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 의장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 의장. ©wikipedia.org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물가상승률을 2%로 낮추겠다는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며, 기조적인 인플레이션이 다시 높아질 경우 긴축 정책에 무게를 두겠다고 밝혔다.

미 연준은 29일 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기준금리 동결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워시 의장은 회의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연준에 2%를 조금 웃도는 유연한 인플레이션 목표가 존재한다는 인식은 잘못됐다”며 “우리에게는 오직 하나의 목표만 있으며 그것은 2%”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수년간 높은 물가상승률이 이어지면서 일부 가계와 기업, 시장 참여자 사이에서 연준이 2%를 넘는 인플레이션을 일정 부분 용인할 것이라는 오해가 생겼다고 지적했다.

“유연한 물가 목표 없다…2% 달성할 것”

워시 의장은 “위원회 내 누구도 물가 목표를 다르게 이해하고 있지 않다”며 “우리는 2%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목표치를 웃도는 인플레이션이 5년 넘게 이어진 상황을 몇 주간의 지표 개선이나 한 달간의 가격 하락만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며 “이번 연준은 물가 안정 목표에서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위원 간 의견은 완전히 일치하지 않았다. 전체 위원 가운데 9명은 동결에 찬성했으며, 3명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복수의 위원이 같은 방향으로 반대표를 던진 것은 2016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직전 회의에서는 모든 위원이 금리 동결에 찬성했다.

워시 의장은 금리 인상을 주장한 위원들의 구체적인 견해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다만 위원 간 논쟁을 두고 “좋은 가족 간 논쟁을 원했는데 그렇게 됐다”고 표현했다.

“미국 경제 견조하지만 물가는 여전히 높아”

워시 의장은 연준이 물가 안정을 중시하면서도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유로 미국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최근 여러 충격에도 미국 경제는 놀라운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며 “경제는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고 일자리 증가 속도도 노동력 증가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실업률에도 큰 변화가 없다고 설명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연준의 2% 목표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정책금리를 동결한 것을 긴축 사이클의 중단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워시 의장은 이를 부인했다.

그는 “이번 결정을 일시 중단이라고 부르지 않겠다”며 “경제 상황을 철저하게 검토하는 과정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어 “명목금리뿐 아니라 실질금리 측면에서도 상당한 긴축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연준은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기저 인플레이션 상승하면 긴축에 기울 것”

워시 의장은 향후 통화정책이 기저 물가와 노동시장 흐름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노동시장이 대체로 균형을 이루는 상황에서 기저 인플레이션이 상승한다면 중앙은행은 긴축 쪽으로 더 기울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반대로 기저 인플레이션이 하락한다면 완화 쪽으로 기울 것”이라며 “이것이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나의 반응 함수”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오는 9월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워시 의장은 시장 기대에 따라 정책을 결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연준은 시장 가격에 구속되지 않을 것”이라며 “시장은 매우 유용한 정보의 원천이지만 결정적이거나 완벽한 정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가 이번 동결 결정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그다지 그렇지 않다”며 특정 월의 지표보다는 전반적인 추세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답했다.

잭슨홀 연설 거쳐 9월 금리 결정

워시 의장은 다음 달 27일부터 29일까지 열리는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발표할 메시지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서는 백지 상태”라며 자신이 구성한 5개 태스크포스의 논의와 향후 경제지표를 검토한 뒤 연설 내용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8월에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가 열리지 않아 연준 의장은 통상 잭슨홀 연설을 통해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제시해 왔다.

연준은 앞으로 발표될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 성장률과 6월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 고용지표 등을 확인한 뒤 오는 9월 다시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뉴욕증시는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와 국제 유가 급등이 겹치면서 하락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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