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중 생포된 북한군 포로 2명이 한국 귀순 의사를 밝힌 가운데, 탈북민 단체와 기독교계가 이들의 강제송환 방지와 보호를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하며 구출 활동과 모금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이들이 북송될 경우 사형 등 중대한 처벌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실제로 포로들이 극단적인 시도를 한 정황을 보였다는 증언도 나왔다.
탈북민 시민단체 겨레얼통일연대 장세율 대표는 1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억류된 북한군 포로들이 북송될 가능성에 대한 극심한 공포로 불안과 우울 증세를 보이고 있으며, 극단적인 시도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1년간 북한군 포로들과 서신 교환을 하면서 이들을 돌봤다고 한다. 서신에서 북한군 포로들에게 “반드시 구출해내겠다”는 약속도 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장 대표는 “북한군 규정에는 ‘군인은 적에게 절대로 포로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조항이 있다”며 “포로가 되는 순간 군사 기밀 유출 가능성이 있는 반역자로 간주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군은 포로로 잡힐 상황에서 자폭하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도록 교육받는다”며 “이번에 억류된 포로들도 부상 상태에서 생포됐기 때문에 자폭하지 못한 것이지, 북송될 경우 반역자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형법과 군법에 따르면 포로가 된 군인은 조국반역죄, 민족반역죄, 공화국 존엄 모독죄 등으로 처벌받을 수 있으며, 이는 사형에 해당할 수 있는 중범죄로 분류된다. 장 대표는 “북송될 경우 본인뿐 아니라 가족까지 연좌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공포가 이들을 극단적 상황으로 몰고 있다”고 말했다.
겨레얼통일연대에 따르면 해당 포로들은 생포 직후 단체에 직접 편지를 보내 구조를 요청했다. 이들은 한국 국민을 “친부모와 친형제처럼 생각하겠다”고 밝히며 보호를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두 포로는 우크라이나 정부에 의해 전쟁 포로로 관리되고 있으며 기본적인 수용과 보호는 받고 있다. 그러나 국제법상 가능한 보호 대상 등록 절차는 아직 진행되지 않은 상태다.
장 대표는 “제네바 협약에 따르면 포로가 송환을 거부하고 다른 국가로 가겠다는 의사를 밝힌 경우 보호 대상자로 등록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며 “하지만 현재까지 우크라이나 정부 차원에서 보호 등록이 이뤄지지 않아 향후 포로 교환 과정에서 북한으로 송환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종전 논의와 함께 포로 교환에 합의한 가운데, 북한군 포로 2명은 교환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네바협약 제118조는 전쟁 종료 시 포로 송환을 원칙으로 하면서도, 본국에서 박해 위험이 있거나 본인이 송환을 거부할 경우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겨레얼통일연대는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유엔 인권기구, 유럽 인권재판소 등에 보호 요청과 법적 대응을 진행하고 있으며, 국제 변호사 선임과 난민 지위 인정 절차를 추진 중이다. 관련 대응은 ‘북한군자유송환비상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국내외 탈북민 및 북한인권 단체들과 협력해 진행되고 있다. 현재 유럽인권재판소(ECHR)에 북한군 포로 2명을 북한으로 송환하거나 포로 교환 과정에서 이전하지 못하도록 해 달라는 잠정적 보호 조치(가처분)가 신청된 상태다.
기독교계도 포로 보호를 위한 지원에 나섰다. 현재 통일한국(대표 강동완)과 에스더기도운동본부(대표 이용희) 등 기독교 단체들이 모금과 중보기도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국제 변호사 선임과 법적 대응 등에 필요한 비용은 약 2,600만 원으로 추산되며, 이를 마련하기 위한 지원과 모금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확보된 모금액은 목표 금액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동아대학교 탈북하나센터 강동완 교수는 “이들은 생명의 위협 속에서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 청년들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생명이라고 생각한다”며 “정부의 공식 개입이 어려운 상황에서 교회와 민간이 인도적 차원에서 보호에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장세율 대표는 이번 북한군 포로 구출 활동의 근본적인 동기가 기독교 신앙에서 비롯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경은 감옥에 있는 자를 돌아보고 함께하라고 가르치고 있다”며 “지금 이들의 상황은 탈북민들이 과거 직접 겪었던 현실과 같고, 신앙인으로서 생명의 위협 속에 있는 이들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도움을 요청할 가족도, 보호받을 수 있는 체계도 없는 상태에서 마지막 희망으로 한국을 바라보고 있다”며 “하나님께서 맡기신 생명을 지키는 것은 신앙인의 책임이며, 교회와 국제사회가 함께 이들의 생명을 보호하는 일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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