성과 고의성이 인정되긴 마찬가지다.

고의적인 선거운동을 했더라도 손 목사에게 적용된 양형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우선 손 목사는 선거에 출마한 사람이 아니다. 교육감 후보와 대통령 선거를 간접 지원한 게 다다.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가 돈을 뿌리고 상대 후보를 온갖 거짓으로 비방해도 기껏해야 수백만 원 벌금형이 내려지는 현실에서 목회자가 설교시간에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설교를 했다는 이유로 실형을 선고한 건 형평에 맞지 않다.

재판부는 단지 선거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만으로 손 목사를 5개월 가까이 수감했다. 그동안 손 목사 측이 제기한 구속적부심을 기각했고, 보석신청도 끝내 받아들이지 않았다. 도주 위험이 전혀 없는 대형 교회 목회자를 구속기간을 연장하면서까지 143일이나 감옥에 가둔 재판부다. 그러고 나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를 선고한 것을 과연 순전히 법에 따른 공정한 재판이라 할 수 있을까.

손 목사는 기자회견에서 즉시 항소할 뜻을 밝히면서 “저는 평생을 목회만 했지 어떤 다른 일을 가지고 이렇게 이슈의 중심에 선 적이 없었다”며 “지난 탄핵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한 것이 아니라 윤석열이든 이재명이든 자유를 억압하고 사법 절차에 맞지 않는 일들을 하는 것에 대해서 항의를 한 것"이라고 했다. 또 “앞으로 어떤 경우에도 종교의 자유를 지키고 우리의 가치를 지킬 것”이라며 ‘차별금지법’ 등 성경적 가치를 훼손하는 세력과 계속해서 싸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손 목사는 기자회견 말미에 미국 대사관과 루비오 미 국무장관, 밴스 부통령 등의 이름을 언급했다. 두 아들을 미국 백악관으로 초청해 준 데 대한 감사의 표시로 해석되지만 단지 그 것 뿐이었을까.

손 목사 구속은 이미 미국과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는 사건이다. 밴스 미 부통령이 방미중인 김민석 국무총리를 만나 직접 우려를 표시할 정도로 한미 외교에 중대한 관심사가 됐다. 전 세계 자유 민주진영이 목회자가 자신의 신앙 양심에 따라 말하고 행동한 것을 가지고 이토록 오랫동안 감옥에 가둔 배경에 권력의 입김을 의심하고 있다. 이런 의심과 의혹이 2심에선 말끔히 해소되는 공명정대(公明正大)한 판결이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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