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5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 모인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원들
지난 4월 15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 모인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원들의 모습. ©뉴시스

부산의 한 편의점에서 1500원짜리 아이스크림을 계산하지 않고 나눠 먹은 발달장애인 2명이 특수절도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사건을 두고 장애인 부모들이 공권력 남용이라며 반발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21일 오전 경찰청 앞에서 ‘발달장애인 1500원 아이스크림 사건’과 관련한 결의대회를 열고 경찰과 검찰의 수사·처분 과정을 비판했다.

해당 사건은 발달장애인 2명이 부산의 한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을 계산하지 않은 채 나눠 먹었다가 경찰 수사를 받은 사안이다. 경찰은 이들을 특수절도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은 이후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부모연대는 경찰이 당사자들의 장애 특성과 인지능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중한 혐의를 적용했다고 주장했다. 검찰 역시 특수절도 혐의가 적절했는지를 먼저 판단하지 않고 경찰의 법률 적용을 그대로 유지한 채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기소유예로 특수절도 혐의 그대로 남아”

부모연대는 “경찰의 비인권적이고 폭력적인 대응과 처분에 깊은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발달장애인에 대한 명백한 인권 유린이자 공권력 남용”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신들의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는지 인식하기 어려울 정도로 인지능력이 낮은 발달장애인에게 경찰이 곧바로 특수절도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넘겼다”고 주장했다.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기소유예는 범죄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여러 사정을 고려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인 만큼, 당사자들에게 적용된 특수절도 혐의 자체가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부모연대는 “애초 불송치 결정이 내려졌어야 할 사건이 경찰과 검찰의 처분으로 두 발달장애인 청년에게 특수절도범이라는 이름을 씌웠다”며 “가족들에게도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다”고 했다.

장애인 수사 지원제도 미작동 지적

부모연대는 수사 과정에서 발달장애인에게 보장된 법적 권리와 지원제도가 충분히 작동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발달장애인 전담 수사관 제도를 비롯해 경미한 범죄 사건을 심사하는 경미범죄심사위원회와 진술조력인 제도가 현장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부모연대는 “사회적 약자의 특성과 어려움을 고려하기보다 이를 외면한 채 죄를 덧씌우는 것은 공권력이 할 일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사건 책임자에 대한 엄중한 문책과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이와 함께 경미범죄심사위원회 대상 요건 완화, 전 경찰관 대상 발달장애인 이해 대면교육 의무화, 전담 사법경찰관 제도의 실질적 운영 등을 촉구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사법기관이 장애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행태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발달장애인 #특수절도 #기독일보 #기독일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