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혜원 박사
곽혜원 박사 ©기독일보DB

한국조직신학회(회장 이오갑 교수)가 지난 24일 서울 성북구 소재 덕수교회(김만준 목사)에서 ‘뉴노멀 시대의 교회와 신학’이라는 주제로 제17회 한국조직신학자전국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팬데믹과 함께 도래한 뉴노멀 시대에 논하는 21세기 기독교의 과제: 삶과 죽음을 성찰하는 생사교육 정착과 생사 공동체 회복’이라는 주제로 발제한 곽혜원 교수(경기대 초빙교수, 21세기교회와신학포럼 대표)는 팬데믹 시대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할 한국 기독교의 과제로 먼저, 심도있는 생사교육을 수반해야 할 신학교육을 꼽았다.

곽 교수는 “우리나라의 죽음의 질을 향상시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감당해야 할 두 그룹이 바로 성직자와 의료인”이라며 “성직자는 영혼을 치료하는 의료인이고, 의료인은 육신을 치료하는 성직자”라고 했다.

이어 “성직자와 의료인이 올바른 의식을 갖고 변화되어야만 오늘날 죽음과 관련된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며 “그러므로 성직자와 의료인은 생명의 최전선에서 죽음을 근거리에서 맞대면해야 하므로 삶과 죽음에 대한 폭넓고도 심도 있는 교육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죽음의 질 향상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중차대한 과제일 뿐 아니라, 팬데믹 시대에 그 임무가 더욱 막중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함에도 불구하고 언젠가는 죽음에 이를 수밖에 없는 것이 인간의 숙명이라는 사실을 직시할 때, 사역자는 교인들이 하나님의 은혜와 평강 안에서 복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잘 인도해야 할 것”이라며 “죽음을 앞둔 성도들은 온갖 비극적인 감정의 풍랑이 소용돌이치는 망망대해에서 자기 자신만 혼자 무기력하게 난파당한 것처럼 절망감을 느끼고 서러운 눈물을 흘리는 경우가 많은데, 사역자가 이들을 영원한 생명으로 인도하는 참으로 신뢰할만한 좋은 안내자가 되어주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두 번째는 올바른 성서적 죽음이해를 전 연령층 성도에게 가르쳐야 할 교회교육”이라며 “죽음이 모든 사람에게 불시에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생사교육을 시행해야 한다는 사실은, 이제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생사교육이 단지 죽음에 대해서만 알려주지 않고 충실한 삶으로 이끄는 이정표(里程標)가 된다는 사실은, 모든 성도를 대상으로 한 교회교육 차원에서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며 “의외로 많은 성도가 죽음에 대해 매우 비성서적으로(심지어 미신적으로) 생각하는 가운데 때론 죽음을 지나치게 터부시하거나, 경우에 따라선 죽음을 미화하는 그릇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생사교육을 시행함에 있어 가장 중점을 둬야 되는 부분은 바로 죽음에 대한 올바른 성서적 이해”라고 했다.

또한 “죽음에 대한 균형잡힌 이해를 기반으로 한 생사교육을 통해 성도들이 올바른 죽음이해를 갖게 되면, 인생사에서 불가피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생로병사의 과정을 좀 더 성숙하게 감내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한국 교회는 죽음을 넘어선 부활을 희망하는 공동체라는 자부심을 갖고 성도들로 하여금 삶 속에서 죽음에 이르는 여정을 차근차근 성숙하게 잘 준비할 수 있도록 기폭제 역할을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곽 교수는 “세 번째는 건전한 죽음 목회와 성도의 복된 죽음 전통의 회복”이라며 “좋은 신앙인으로 ‘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신앙적으로 ‘잘 죽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대단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죽음은 우리 인생사에서 가장 중대한 사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영적인 사건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 이제 한국교회는 기독교의 풍요로운 자산이었던 복된 죽음의 전통을 회복시켜야 할 것이다. 성도들은 삶 속에서 죽음을 깊이 성찰하고 준비하면서 복되게 죽음을 맞이할 훈련을 해야 할 것”이라며 “신학자와 목회자들은 성도들이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굳건히 지키면서 존엄하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 “삶과 죽음을 하나님 나라를 소망하는 영원의 관점에서 바라보면서 기독교의 귀중한 전통을 회복시키면, 신앙의 본질을 다시금 회복할 뿐만 아니라 한국 교회가 직면한 위기 상황도 타개해 나갈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그뿐만 아니라 나날이 반생명적이고 비인간적인 분위기로 치닫는 우리 사회의 에토스(etos)도 변화시킬 밑거름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마지막 네 번째는 죽음의 공론화와 삶과 죽음을 넘어서는 생사 공동체 구축”이라며 “팬데믹이 계속 출몰하는 시대에 돌입한 21세기는 죽음을 회피하는 시대적 에토스(ethos)를 거슬러 ‘죽음의 사사화’에서 ‘죽음의 공론화’로 전환해야 할 때”라며 “이 시대는 복되고 존엄한 죽음을 준비하는 오랜 전통을 존중하며, 죽음의 공적 기능을 부각시키며, 죽음의 교육적 의미를 받아들여 죽음을 다시 배워야 한다. 이제 죽음에 대한 터부를 끊고 죽음을 우리 삶의 일상적 대화 주제로 올려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더욱이 100세 시대로 나아가는 초고령화 시대에는 죽음에 관한 성서적·신학적 이해를 위시하여 우리 국민의 죽음의 질과 죽음 문화의 성숙을 위한 다양한 담론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삶과 죽음을 깊이 성찰하는 생사교육을 교회교육과 학교교육, 평생교육 차원에서 전 연령층에게 시행함으로써 죽음을 공론화해야 한다. 죽음 관련 성숙한 담론이 우리 삶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와 죽음이 공론화될 때, 우리 삶이 좀 더 존엄해지고 생명을 존중하는 에토스도 정착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손화철 교수(한동대)가 ‘뉴노멀 시대의 한국교회와 신학’, ▲오승성 교수(한신대)가 ‘“뉴노멀 시대의 기독교 신학: 순수이성을 넘어 역사이성으로’, ▲김선권 교수(장신대)가 ‘교제 교회론에 대한 소고: Communio Sanctorum 중심으로’, ▲최성렬 교수(호주 Alphacrucis College)가 ‘그리스도와의 연합”(Únĭo cum Christo) 사상 관점으로 본 교회의 본질론: 존 칼빈의 ‘기독교 강요’ 분석을 중심으로’▲이관표 교수(한세대)가 ‘미래 인간론의 탈(DE) 성격과 기독교 인간 이해의 모색: 탈 주체중심으로서의 타자윤리학, 탈 남성중심으로서의 에코페미니즘, 그리고 탈 인간중심주의로서의 포스트휴머니즘 인간 이해와 관련하여’, ▲황돈형 교수(서울중앙신대)가 ‘“신학적 주체에 대한 이해: 자크 라캉의 인간 이해에 대한 신학적 비판을 중심으로’, ▲김학봉 교수(아신대)가 ‘관계적 인간에 대한 신학의 존재론적 이해와 실천성 고찰: 토마스 토렌스(Thomas Torrance)의 ‘그리스도의 대리적 인성(the vicarious humanity of Christ)’ 개념을 중심으로’, ▲강응섭 교수(예명대)가 ‘앙살디-꼬스(Ansaldi-Causse)에 따른 ‘Fides-ThéologieEcritures’의 연결에 관한 논의’, ▲박영식 교수(서울신대)가 ‘판넨베르크의 신정론’, ▲이정환 교수(한세대)가 ‘멘델스존의 범신론 논쟁과 근대의 이성주의 위기’, ▲박일준 교수(원광대, 동북아시아인문사회연구소)가 ‘감정의 신학: 사랑과 혐오의 접속관계’, ▲이성호 교수(연세대)가 ‘동물연구(Animal Studies) 시대에서 기독교 신학의 길 찾기’, ▲한상민 교수(서울한영대)가 ‘뉴노멀 시대의 지평에서 ‘성화’ 중심의 기독교 영성에 관한 소고’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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