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테헤란에 위치한 유서 깊은 개신교 복합 단지가 이란 정부에 의해 몰수될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이러한 당국의 조치가 이란 내 급속도로 확산되는 기독교 성장세를 꺾지 못하는 “상징적 행위”에 불과하다고 지적도 나온다.
21일 한국순교자의소리(한국VOM, 대표 현숙 폴리)에 따르면, 이번에 몰수 대상이 된 ‘성 베드로 복음 교회(St. Peter Evangelical Church)’ 단지는 1876년 미국 선교사들이 페르시아 국왕으로부터 하사받은 약 3만 평 부지에 설립됐다. 현재 이 단지에는 역사적인 교회 건물을 비롯해 학교 2곳과 수십 채의 주택이 들어서 있다.
이란 당국은 이미 1998년부터 해당 부지를 정부에 양도하라고 명령했으나 그동안 집행을 미뤄왔다. 그러나 최근 당국은 부지 내 거주하는 20가구에 “2주 이내로 집을 비우라”고 명령하고, 성도들에게도 출석할 다른 교회를 알아보라고 통보하면서 강제 수용 절차에 착수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현숙 폴리 대표는 이란 정부의 강경책이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1979년 수천 명에 불과했던 이란 개신교 인구는 현재 80만 명에서 최대 120만 명까지 급증하며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정부의 공개 예배 금지로 인해 대다수 신자는 이미 오래전부터 건물이 아닌 가정이나 은밀한 장소에서 모임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역사적 건물을 빼앗는 것은 그곳에 남은 소수의 성도를 처벌하는 무의미한 시도일 뿐, 이란 전역으로 번지는 기독교의 기세를 꺾지는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현숙 폴리 대표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세계교회협의회(WCC)가 발표한 성명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WCC가 건물 보존에만 초점을 맞춘 채,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이란 지하교회의 현실과 신앙 때문에 투옥된 250여 명의 기독교인 석방 문제를 간과했다는 지적이다.
언론 보도에 대한 주의도 당부했다. 일부 매체가 해당 교회를 “테헤란에 마지막으로 남은 개신교 교회”로 표현하며 이란 정부의 기독교 말살 정책이 성공한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테헤란을 비롯한 이란 전역에는 수천 개의 가정교회가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이란 기독교인들은 극심한 박해 속에서도 건물에 갇히지 않고 가정과 거리에서 담대히 복음을 전해왔다”면서 “정부가 오래된 예배당을 몰수하더라도, 이는 성도들을 현장으로 내몰아 기존의 지하교회 운동과 결합시키는 결과만 낳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VOM은 박해 속에서도 신앙을 지켜온 이란 기독교인들의 생생한 증언을 담은 도서 『이란: 희망과의 조우』를 출간하는 등 이란 지하교회의 실상을 알리는 사역을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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