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조슈아 아놀드 작가의 기고글인 ‘트럼프가 실제로 Z세대를 교회에서 멀어지게 하고 있는가?’(Is Trump actually keeping Gen Z out of church?를 7월 27일 (현지시각) 게재했다.
조슈아 아놀드 작가는 워싱턴 스탠드의 선임 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뉴스와 논평에 모두 기여하고 있다. 다음은 기고글 전문.
때로는 헤드라인이 사실보다 더 화려하다. 최근 ‘릴리전 뉴스 서비스(Religion News Service)’는 라이언 버지(Ryan Burge)와 릭 리처드슨(Rick Richardson)이 쓴 「Z세대의 절반은 트럼프 지지 때문에 교회에 나가지 않는다고 말한다」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이 헤드라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교회의 전도를 가로막는 치명적인 장애물이라는 인상을 준다. 그러나 데이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적신호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여러 개의 황색신호가 눈에 들어온다.
철 지난 설문조사
첫 번째 황색신호는 설문조사의 날짜다. 버지와 리처드슨은 “빌리 그레이엄 센터 연구소(The Billy Graham Center Research Institute)가 2024년 8월 9일부터 9월 26일까지 NORC의 AmeriSpeak 패널을 통해 Z세대 성인 2,36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 날짜가 오타가 아니라면 해당 설문은 발표 시점보다 거의 2년 전에 실시된 자료다. 오타라고 보기에도 석연치 않다. 두 사람은 2026년 6월 11일 자 ‘크리스채너티 투데이(Christianity Today)’ 기고문에서도 같은 설문조사의 다른 데이터를 소개하며 조사 기간을 똑같이 “2024년 8월 9일부터 9월 26일까지”라고 적었다.
이 기이한 상황은 자연스럽게 하나의 질문을 낳는다. 대통령 선거를 불과 몇 달 앞두고 상당한 비용을 들여 대규모 설문조사를 실시한 뒤, 그 결과를 발표하는 데 왜 거의 2년이나 걸렸는가.
응답자가 2,365명에 달하는 이례적으로 큰 조사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의문은 더 커진다. 예상치 못한 인력 교체나 기관의 우선순위 변화, 행정상의 지연 등 여러 설명이 가능할 것이다. 조사 자료가 뒤늦게 다시 발견돼 “늦게라도 발표하는 편이 낫다”는 판단을 내렸을 수도 있다.
그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렇다면 또 다른 질문이 생긴다. 릴리전 뉴스의 기사는 “이 프로젝트의 수석 연구원은 휘튼대학교의 릭 리처드슨이었다”고 밝힌다. 리처드슨은 해당 칼럼의 공동 필자이기도 하다. 기사의 부제는 “새로운 연구”의 결과를 공개한다고 소개하고, 본문 역시 “이제 우리는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했다”고 선언한다.
설문 결과가 불가피한 사정으로 거의 2년 동안 공개되지 못했다면, 프로젝트의 수석 연구원이 작성한 글에서 왜 이 자료를 마치 최근에 생산된 새로운 데이터처럼 소개했는가. 조사 전체의 규모와 일정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할 사람은 리처드슨 자신일 것이다.
설문조사에서 날짜는 언제나 중요하다. 정치를 다루는 조사라면 더욱 그렇고, 변화가 빠른 Z세대를 대상으로 한 조사라면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이 조사 이후 사람들의 인식을 바꿀 수 있는 굵직한 사건들이 잇따라 일어났다. 도널드 트럼프는 민간인이자 형사 기소의 대상에서 다시 미국 대통령으로 돌아왔다. 그의 정치적 지위 변화와 재임 중 행보는 응답자들의 평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또한 Z세대는 2025년 말 발생한 찰리 커크(Charlie Kirk) 암살 사건의 영향을 받았고, 이 사건은 표현의 자유와 가족, 정치에 대한 일부 젊은이들의 태도에도 변화를 일으켰다.
따라서 2024년에 수집한 응답을 2026년의 Z세대 인식으로 그대로 제시하는 것은 신중하지 못하다.
연락 두절
본지 ‘워싱턴 스탠드(The Washington Stand·TWS)’는 설문조사를 둘러싼 혼란을 해소하기 위해 휘튼대학교 연락처 페이지에 안내된 번호로 빌리 그레이엄 센터에 연락했다.
해당 번호는 센터의 부서와 연구소를 안내하는 자동응답 시스템으로 연결됐다. 그러나 선택지 어디에도 ‘연구소(Research Institute)’는 포함돼 있지 않았다. 결국 TWS는 대학 내 다른 부서의 교환원과 통화했지만, 그 역시 연구소로 전화를 연결해 주지 못했다.
TWS 기자가 두 번째로 전화했을 때는 자동응답 시스템조차 연결되지 않았다. 안내 메시지는 해당 번호가 결번이거나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 번호라고 밝혔다.
그렇다고 빌리 그레이엄 센터나 산하 연구소가 폐쇄됐다는 증거가 확인된 것도 아니다. 이 당혹스러운 상황을 명확히 설명하기는 어렵다. 이것이 두 번째 황색신호다.
데이터가 뒷받침하지 않는 서사
독자들이 가장 궁금해할 질문은 결국 이것이다: “그래서 설문 결과가 실제로 보여주는 것은 무엇인가?” 안타깝게도 현재 공개된 정보만으로는 부분적인 답밖에 제시할 수 없다.
릴리전 뉴스의 기사는 “기독교인들의 트럼프 지지가 내가 교회에 갈 가능성을 낮췄다”는 문항에 대한 Z세대의 반응에 초점을 맞췄다. 이 질문에 Z세대 성인의 48%가 동의했고 52%가 반대했다. 응답을 세분화해도 분포는 비교적 고르게 나타났다.
‘매우 동의한다’는 19%, ‘동의한다’는 14%, ‘약간 동의한다’는 15%였다. 반면 ‘약간 반대한다’는 15%, ‘반대한다’는 16%, ‘매우 반대한다’는 21%였다.
연구자들은 인구통계학적 특성에 따라 데이터를 분석했고, 예상할 수 있듯 응답자의 정치 성향에 따라 차이가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자의 약 3분의 2는 기독교인들의 트럼프 지지 때문에 교회에 갈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답했다. 반면 공화당 지지자 가운데 같은 응답을 한 사람은 약 4분의 1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관련 문항에 대한 응답과 실제 교회 출석 빈도 사이에는 뚜렷한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교회에 전혀 나가지 않는 사람의 40%, 가끔 나가는 사람의 42%, 매월 나가는 사람의 45%, 매주 한 번 이상 나가는 사람의 38%가 기독교인의 트럼프 지지 때문에 교회에 갈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답했다.
이 수치만 놓고 보면 기독교인의 트럼프 지지가 Z세대의 실제 교회 출석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인이라고 결론짓기 어렵다.
출석 빈도별 비율이 거의 비슷하다는 것은 적어도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트럼프 지지와 교회 출석 사이에 뚜렷한 관계가 확인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헤드라인이 강조한 반트럼프 서사와 데이터 사이에 상당한 간극이 있는 셈이다. 바로 이것이 세 번째 황색신호다.
버지와 리처드슨 역시 이러한 논리적 한계를 인식한 듯, 표본을 세 범주로 나누어 추가 분석을 시도했다.
첫째는 매주 교회에 출석하는 사람, 둘째는 매주 출석하지 않지만 그 이유가 트럼프와 기독교의 연관성 때문은 아닌 사람, 셋째는 교회에 정기적으로 출석하지 않으면서 불참 이유 가운데 적어도 하나로 트럼프와의 연관성을 지목한 사람이다.
이 분류에 따르면 Z세대의 21%는 이미 정기적으로 교회에 출석하고 있었다. 39%는 트럼프와 무관한 이유로 매주 교회에 출석하지 않았고, 나머지 40%는 매주 교회에 나가지 않으면서 그 이유 중 하나로 트럼프를 꼽았다.
연구자들은 이를 두고 “간단히 말해, Z세대의 40%는 정치가 자신들을 지역 교회에서 멀어지게 한다고 답했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이 결론은 조사 문항이 실제로 보여주는 것보다 더 넓은 주장을 담고 있다.
공개되지 않은 다른 선택지들
주의 깊은 독자라면 핵심 표현 하나를 발견했을 것이다. 교회에 나가지 않는 사람들에게 트럼프 문제는 불참의 ‘유일한 이유’가 아니라 ‘적어도 하나의 이유’였다.
이는 설문조사에서 교회에 나가지 않는 여러 이유가 함께 제시됐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저자들은 트럼프 관련 문항이 “교회 참여를 저해하는 정치적 요인에 관한 일련의 설문 항목 속에 포함돼 있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다른 요인들이 무엇이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전체 조사 결과는 기사에 링크돼 있지 않았고, 다른 경로로 공개된 흔적도 찾기 어려웠다.
빌리 그레이엄 센터 연구소와 연락이 닿지 않았기 때문에 TWS는 원자료나 전체 설문지를 확보해 독자적으로 검토할 수도 없었다.
설문은 교회의 카멀라 해리스 지지 때문에 교회를 떠난 Z세대가 있는지도 물었을까. 특정 정치인이 아니라 낙태와 이민, 동성결혼 같은 쟁점도 선택지에 포함됐을까. 교회의 위선이나 성 추문, 교리적 불신, 예배 방식, 시간 부족, 인간관계의 상처 같은 요인들은 어떻게 다뤄졌을까.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알 수 없다. 따라서 보다 정확한 결론은 “Z세대의 40%는 정치가 교회에 정기적으로 출석하지 않는 이유 가운데 하나라고 답했다” 정도였어야 한다.
사람의 마음속에서 모든 이유가 똑같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젊은이에게는 트럼프에 대한 반감이 교회를 멀리하는 주된 이유일 수 있다. 반면 다른 사람에게는 실제 원인이 전혀 다른 데 있으면서 트럼프 관련 항목을 부차적으로 선택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다른 이유들의 종류와 중요도를 함께 제시하거나 비교하지 않았다. 결국 그들 역시 다음과 같이 한계를 인정한다: “이것이 Z세대가 예배당을 멀리하는 유일한 이유인지는 이 데이터를 통해 단언할 수 없다. 출석 저하는 종교적 신념과 삶의 환경, 그 밖의 수많은 요인에 관한 다양한 고민에서 비롯될 수 있다.”
그렇다면 바로 그 다른 요인들을 함께 분석했어야 한다. 전체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연구자들이 그 작업을 수행했다면 훨씬 더 유익한 결론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통계적 검증의 부재
설문조사 결과는 통계적 분석을 통해 해석해야 한다. 통계 분석에서는 일반적으로 변수 사이에 관계가 없다는 가정, 곧 ‘귀무가설(null hypothesis)’을 세우고 관찰된 차이가 우연으로 설명될 수 있는 범위인지를 검토한다.
관찰된 결과가 우연만으로 나타났을 가능성이 충분히 낮을 때 연구자는 귀무가설을 기각하고, 변수 사이에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관계가 있다고 판단할 근거를 얻는다.
그러나 버지와 리처드슨은 해당 칼럼에서 귀무가설이나 유의확률, 신뢰구간, 오차범위 등 통계적 신뢰도를 판단할 수 있는 정보를 제시하지 않았다.
공개된 수치만 보면 트럼프에 대한 부정적 반응은 교회 출석 빈도에 따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적어도 기사에 제시된 자료만으로는 기독교인의 트럼프 지지가 실제 교회 출석을 감소시킨다고 결론내릴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
뚜렷하게 확인되는 차이는 정치적 정체성에 따른 것이었다. 민주당 지지자는 트럼프를 부정적으로 평가할 가능성이 높았고, 공화당 지지자는 그렇지 않았다.
결국 이 데이터가 가장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은 기독교인의 트럼프 지지가 젊은이들을 교회 밖으로 몰아냈다는 사실이 아니라, 미국인들의 트럼프 평가가 정당 지지에 따라 크게 갈린다는 익숙한 현실일 수 있다. 이는 새롭거나 놀라운 결론이라고 보기 어렵다.
가장 분명한 변수를 놓치다
이 기사에서 충분히 고려되지 않은 가장 명백한 가설은 따로 있다. 한 사람이 기독교 예배에 정기적으로 참석하는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그 사람이 자신을 기독교인으로 인식하고 실제로 기독교 신앙을 믿는가 하는 점이다.
축구 경기장에는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이 모이고, 의회에는 정치인들이 모인다. 마찬가지로 교회에는 기독교 신앙을 가진 사람이 정기적으로 출석할 가능성이 높다. 신앙이 없는 사람에게 교회는 본래부터 일상적으로 방문할 이유가 적은 장소다.
실제로 이 Z세대 설문에는 종교적 정체성을 묻는 선별 문항이 포함돼 있었고, 연구자들은 종교별로 트럼프 지지에 대한 반응을 나누어 제시했다.
기독교인의 트럼프 지지 때문에 교회에 갈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답한 비율은 무신론자 72%, 불가지론자 65%, ‘특정 종교 없음’ 55%, ‘기타’ 46%, 일반 기독교인 44%, 가톨릭 42%, 타 종교 39%, 개신교 30% 순이었다.
이 결과는 종교적 정체성이 응답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무신론자가 기독교인의 정치적 선택을 이유로 교회에 갈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답했다 해도, 그가 원래부터 기독교 예배에 참석할 의향이 얼마나 있었는지는 별도의 문제다.
따라서 연구자들이 우선 분석했어야 할 것은 종교적 정체성에 따른 실제 교회 출석률이었다. 그 영향을 통제한 뒤에도 트럼프 요인이 출석 여부를 얼마나 추가로 설명하는지를 보여줬어야 한다.
연구자들 역시 다음과 같은 단서를 남겼다.
“이 데이터만으로는 기독교인의 트럼프 지지가 주일 교회 출석의 주된, 혹은 유일한 장애물인지 추론할 수 없다. 이 세 그룹에 속한 많은 사람은 애초에 어떤 이유로든 교회에 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며, 트럼프와의 연관성은 수많은 요인 중 하나이거나 종교적 불참을 설명하기 위한 간편한 이유에 불과할 수 있다.”
이 단서는 오히려 기사의 헤드라인이 데이터가 허용하는 범위를 넘어섰음을 보여준다.
성경적 원리
여기에는 한 가지 중요한 성경적 원리도 있다. 사람들은 때때로 하나님을 거부하는 자신의 태도를 외부 요인으로 설명한다. 그러나 성경은 인간이 하나님께 나아가지 않는 문제의 뿌리를 단순히 정치와 문화에서만 찾지 않는다.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 정죄는 이것이니 곧 빛이 세상에 왔으되 사람들이 자기 행위가 악하므로 빛보다 어둠을 더 사랑한 것이니라 악을 행하는 자마다 빛을 미워하여 빛으로 오지 아니하나니 이는 그 행위가 드러날까 함이요.” (요 3:19~20)
성경의 관점에서 인간은 자신의 죄와 완고함 때문에 빛을 피할 수 있다. 마음이 어두워진 사람은 자신이 왜 하나님을 거부하는지 스스로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롬 1:21).
버지와 리처드슨은 글의 마지막에서 다음과 같이 묻는다: “앞으로 몇 년 동안 트럼프와 기독교 사이의 연관성이 약해진다면, 더 많은 Z세대가 교회에 나타날 가능성을 추정할 수 있을까?”
그러나 또 다른 질문도 가능하다: “실제로는 복음의 변화시키는 진리가 필요하면서도 자신이 기독교를 거부하는 이유를 트럼프에게 돌리고 있는 Z세대는 얼마나 될까?”
현재 공개된 데이터만으로는 어느 질문에도 확실히 답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정치적 추측을 지나치게 앞세우기보다 교회가 본연의 사명에 집중하는 것이 더 지혜롭다. 교회는 정치적 이미지를 관리하는 데 몰두하기보다 죄와 은혜, 회개와 구원에 관한 복음을 분명히 전해야 한다.
교회의 첫 번째 사명은 특정 정치인과 거리를 조절하는 일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선포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복음이 사람의 마음에서 어떤 열매를 맺을지는 하나님께 맡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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