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외교 수장이 말레이시아에서 첫 회담을 가진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이 연내 열릴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11일(현지시간)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한 뒤 기자들에게 "양국 모두 정상회담에 대해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으며, 회담 개최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양측은 모두 수용 가능한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회담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중 간 첫 고위급 외교 접촉이자, 루비오와 왕이가 외교장관으로서 처음 마주한 자리였다. 루비오 장관은 회담을 "매우 건설적이고 긍정적인 대화"였다고 평가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연내 시 주석과의 회담 희망"을 구체화하기 위한 사전 논의의 일환이었다고 설명했다.

양국 외교장관의 회담은 동남아국가연합(ASEAN) 외교장관 회의 참석을 계기로 쿠알라룸푸르에서 진행됐다. 이번 만남은 단순한 외교적 예의 차원을 넘어, 무역 갈등 완화를 위한 실질적인 접근의 의미도 지닌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무역 갈등을 완화하기 위해 고율 관세 부과 조치를 90일간 유예한 상태다. 중국은 희토류 수출을 재개했고, 미국은 일부 수출 규제를 완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이뤄진 외교장관 간 회담은 양국 간 긴장을 낮추고 실질적인 대화의 계기를 마련하는 전환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이번 주 초 브리핑에서 "다음 미·중 무역 협상은 관세 유예가 끝나기 직전인 8월 초에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정상 간 회담 추진과 동시에 양국 간 구체적인 무역 협상을 위한 외교 채널이 작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 루비오-왕이 회담은 미·중 외교 관계가 보다 실질적인 협력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으며, 향후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직접 만남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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