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모닝스타뉴스(Morningstar News)는 파키스탄 연방법원이 13세 기독교 소녀를 납치해 강제로 개종시키고 결혼까지 시킨 무슬림 남성에게 소녀의 보호권을 넘겼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3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인권단체들은 이번 판결이 미성년 소녀 보호 체계를 무너뜨리는 결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인권단체 ‘라아에 니자트 미니스트리(Raah-e-Nijaat Ministry)’의 사프다르 초드리 의장은 3일 연방헌법법원(FCC)이 마리아 샤바즈(13)의 공식 출생기록을 인정하지 않고, 납치범 셰흐리야르 아흐마드(30)에게 소녀를 인도했다고 밝혔다. 초드리는 재판부가 이전 법원의 ‘불법 결혼’ 판단을 뒤집고, 소녀가 자발적으로 이슬람으로 개종해 결혼했다는 진술을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강요된 진술 가능성 외면”…6개월간 가해자와 함께 있었던 점도 무시
초드리는 법원이 소녀가 장기간 가해자의 관리 아래 있었던 점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6개월 이상 가해자의 통제 속에 있었던 상황에서 나온 진술은 자유 의사로 보기 어렵다”며, 법원이 안전하고 독립적인 진술 환경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마리아는 지난해 7월 29일 납치됐다. 가족은 즉시 사법적 구제를 요청했으나, 경찰과 사법 당국의 소극적 대응으로 소녀를 돌려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초드리는 경찰이 납치 사건을 접수한 뒤에도 가해자를 구속하지 않았고, 오히려 사건을 축소하려는 태도를 보였다고 말했다.
“조작된 결혼증명서”…수사 결과 무시한 판결
초드리에 따르면, 하급법원은 결혼 서류의 진위 여부를 조사하도록 경찰에 지시했고, 해당 지역 행정기관은 결혼증명서가 위조됐다는 사실을 법정에서 확인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납치 혐의를 다시 적용했으나, 가해자는 체포되지 않은 채 법정에 출석하며 불구속 상태를 유지했다.
초드리는 “피의자가 구속을 피하면서 법정에 자유롭게 출석한 것은 경찰의 묵인 또는 유착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출생등록 의심한 판사 발언”…나이 자체를 문제 삼아
초드리는 일부 판사가 소녀의 출생등록 시기를 문제 삼으며 나이를 부정한 점도 지적했다. 그는 “판사가 ‘왜 출생 직후가 아닌 2022년에 등록했느냐’고 묻고, 소녀가 13세로 보이지 않는다고 언급했다”며 “외형으로 나이를 판단하는 발언은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인권단체들은 이번 판결이 공식 출생기록을 무력화하는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초드리는 “상급법원조차 출생증명을 부정한다면, 미성년 소녀를 보호할 수단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반복되는 패턴…강제개종·강제결혼 구조적 문제 지적
인권옹호 단체들은 파키스탄에서 기독교 소녀들이 납치돼 강제로 개종하고 결혼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피해자들은 가해자에게 유리한 진술을 강요받고, 법원은 나이를 증명하는 서류를 배척한 채 소녀들을 ‘합법적 아내’로 돌려보내는 판결을 내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밝혔다.
마리아의 아버지 샤바즈 마시흐는 이웃인 아흐마드가 딸이 심부름을 나간 사이 납치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후 소녀가 자발적으로 개종·결혼했다는 진술을 이유로 사건을 종결하려 했다고 전해졌다.
법 개정에도 지역별 공백…종교 전환 시 보호 사각지대
모닝스타뉴스는 지난 2025년 5월, 파키스탄은 수도 이슬라마바드 지역에서 혼인 가능 연령을 남녀 모두 18세로 상향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그러나 펀자브주에서는 여전히 소녀의 법적 혼인 연령이 16세로 유지되고 있다.
또한 기독교인의 혼인 연령을 18세로 규정한 개정법이 시행됐지만, 기독교 소녀가 이슬람으로 개종할 경우 샤리아가 적용돼 더 낮은 연령에서도 결혼이 가능해진다. 이로 인해 종교 전환이 미성년 결혼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인권단체들은 가족과 법률대리인이 판결 재심을 요청하고, 국제사회와 국내 기관에 구조적 문제를 알리는 절차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초드리는 “종교 개종과 결혼이라는 명분 아래 미성년 소녀들이 성적 착취에 노출되는 구조를 바로잡기 위해 모든 법적·사회적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키스탄은 기독교 박해가 심각한 국가 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으며, 국제 기독교 감시 단체들은 종교 소수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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