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취재진에 공개 된 우크라이나 북한군 포로 2인.
국내 취재진에 공개 된 우크라이나 북한군 포로 2인. ©영상 캡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2명의 송환을 두 차례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가 다른 외국인 포로 문제에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서도, 북한군 포로 문제에 대해서만 반복적으로 입장을 타진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국영 통신사 우크린포름(Ukrinform)이 지난 4일(현지시간) 보도한 인터뷰에 따르면, 보흐단 오흐리멘코 우크라이나 포로대우조정본부 사무국장은 러시아가 쿠르스크 지역에서 생포된 북한군 포로 2명에 대한 교환 및 송환 가능성을 두 차례 문의했다고 밝혔다.

오흐리멘코 국장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포로 교환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외국인 포로 문제도 함께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러시아 측은 북한군 포로를 제외한 다른 국적 포로들에 대해서는 사실상 언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상당수의 외국인 포로를 보유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그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며 “러시아는 북한 사람들을 넘길 준비가 돼 있는지 여러 차례 질문했다. 북한군 포로를 제외하고는 단 한 번의 요청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된 북한군 문제를 민감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해석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쿠르스크 전선에서 생포된 북한군 포로 문제가 국제사회 관심사로 떠오르는 가운데, 러시아가 북한군 포로 송환 문제를 우선적으로 다루려 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북한군 포로 한국행 의사 밝혀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들은 지난해 러시아 쿠르스크 전선에 투입됐다가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리모씨와 백모씨로 전해졌으며, 북한 송환이 아닌 한국행을 원한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북한군 포로들을 직접 인터뷰한 김영미 분쟁지역 전문 PD는 지난달 13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출석해 이들의 의사를 증언했다. 김 PD는 “두 포로의 한국행 의사는 매우 분명하다”며 “한국으로 가지 못하면 죽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북한군 포로의 한국행 가능성은 국제사회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한국 정부 역시 당사자의 자유의사가 확인될 경우 수용 가능하다는 입장을 우크라이나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기존 입장을 통해 “본인이 원할 경우 전원을 수용한다는 정부 방침을 우크라이나 측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와의 협의 없이 북한군 포로를 제3국인 한국으로 보내는 문제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군 포로 처리 문제는 단순한 인도적 사안을 넘어 국제법과 전쟁포로 협약, 러시아와 북한의 관계까지 얽혀 있는 복합적인 사안이라는 점에서 민감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북한군 포로 한국행 문제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북한의 러시아 파병 문제를 동시에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도 주목받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는 포로 개인의 자유의사와 전쟁포로 처리 원칙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우크라 “국제인도법상 책임은 러시아에 있다”

오흐리멘코 국장은 북한군 포로의 한국행 가능성에 대해 즉답을 피하면서도 국제법적 책임 문제를 강조했다.

그는 “매우 민감한 문제”라고 언급한 뒤 “국제인도법상 포로에 대한 책임은 이들을 전쟁에 투입한 러시아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가 제3·4차 제네바 협약 비준국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제네바 협약을 준수해야 한다”며 “러시아는 스스로 이를 지키지 않으면서도 우크라이나가 국제법을 위반했다고 허위 비난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발언은 북한군 포로 송환 문제를 둘러싸고 우크라이나가 국제법적 비판 가능성을 의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특히 러시아가 북한군 포로 송환 문제를 외교적·정치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을 우크라이나 측이 경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크라이나 측은 북한군 포로들이 자발적으로 북한 귀환을 원하지 않는 상황 역시 중요한 변수라고 설명했다.

오흐리멘코 국장은 “포로가 북한 귀환을 원하지 않고, 한국행을 정당화할 다른 메커니즘도 존재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그들을 계속 억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북한군 포로들의 최종 처리 방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포로 교환 협상뿐 아니라 국제법 해석, 당사자의 자유의사, 한국 정부의 외교적 대응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군 포로 처리 문제, 외교적 변수로 부상

북한군 포로 한국행 문제는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 질서 변화, 탈북민 보호 원칙 등과도 연결돼 있어 향후 외교적 파장이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군 포로들이 실제로 한국행을 선택하게 될 경우,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북한의 러시아 파병 문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동시에 북한군 포로 송환과 한국행 여부를 둘러싼 국제사회 논의 역시 한층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가 북한군 포로 송환 문제에만 유독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우크라이나 측 설명이 나오면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과 전쟁 개입 문제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관심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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