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녀 의과대학 편입학 특혜와 병역 의혹 등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녀 의과대학 편입학 특혜와 병역 의혹 등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뉴시스

정호영 복지부장관 후보자가 17일 "자녀 의대 편입이나 아들의 병역 판정에 있어서 위법적 행위나 부당한 팩트가 없었다"며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임명된 뒤라도 상응한 조치를 받겠다"고 밝혔다.

정 후보자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녀 의대 편입 의혹과 아들 군면제, 본인의 새마을 금고 이사장 겸직 및 외유성 출장 의혹 등을 정면 반박했다. 현장 취재진에게는 39쪽에 달하는 설명자료를 배포했다.

우선 경북대병원장(부원장) 시절 자녀가 차례로 경북대 의대에 편입한 것과 관련해 "자기소개서에 부모의 이름과 직장을 기재할 수 없고 심사위원은 시험 당일에 무작위 배정돼 청탁이 불가능한 구조"라며 "자녀의 지원 사실을 교수들에게 얘기한 적 없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자에 따르면, 학사 편입은 객관적 수치를 토대로 한 1단계와 2단계 개별면접으로 진행된다. 정 후보자 딸의 경우 1단계와 2단계 합산 점수가 33명 중 27위, 아들은 17명 중 7위였다.

그는 "두 자녀 모두 주관성이 개입되는 면접과 서류평가 점수가 기계적으로 산출되는 학사, 영어성적보다 낮다"며 "편입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아들이 편입한 해에 지역출신 특별전형이 신설된 것에 대해선 대구시의 요청에 의해 생긴 특별전형"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아들이 전년도에 같은 스펙으로도 편입시험에서 떨어진 것에 대해선 "맞다. 그 사이에 객관적 스펙이 달라진 건 없다"면서도 구체적 해명은 내놓지 않았다.

두 자녀가 참여한 경북대병원 자원봉사는 "누구든 신청하면 제한없이 봉사기회를 부여해서 별도 청탁을 할 필요성 자체가 없었다"며 "환자 침대이송 같은 힘든 일을 했다며 이것이 가능한지 의심하는 언론 보도가 있으나, 이는 별도의 병원 이송팀이 담당하는 것으로 자원봉사와 상관이 없다"고 했다.

아들이 대학생 때 KCI 논문 두 편에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린 데 대해서는 "제가 속한 의과대학이 아닌 아들이 재학했던 공과대학의 전공 관련 논문"이라며 "지도교수와 진로상담을 하던 중 U-헬스케어 분야에 평소 관심이 많아 논문작성에 참여하고 싶다고 말해 참여시켰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딸의 편입 구술면접에서 정 후보자의 논문 공저자가 면접관으로 들어가 만점을 줬다는 지적에는 "교수는 추첨으로 배정되고 정해진 답을 말하면 만점을 받을 수 있다"며 "다른 고사실에도 만점을 받은 지원자가 있었다"고 했다.

그는 자녀들이 의대 편입 외에 의학전문대학원을 같이 준비하진 않았냐는 질문에 "의전원도 같이 준비했다"면서도 "MEET(의학교육입문검사)를 같이 준비했는지는 모르겠다. MEET를 보지 않는 학교도 많다"고 답해 석연찮은 구석을 남겼다.

정 후보자는 "교육부에서 자녀의 편입학 과정을 철저하게 조사해 달라"며 "일체의 청탁이 이뤄질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밝혀주셨으면 한다"고 촉구했다.

아들이 2010년 신체검사에서 현역 판정을 받고 5년 뒤 경북대병원에서 받은 척추질환 진단서로 재검을 받아 사회복무요원 판정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공정하게 이뤄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2010년 11월 첫 신체검사에서 2급 현역 판정을 받았을 때는 재수 중이라 입영 연기를 신청했다"며 "이후 병역법에 따라 2015년 재병역 판정검사 통보서가 왔다. 경북대병원에서 발급받은 진단서를 갖고 신체검사장으로 갔으나 병역판정 검사의사가 현장에서 다시 CT촬영을 해 4급으로 판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의사들의 2번의 진단 결과와 병무청의 이중 체크 과정이 무시되고, 경북대병원이라는 국립대학병원의 시스템도 의심받고 있다"며 "국회에서 의료기관을 지정해 주시면, 그 의료기관에서 제 아들로 하여금 검사와 진단을 다시 받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경북대병원 진료처장 재직 당시 새마을금고 무단겸직 논란과 관련해선 "30만원의 수당을 받는 명예직"이라고 했고, 외유성 출장 의혹에는 "수십년간 대학에 기여한 해외의 선배님들을 위해 계속 이어져 오던 것으로, 병원장으로서 꼭 가야 하는 출장이었다"고 설명했다.

농사짓지 않는 땅을 소유해 농지법을 위반했다는 문제와 관련, 땅을 처분할 의사가 있냐는 질문에는 "문중의 토지고 제가 실질적 종손이라 간단하게 대답할 문제가 아니라"라며 처분 의사가 없음을 시사했다.

정 후보자는 "앞으로 있을 인사청문회에서도 다시 한번 제기된 모든 의혹에 대해 보다 자세히 해명하겠다"며 청문회 강행 의지를 드러냈다. '임명된 뒤라도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사퇴할 거냐'는 기자 질의에는 "조사에서 부당한 문제가 발견된다면 당연히 상응한 조치를 받겠다"고 답했다.

차관급인 경북대병원장 재임 3년(2017~2020년)간 재산이 20억원 증가한 것을 놓고 과정상 문제는 없었는지에 대해서는 "금융 계좌 중 이미 해지된 2건(6억1900만원)을 현존 계좌로 착오해 과대 신고됐다.이를 제외하면 2017년 대비 2020년 재산 증가액은 14억5000만원"이라며 "경북대병원장으로 재직한 기간의 평균 연봉과 임대료 수입으로 충분히 주변 사람들의 어려움을 살피고 연 1억원을 저축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재산 증가분 중 약 11억원은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공시가격 인상 반영분, 약 3억원은 예금 증가분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이날 정 후보자와 관련해 "부정의 팩트가 확실히 있어야 하지 않나"라며 "기자회견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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