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국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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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동부 서벵골주 기독교계가 최근 힌두 민족주의 성향의 새 정부 출범 이후 잇따른 기독교인 대상 공격이 발생하자 대규모 집회와 기도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UCA뉴스에 따르면, 벵골기독교협의회(Bangiya Christiya Pariseva·BCP)는 종교 간 화합을 촉진하고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를 보호하며 기독교인을 향한 적대 행위에 보다 강력히 대응할 것을 촉구하기 위해 주 전역에서 집회와 대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BCP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힌두 민족주의 정당인 인도인민당(BJP) 소속 수벤두 아디카리 서벵골주 총리에게 기독교인의 안전과 존엄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협의회는 최근 콜카타 인근 남24파르가나스 지역 수바스그램의 부리 보트 톨라(Buri Bot Tola) 교회에서 십자가가 훼손된 사건을 대표적인 사례로 제시했다.

BCP 핵심위원인 헤로드 멀릭은 십자가 훼손 사건이 기독교의 상징을 겨냥한 공격이자 지역사회의 평화를 위협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일부 극단주의 단체들이 교육과 의료, 사회봉사에 기여해 온 기독교 공동체를 반국가 세력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힌두 민족주의 단체들이 기독교인을 공격하는 명분으로 자주 제기하는 ‘강제 개종’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BCP는 그러한 주장을 하는 측에 증거를 제시할 것을 요구하며, 주요 교단들은 강압적인 개종을 인정하지 않으며 기독교 신앙을 선택하는 과정은 신중한 영적 숙고를 거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근거 없는 허위 주장을 유포하는 이들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도 검토하고 있다며, 기독교인들은 사실 없는 선전보다 법적 검증을 받는 편을 택하겠다고 밝혔다.

BCP는 각 지역 위원회가 정하는 일정에 따라 서벵골 전역에서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주 전체가 참여하는 연합 기도회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기도회의 날짜와 장소는 추후 발표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BCP 대표단은 콜카타대교구 엘리아스 프랭크 대주교와 협력해 서벵골 기독교계의 연합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12일에는 약 60명의 힌두 민족주의 단체 힌두 자가란 만치(Hindu Jagaran Manch) 관계자들이 살레시오 수녀회가 운영하는 수도원에 난입해 건설 중인 경당과 묘지를 철거하겠다고 위협했다고 영국 가톨릭 매체 더 태블릿(The Tablet)이 보도했다.

인도가톨릭주교회의(CBCI) 스티븐 알라타라 사무차장은 이러한 분쟁은 법원과 민주적 제도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며 수녀들의 안전과 소수 종교 공동체의 헌법상 권리가 반드시 보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신도 단체인 전인도가톨릭연합(AICU)도 수녀들에 대한 위협을 강력히 규탄했다. AICU는 해당 수도회가 건축에 필요한 모든 허가를 받은 상태였다고 밝혔다.

AICU 대변인 존 다얄은 성명을 통해 인도 헌법은 종교의 자유와 예배의 권리를 보장하고 있으며 누구도 수녀들을 위협하거나 적법하게 건축된 시설을 철거할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이 서벵골 여러 지역에서 기독교 기관을 대상으로 이어지고 있는 괴롭힘의 일부라며, 당시 군중 가운데 한 사람이 “이제 당신들의 정부는 끝났고 우리의 정부가 들어섰다”고 말한 사실은 기독교 공동체를 위협하려는 의도를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러한 공격이 BJP의 서벵골 집권 이후 더욱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BJP는 지난 5월 15년간 이어진 트리나물회의당(TMC) 집권을 끝내고 서벵골에서 처음으로 정권을 잡았다. 당시 선거를 앞두고 900만 명이 넘는 유권자가 선거인 명부에서 제외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가장 심각한 폭력은 지난 5일 하루 동안 네 차례에 걸쳐 발생했다.

무르시다바드 지역에서는 한 기독교인 과부의 집에 군중이 침입해 신앙을 포기하고 사원 건립을 위해 토지를 내놓으라고 압박했다. 방쿠라 지역에서는 개신교 예배 도중 성경을 압수하고 신자들을 감금했으며, 수바스그램에서는 장로교회의 제단과 집기를 파손했다.

이보다 하루 전인 4일에는 서미드나포르주 팔바리 지역에서 힌두 민족주의 단체 소속 남성들이 한 부부의 감사예배에 참석한 기독교인과 힌두교 여성들을 위협했다. 이후 경찰은 공격을 제지하지 않은 채 아눕 고시 목사를 강제 개종 의식을 진행한 혐의로 연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 부르드완 지역 카트와 파리드푸르의 그레이스교회에서도 5일 주일예배 도중 몽둥이를 든 군중이 목회자와 성도들을 폭행했다. 이 과정에서 현금과 휴대전화, 상패, 신분증 등이 탈취됐다. 교회 측은 사건 하루 전 가해자들이 약 20만 루피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부리 보트 톨라에서는 또 다른 군중이 공사 중인 교회에 침입해 지붕 위 십자가 3개를 훼손했다. 교회 법률지원팀의 도움으로 지역 기독교인 스와판 푸르카이트가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으며, 경찰은 무단침입과 협박 혐의로 사건을 접수했지만 현재까지 체포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서벵골주의 종교 구성은 힌두교도가 전체 인구의 약 71%를 차지하며, 무슬림은 27%, 기독교인은 0.7%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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