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측으로부터 고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김건희 여사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체포 방해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데 이어 김 여사에게도 징역형이 선고되면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실형을 받는 헌정 사상 첫 사례가 나왔다.
◈1심 판결 내용과 형량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는 28일 김 여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알선수재 혐의에 대한 선고 공판을 열고 징역 1년8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6000만원 상당의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 1개에 대한 몰수와 1281만5000원의 추징도 함께 명령했다. 김 여사가 청구한 보석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김 여사에게 제기된 세 가지 주요 혐의 가운데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서만 일부 유죄로 판단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가담 의혹과 명태균씨 무상 여론조사 제공 의혹에 대해서는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통일교 금품 수수, 일부 유죄 판단
재판부는 김 여사가 통일교 측의 구체적인 청탁을 인식한 상태에서 1200만원 상당의 샤넬 가방과 6000만원 상당의 그라프 목걸이를 수수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정부 지원 등 통일교 측 현안과 관련된 청탁이 존재했고, 김 여사가 이를 인식한 상태에서 고가의 금품을 받은 점이 유죄 판단의 근거가 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800만원 상당의 샤넬 가방을 수수한 부분에 대해서는 당시 통일교 측의 명확한 청탁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특가법상 알선수재죄가 성립하려면 청탁과 대가성이 엄격히 입증돼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의 양형 판단과 지적
양형 사유와 관련해 재판부는 “영부인은 대통령과 함께 국가를 대표하는 상징적 존재로서 사회의 모범이 돼야 한다”며 “공적 지위가 사익을 추구하는 수단으로 활용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권력의 주변에는 금권이 접근하기 쉬운 만큼, 지위가 높을수록 스스로를 더욱 엄격히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김 여사가 청탁과 결부된 고가의 사치품을 거절하지 못하고 수수한 점을 지적하며, ‘검소하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되 사치스럽지 않다’는 의미의 고사성어를 인용해 영부인으로서 요구되는 절제와 품위를 언급했다.
김 여사는 선고 과정에서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재판부의 주문을 들었으며, 실형이 선고된 뒤 고개를 숙인 채 변호인과 짧은 대화를 나눈 후 법정을 떠났다.
◈도이치모터스·여론조사 의혹 무죄 판단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재판부는 김 여사가 주가조작 세력과 공모해 시세조종을 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김 여사가 자신의 계좌가 주가조작에 이용될 가능성을 인식했을 수는 있으나, 가격 형성을 목적으로 공모했다는 증거는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주가조작 세력으로부터 작전 내용을 보고받았다는 기록이나 직접적인 주문 정황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무상 여론조사 의혹에 대해서도 명태균씨가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해당 여론조사가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독점적인 재산상 이익을 제공했다고 보기 어렵고, 특정 인사의 공천을 약속받았다고 볼 증거도 없다고 재판부는 밝혔다.
◈특검 항소 방침과 사건 경과
김건희 특검팀은 선고 직후 항소 방침을 밝혔다. 특검 측은 자본시장법 위반과 정치자금법 위반, 알선수재 혐의에 대한 무죄 판단이 법리와 상식에 모두 부합하지 않는다며 상급심에서 다시 다투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2009년부터 2012년까지 권오수 전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거래 방식으로 수천 차례 매매 주문을 내고 8억여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2022년 대선 당시 명태균씨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거액의 여론조사를 무상 제공받고,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함께 제기됐다.
아울러 2022년 4월부터 8월 사이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통일교 전직 고위 간부로부터 샤넬 가방과 그라프 목걸이 등 8000만원 상당의 명품을 수수하고, 캄보디아 메콩강 개발 공적개발원조와 유엔 제5사무국 한국 유치 등 통일교 현안 해결을 도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건희 특검팀은 결심 공판에서 김 여사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