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직신학회 제65차 신진학자 학술발표회
제65차 신진학자 학술발표회 단체 사진. ©한국조직신학회

한국조직신학회(회장 이찬석)가 최근 서울 종로구 소재 종교교회(담임 전창희 목사) 하디홀에서 제65차 신진학자 학술발표회를 개최했다.

◆ 연대적 공동체인 개신교회의 존재 먼저 서술될 때, 바뀔 수 있다

이날 먼저, 박광우 박사(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강사)가 ‘개신교회의 사회적 의미 고찰 : 슐라이어마허의 신학적 행위 이론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박 박사는 “교회 이론을 바탕으로 한 한국 개신교회의 사회적 의미 탐구는 19세기 독일의 신학자 프리드리히 다니엘 에른스트 슐라이어마허 (Friedrich D. E. Schleiermacher)의 신학적 행위 이론을 통하여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며 “먼저, 슐라이어마허의 신학적 행위 이론은 그의 신앙론을 근거로 하므로 신학적 행위의 바탕인 그리스도인의 존재를 잘 제시하며, 둘째로 교회의 내적 관계망을 현상적으로 다루고, 셋째로 그의 유기적 공동체 이론, 특히 교회와 가족 및 국가와의 관계를 신학적 행위 이론으로 다룬다”고 했다.

그는 “슐라이어마허의 신학적 행위 이론은 나사렛 예수의 하느님 의식으로 자기를 이해하는 그리스도인의 존재, 즉 지복에 기반한다”며 “그리스도인의 행위는 지복이 그의 실존적 상태인 감각적 자기의식과 연계되면서 나타나는 즐거움과 불쾌함, 그리고 그 둘 사이에 위치한 상대적으로 개진된 지복에 대응하면서 분화된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그리스도인의 행위들로 구성되는 개신교회의 내외적 관계망에는 공동의 목표인 지복, 그리고 그것의 완전한 현실화인 하느님 나라를 위하여 서로를 인정하면서 동시에 각자의 특질과 기능으로 교호 작용을 하고 있는 개별들의 모습이 나타난다”며 “개신교회의 사회적 의미는 서로의 자유 및 개성을 인정하면서 공동의 목표를 위해 협력하는 연대를 내적으로 구현하고 다른 사회 공동체들의 관계에서 드러내는 데에 있다”고 덧붙였다.

박 박사는 “개신교회의 사회적 의미는 사회학, 철학 그리고 다른 신학과의 대화를 통해 분명해진다”며 “첫째로 개신교회는 사회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연대적 작용에 대해 분명한 목적을 부여한다. 그리고 둘째로 개신교회는 자신 안에서 구현된 연대를 증언함으로써 연대가 공허한 당위에 머무르지 않고 현실 속에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라고 밝히며, 셋째로 연대적 공동체인 개신교회는 하느님 나라, 곧 인간의 최고선 구현에 있어서 세상과 소통하고 함께 한다”고 했다.

이어 “연대적 공동체인 개신교회의 존재가 먼저 서술될 때 바뀔 수 있다. 개혁을 위한 당위는 존재에 대한 서술에 근거하고, 현실은 서술된 존재를 통하여 반성되기 때문”이라며 “한국 개신교회는 성서의 증언 위에 서 있으며 그렇기에 하느님의 은총을 연대적으로 증언하는 존재이다. 이러한 한국 개신교회의 존재가 분명해질 때에야 비로소 개혁이 시작될 수 있고 지속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존재로부터 시작하는 개혁은 공허한 당위에 그치지 않고 현실화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한국 개신교회의 존재가 연대적 공동체라는 점이 밝혀질 때, 그래서 그가 거기에 비추어 자신을 돌아볼 때, 한국 개신교회는 바뀔 것이며 더욱 자신의 존재에 따라 현실 속에서 연대적 공동체로 될 것”이라고 했다.

◆ 신적 개입주의가 갖는 문제점에 대한 대안, ‘성령·종말론적 기적 이해’

이어 두 번째로 김동휘 박사(Graduate Theological Union)가 ‘그리스도교 기적에 대한 새로운 이해 모색: 성령론적-종말론적 기적 이해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김 박사는 “전통적인 기적 개념이 가진 문제점 가운데 하나가 바로 하나님의 개입주의적 활동이었던 바 이러한 신적 개입주의는 고전적 유신론에서 말하는 하나님의 일관성 및 완전성 교리, 그리고 이로부터 야기되는 ‘기적 신정론’의 문제를 가져온다”며 “따라서 이 개입주의가 갖는 문제점에 대한 대안으로서 ‘성령론적·종말론적 기적 이해’를 제안한다”고 했다.

이어 “전통적인 삼위일체 신앙을 따라 하나님의 영은 마치 세상 바깥에 위치하여 어떻게든 세상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 존재가 아닌, 태초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창조 세계에 항상 현존하신다고 말할 수 있다”며 “그러한 성령의 계속적 사역은 사실 새 창조로부터 소급하여 역사하시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여기서 종말론적 기적 개념이 제안되는데, 성서에 기초한 신학적 상상력을 토대로 본다면 실제 역사 속에서 보고되어 온 기적 사건은 새로운 자연법칙이 적용된 ‘다가오는 하나님 나라(새창조)’로부터 비롯된 사건”이라며 “이는 사실 종말론적 새 하늘과 새 땅에서 현 세계의 역사 속으로 소급되어 선취된 사건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유신론자들은 신의 기적적인 행위를 이해하려고 노력할 때 좀처럼 풀리지 않는 딜레마에 직면한다”며 “하나님이 역사 속에서 기적을 통해 일하신다고 말하려면, 그분이 어떤 경우에는 관여하시면서 왜 다른 많은 경우에는 관여하지 않는지 설득력 있게 설명해야만 한다. 즉 악과 고통의 문제에 있어서 그분의 ‘선별적’(selective) 기적 행함은 유신론자들로 하여금
쉽사리 답할 수 없는 인식론적 부담(epistemological burden)을 지게 한다”고 했다.

아울러 “신의 기적적 활동이라는 전체 퍼즐은 그것의 마지막 조각, 즉 행동하지 않는 신에 대한 적절한 응답이 있어야만 비로소 완성된다”고 했다.

◆ 교회, 존재론적 물음 멈추지 않아야 개혁될 수 있어

다음 마지막 세 번째로 이병록 박사(감신대대학원)가 ‘디트리히 본회퍼의 교회론 연구 - 대항적 책임의 교회론’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이 박사는 “세계사적 격랑 속에서 피어난 본회퍼의 교회론은 대단히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며 “이 힘이란 그리스도를 따르는 대항적 책임성을 교회 자신에게 철저하게 적용함에서 나오며 그의 삶이 그러한 실천으로 완성되었음에서 나온다”고 했다.

이어 “그의 삶이 교회론적으로 강력한 힘을 가졌던 것처럼 우리 교회도 철저한 대항적 교회로 서기 위해서는 자기 물음에 성실하게 답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자기 물음에 답하기 위해서 교회는 현재에 민감해야 한다. 과거의 교조적인 교회나 미래의 내세적인 교회가 아닌 지금 현재의 교회에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교회론의 새로운 부흥은 자기 물음을 계속할 때 언제나 일어날 수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또한 교회는 늘 희망이 있는 곳”이라며 “교회가 감히 세상의 희망이라 말할 것이 아니라 교회로서 물어야 하는 자기 물음을 끊임없이 물을 수 있다면, 또 그리스도인으로서 교회임을 깨달은 개인의 교회적 삶, 대항적이며 책임적인 삶이 있다면 세상은 교회를 통해 희망을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교회란 무엇이며, 누구이며, 또 무엇이어야 하는가”라며 “존재론적 물음이자 존재로서 맡아야 하는 책임성의 물음을 멈추지 말고 계속 물어야 교회는 계속해서 개혁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우리의 한국교회는 구태의연한 종교적 껍질을 벗고 생동감 있는 교회로, 자기중심적인 권력화의 모든 틀을 벗고 오로지 타자를 위해 존재하는 교회로, 자기 물음에 성실하게 응답하므로 늘 새로운 교회로, 자신과 세상을 향한 대항적 책임의 교회로 거듭나야 하고 그래서 이 시대에 희망이어야 한다”고 했다.

◆ 한반도의 분단체제에 대한 신학적 통찰, 기독론적 과제로 삼아야

한편, 이날 박종천 박사(前 감신대 총장)의 ‘그리스도론 구성을 위한 탈식민주의적, 상호본문적 접근’이라는 주제의 특강 순서도 진행됐다. 박 박사는 “남 유다와 북 이스라엘의 분열 상황에서 당대의 제국 앗수리아에 의한 분할 통치와 지배의 구조그리고 그것에 편승한 남북의 집권자들의 적대적 공존에 대한 예언자적 통찰을 본받아 오늘날 한국교회는 한반도의 분단체제에 대한 신학적 통찰을 특히 기독론적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먼저 한반도 북녘의 ‘배역한 이스라엘’의 남녘의 ‘패역한 자매 유다’인 물신적 기독교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된 하나님의 성실과 인간의 성실의 화해를 값싼 은혜로 변질시켜 온 것을 철저하게 회개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성실에로 돌아가야 한다”며 “회개와 행함이 없는 거짓 복음주의를 내던지고 복음의 진정한 의미와 능력을 회복해야 한다. 왜냐하면 복음에는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서 하나님의 성실에서 믿는 자의 성실에 이르게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한반도는 물론이고 세계와 우주 어디에서나 하나님 심정에 합한 목자는 예수 그리스도이다. 이미 그리스도 안에서 남과 북은 하나로 화해된 것”이라며 “예언자가 ‘하나님 마음에 합한 목자들’(렘 3:14b-15)이라고 복수형을 사용한 것은 하나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세상을 자신과 화해하게 하셨으나, 그 화해의 실재가 세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성도들에게 화해하게 하는 말씀을 부탁하셨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울러 “예수 그리스도의 성실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성실에 믿는 자의 성실로 응답할 수 있게 된 그리스도인들은 화해를 통한 회복만이 아니라, 인격과 역사의 새로운 창조에 동참하는 부름을 받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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