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신학회 제11회 연구위원회 연구모임
온신학회 제11회 연구위원회 연구모임이 서울 광성교회에서 진행되는 가운데, 참석자들이 발표를 경청하며 성서적 인간 이해와 생명 이해에 대한 연구 내용을 공유하고 있다. ©온신학회 제공

온신학회(회장 최태영)가 최근 서울 광성교회에서 제11회 연구위원회 연구모임을 개최했다. 이번 모임에서는 성서적 인간 이해와 현대 과학의 생명관을 주제로 한 연구 발표가 이어지며, 신학과 과학의 접점에서 인간과 생명에 대한 통합적 시각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날 연구모임에서는 김연수 박사(온신학회 연구위원, 광성교회 부목사)가 ‘구약성경과 신약성경의 인간 이해’를 주제로 발표했으며, 강태영 박사(온신학회 기독교세계관연구소)가 ‘기계론적 생명이해의 한계와 대안 모델’을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 성서적 인간 이해, ‘하나님의 형상’에 기초한 전인적 존재 강조

온신학회 제11회 연구위원회 연구모임
김연수 박사(오른쪽)가 ‘구약성경과 신약성경의 인간 이해’를 주제로 발제를 하고 있다. ©온신학회 제공

김연수 박사는 “성서가 기독교 신학의 근간이 되는 계시의 기록이며, 신학은 이를 ‘하나님의 말씀’으로 고백한다”며 “이러한 인식은 인간을 바라보는 신학적 관점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다는 점이 신학적 인간론의 핵심을 이룬다”고 했다.

김 박사는 “구약과 신약이 제시하는 인간 이해의 특징과 그 연속성을 살피며, 성서가 인간을 영혼과 육체로 분리하는 헬라적 이원론이 아니라 하나의 통전적 존재로 이해하는 경향을 지니고 있다”며, 이를 위해 네페쉬, 루아흐, 프쉬케, 소마 등 성서에 등장하는 인간 관련 핵심 용어들의 용례를 중심으로 인간 존재의 본질을 고찰했다.

특히 초기 기독교 공동체가 생물학적 죽음 이후에도 인간 존재가 지속된다고 믿었던 점에 주목하며 “이러한 사후세계관이 신약에서 독자적으로 형성된 것이 아니라 구약의 사상적 흐름을 계승하고 발전시킨 결과”라며, 구약의 ‘스올’ 개념에서부터 신약의 ‘중간상태’와 ‘몸의 부활’에 이르기까지 점진적으로 발전하는 성서의 사후세계관을 통해 기독교가 말하는 ‘전인적 구원’의 의미를 조명했다.

그는 “구약성서의 인간 이해에 대해서는 인간을 물질과 비물질의 단순한 결합으로 보지 않고,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존재 의미를 찾는 ‘통전적 존재’로 규정한다”며 “네페쉬, 루아흐, 레브, 바사르 등의 용어는 인간의 다양한 측면을 드러내지만, 각각이 분리된 요소가 아니라 하나의 인간을 설명하는 다양한 표현”이라고 했다.

또한 “구약의 신앙이 초기에는 현세 중심적 성격을 지녔으나, 고난과 포로기라는 역사적 경험을 거치면서 죽음 이후에도 의인을 돌보시는 하나님의 정의와 ‘몸의 부활’에 대한 소망으로 확장되었다”고 덧붙였다.

김 박사는 “신약성서는 이러한 구약의 전통을 계승하면서, 특히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사건을 통해 이를 구체적으로 확증했다”며 “바울 등 신약 저자들은 프쉬케와 소마를 이원론적 개념이 아니라 전인격적 구원의 맥락에서 사용했으며, ‘몸의 부활’은 영혼의 불멸을 넘어 성령의 능력으로 인간 존재 전체가 변화되는 종말론적 사건”이라고 했다.

아울러 “성서가 말하는 인간은 죽음으로 소멸되지 않으며, 단순히 육체에서 분리된 영혼만 존재하는 것도 아니”라며 “신앙인은 죽음 이후 중간상태에서 그리스도와 함께하며, 마지막 날에는 연속성과 불연속성을 동시에 지닌 ‘신령한 몸’으로 부활해 하나님의 새 창조에 참여하게 된다. 이러한 성서적 인간 이해는 인간 생명의 존엄성과 함께 전인적 신앙생활의 중요성을 일깨운다”고 했다.

◇ 기계론적 생명관의 한계 지적… 과학과 신학의 새로운 접점 모색

온신학회 제11회 연구위원회 연구모임
강태영 박사(오른쪽)가 ‘기계론적 생명이해의 한계와 대안 모델’을 주제로 발제를 하고 있다. ©온신학회 제공

강태영 박사는 근대 과학의 발전 과정 속에서 형성된 기계론적 세계관이 생명 이해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강 박사는 “데카르트, 뉴턴, 라플라스 등의 사상에 기반한 고전 물리학은 세계를 거대한 기계로 바라보며 결정론적 질서를 강조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흐름 속에서 18세기 이신론이 확산되었으나, 결과적으로는 무신론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나타났다”며 “이는 당시 과학이 기계론적 사고를 강화하면서 세계를 자율적으로 작동하는 체계로 이해하게 만든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20세기에 들어 특수상대성이론과 일반상대성이론, 양자역학과 양자장론이 등장하면서 고전 물리학의 결정론적 세계관은 크게 수정되었다”며 “물리적 세계는 더 이상 단순하고 명확한 기계적 구조가 아니라, 직관을 넘어서는 복잡하고 미묘한 특성을 지닌 것으로 이해되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는 “자연법칙에 대한 전통적 이해 역시 신학적 전제 위에 형성되었다”며 “초기 과학자들은 물리 법칙을 신의 질서로 이해했으며, 불변하는 하나님의 본성이 세계의 고정된 법칙으로 반영된다고 보았다. 그러나 이러한 전제는 고정된 법칙과 변화하는 세계 사이의 비대칭성을 낳았고, 반드시 유지되어야 할 논리적 필연성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대 과학은 ‘합리성’ 자체보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를 묻는 방향으로 전환되었으며, 이는 경험과 증거를 기반으로 한 열린 태도를 요구한다”며 “이러한 과학의 변화된 접근 방식은 신학의 탐구 방법과도 일정한 유사성을 보인다”고 했다.

강 박사는 “생명과학 분야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며 “환원주의적 접근은 생명을 ‘생명기계’로 이해하는 유물론적 결론에 이르렀지만, 실제 생명 현상의 복잡성과 상호작용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는 한계가 드러났다”고 했다.

이어 “최근에는 ‘생물기호학적 관점’이 등장해 생명체를 물질적 구조뿐 아니라 관계성과 상호작용, 그리고 의미를 생성하는 기호 체계 속에서 이해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며 “생명은 고정된 법칙에 의해 단순히 설명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 변화와 적응, 그리고 예측 불가능성을 포함하는 역동적 과정이라는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 “생명 현상을 설명하는 규칙 또한 고정된 자연법칙과 달리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특성을 지닌다”며 “특히 유전체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변하며, 이에 따라 생명체를 지배하는 규칙 역시 변화한다. 이러한 점에서 생명은 ‘변화하는 준-규칙들의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생명과 부활 신앙, 현대적 의미 재조명

강 박사는 “생명을 단순히 죽음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 아니라, 이미 죽음을 극복해가는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수명은 죽음을 기다리는 시간이 아니라 생명을 누리는 시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모든 생명체가 죽음을 맞이하지만, 죽음이 존재의 궁극적 결론은 아니며,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새로운 생명의 현실이 시작되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이는 초자연적 사건에 그치지 않고 하나님의 약속이 실현된 결과이며, 영원한 생명은 현재의 삶 속에서도 그 의미를 드러낸다”고 했다.

아울러 “생명체는 우주의 사멸성에 맞서 살아가며, 질서와 생명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존재를 실현해 간다”며 “이러한 생명의 특성은 창조 명령을 실현하는 과정 속에서 드러나며, 생명은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완성되어 가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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