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제네바주(칸톤) 의회의 의원들이 눈에 띄는 종교 상징물을 착용하지 못하도록 한 헌법 개정안에 대해 복음주의 지도자 3명이 헌법소원을 제기했다고 스위스복음주의연맹(Swiss Evangelical Alliance)이 20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에 따르면, 제네바주 의회인 대평의회(Grand Council)는 지난해 11월 21일 근소한 차이로 해당 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으며, 이후 지난 6월 14일 실시된 주민투표에서 찬성 51.4%를 얻어 최종 승인됐다.
새 규정은 제네바주 대평의회 의원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의회 의원들에게도 적용된다.
소송은 기독교공공정책협회(Christian Public Affairs Association) 대표이자 지역 교회 대표인 미하엘 무츠너(Michael Mutzner)가 마르쿠스 호퍼(Markus Hofer), 조지프 카봉고(Joseph Kabongo)와 함께 제기했다.
무츠너는 기독교인은 자신들의 종교뿐 아니라 모든 종교 공동체의 종교 자유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종교의 자유는 모두를 위한 것이어야 하며, 그렇지 않다면 결국 누구에게도 보장되지 않는다”며 “한 종교 공동체의 권리가 제한되면 모든 공동체의 자유도 취약해진다. 이는 매우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독교인에게 이것은 이웃을 사랑하고, 우리 자신이 원하는 자유를 다른 사람에게도 허락하기를 바라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무츠너는 또한 이러한 권리를 지키는 것이 기독교인들에게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역사는 한 집단의 기본적 자유가 약화되면 그 제한이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오늘 다른 사람들의 권리를 지키는 것은 내일 모든 사람의 자유를 보호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무츠너는 제네바에서 무슬림들의 거리 기도를 제한하기 위해 도입된 조치들이 이미 기독교 교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부 복음주의 교회가 제네바 호수에서 세례식을 거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당국이 필요한 허가를 국가가 인정한 종교 단체에만 발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무츠너는 디모데전서 2장을 인용하며 성도들에게 국가 지도자들을 위해 기도할 것을 권면했다.
그는 정치인들과 법원의 지혜, 그리고 자유와 정의, 상호 존중을 소중히 여기는 사회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어느 종교 공동체이든 기본적 자유가 침해받을 때에는 평화로운 방식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종교의 자유를 지키는 것은 기독교인만의 특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양심의 자유를 보호하는 일이라며, 기독교인들이 겸손과 사랑으로 복음을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위스복음주의연맹도 성명을 통해 이번 헌법 개정안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연맹은 이번 개정안이 기본권을 제한한다고 지적하면서, 국가의 중립성과 종교적 평화를 보장하는 세속국가 원칙에는 동의하지만 세속주의가 민주주의 공간에서 종교적 신념을 억압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연맹은 공무원이 국가를 직접 대표하는 것과 달리 국회의원은 자신을 선출한 유권자들의 다양한 가치와 신념을 대표하는 존재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선출직 공직자들에게 종교적 신념을 드러내지 못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종교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한하는 것이며, 스위스 연방헌법과도 충돌할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종교의 자유는 종교를 가진 사람뿐 아니라 종교가 없는 사람에게도 동일하게 보장돼야 하며, 다원주의 민주사회에서는 유권자들이 자신의 종교적·철학적·정치적 신념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후보를 자유롭게 선택할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위스복음주의연맹은 앞서 2019년 제정된 제네바 세속주의법(Geneva Secularism Act)에 포함됐던 유사한 종교 상징물 제한 조항에 대해서도 법적 대응을 벌였으며, 당시 법원은 연맹의 주장을 받아들여 해당 조항을 무효화한 바 있다.
연맹은 현재도 제네바 호수에서의 세례식 제한은 받아들일 수 없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이 때문에 일부 기독교 공동체는 세례식을 위해 인접한 보주(Vaud)나 프랑스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연맹은 시민들이 공공질서와 타인의 권리를 존중하는 한 종교의 자유는 공공장소에서도 충분히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위스복음주의연맹은 제네바 법원 헌법재판부의 심리 과정을 면밀히 주시할 계획이라며, 이번 판결이 향후 스위스 다른 주에서 추진될 유사한 입법에도 중요한 선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