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파나마 운하 통제권 반환을 요구한 가운데,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이 이에 대해 강력 반발하며 "운하 통제권은 협상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30일(현지 시간) 알자지라와 ABC방송에 따르면, 물리노 대통령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운하 통제권을 미국에 반환하는 것과 관련한 협상 절차를 시작할 수도 없다"며 "이 문제는 이미 결정된 사항이며, 운하는 파나마의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신임 국무장관이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지 중 하나로 파나마를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물리노 대통령은 루비오 장관과의 회담에서도 운하 통제권 문제는 논의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우리는 이민 문제와 마약 밀매 등 다른 현안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물리노 대통령은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파나마가 미국 선박에 과도한 요금을 부과하고 있으며, 중국군이 운하 주변에 주둔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미국 대사관 등으로부터 관련 의혹에 대한 어떤 공식적인 정보도 받은 바 없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현재 파나마 운하의 주요 항구 5곳 중 2곳의 운영권은 홍콩 대기업 CK허치슨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물리노 대통령은 "홍콩 기업이 운하 양쪽 끝 항구를 관리하지만, 운하 자체의 통제권은 오롯이 파나마가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나마가 중국 기업에 항구 관리 권한을 철회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그럴 가능성은 전혀 없다"며, "파나마는 법치를 존중하는 국가이며, 외국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파나마 운하는 대서양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82km 길이의 주요 수로로, 전 세계 해상 무역의 5%(약 2700억 달러, 한화 약 386조 원)를 차지한다. 연간 약 1만 3000척의 선박이 운하를 이용하며, 전체 통행의 70% 이상이 미국 항구와 연계되어 있다.
1914년 미국이 완공한 이 운하는 1999년 파나마로 완전히 이양되기 전까지 미국이 운영을 담당했다.
파나마 정부는 지난 20일,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연설 직후 CK허치슨홀딩스에 대한 감사를 착수했다. 이 기업은 1997년 처음으로 항만 운영권을 획득한 후, 2021년 재계약을 통해 2047년까지 운영권을 보장받은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선 기간부터 파나마 운하 통제권 환수를 주장해왔으며, 필요할 경우 군사력 동원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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