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기독교 변증가이자 작가인 로빈 슈마허의 기고글인 ‘악령은 얼마나 많은 것을 알고 있는가?’(How much do demons know?)를 5일(현지시각) 게재했다.
기독교 변증가로 활동하고 있는 슈마허는 작가로도 활동하면서 많은 책을 냈고 미국 내의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 다음은 기고글 전문.
1989년 10월 27일, 미국 오하이오주 베이빌리지에서 중학교에 다니던 10세 소녀 에이미 미할레비치(Amy Mihaljevic)는 학교에서 인근 쇼핑센터로 걸어가던 중 유괴됐다. 그리고 1990년 2월 8일, 에이미의 시신은 오하이오주 애슐랜드 카운티의 한 외딴 들판에서 발견됐다. 현재까지도 에이미를 살해한 범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이 사건의 유괴와 살인 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에서, 에이미의 가장 친한 친구는 충격적인 사실을 증언했다. 유괴 직전, 두 사람은 에이미의 방에서 위자보드(Ouija Board)를 가지고 놀고 있었다는 것이다. 에이미는 장난스럽게 “나는 언제 죽을까?”라고 물었고, 두 소녀가 가볍게 포인터에 손을 얹자 보드는 천천히 움직이며 단 하나의 단어를 만들어냈다: ‘곧(S-O-O-N)’.
악마론을 연구한 이들은 위자보드와 같은 주술적 도구가 인간과 악령 사이의 접촉 지점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만약 이 사건에서 실제로 악령과의 접촉이 있었고, 에이미와 친구가 불운하게도 그러한 존재와 맞닥뜨렸다면, 그 악령은 어떻게 에이미가 곧 죽게 될 것을 알 수 있었을까. 더 나아가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된다. 악령은 도대체 얼마나 알고 있는가.
악령의 정신세계
미국 가톨릭 사제이자 구마 사역자로 알려진 스티븐 조지프 로세티(Stephen Joseph Rossetti)는 한 구마 의식 중, 빙의된 여성이 자신을 중학교 시절에만 불리던 별명으로 불렀던 경험을 전했다. 이는 현재의 어떤 사람도 알 수 없는 정보였다. 로세티는 이러한 ‘숨겨진 지식’, 이른바 ‘오컬트적 지식’이 악령 들림의 한 징후라고 설명한다. 그는 이 경우 악령의 정신이 인간 숙주와 융합되며, 그로부터 지식과 의도가 흘러나온다고 보았다.
성경에서도 이와 유사한 장면을 찾을 수 있다. 구약성경 열왕기상에서는 한 악한 영이 하나님 앞에서 아합 왕을 패망시키는 방법을 제안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그가 이르되 내가 나가서 거짓말하는 영이 되어 그의 모든 선지자의 입에 있겠나이다”(왕상 22:22).
악령이 무엇을 알고 있는지에 대해 성경은 많은 정보를 제공하지 않지만, 그 지적 능력과 한계를 짐작할 수 있는 단서들은 제시한다. 성경은 악령을 실재하는 인격적 존재이자 지성을 지닌 영적 존재로 묘사하지만, 그 지식은 하나님과 비교할 수 없이 제한적이다. 악령은 인간보다 더 많은 것을 아는 영역이 있으나, 피조물로서의 한계와 도덕적 타락, 그리고 하나님의 주권 아래에 있다.
성경에서 전지성은 오직 하나님께만 속한 속성으로 묘사된다. “누가 능히 하나님을 가르치겠느냐”(욥 21:22), “여호와는 위대하시고 능력이 많으시며 그의 지혜가 무궁하시도다”(시 147:5)라는 구절이 이를 보여준다. 미래와 인간의 마음을 아는 능력 또한 하나님께만 속한다. “나와 같은 이가 누구냐… 장차 될 일을 알릴 자가 누구냐”(사 44:6–7), “주는 홀로 사람의 마음을 다 아시나이다”(왕상 8:39).
성경은 사도행전에서 점치는 영, 즉 ‘점하는 귀신’을 언급한다. “점치는 귀신 들린 여종 하나가 우리를 만나니 점으로 그 주인들에게 큰 이익을 주는 자라”(행 16:16). 바울이 이 귀신을 쫓아낸 뒤, 그 여종의 능력에 변화가 생겼다는 사실을 주인들이 알아차리고 바울을 고발했지만, 정확히 어떤 능력이 사라졌는지는 기록되어 있지 않다.
성경은 악령들이 인간보다 높은 수준의 지성과 인식을 지니고 있으며, 이성적이고 의사소통이 가능한 존재임을 보여준다. 이들은 사람을 알아보고(행 19:15), 전략을 세우며(엡 6:11), 예수의 정체를 정확히 인식했다(막 1:24). 야고보서가 말하듯, “귀신들도 믿고 떠느니라”(약 2:19). 악령은 정통 교리를 아는 지식은 갖고 있지만, 그것이 구원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영적 전쟁 분야의 저자인 에드 머피(Ed Murphy) 박사는 『영적 전쟁 핸드북』에서 악령들이 인간을 관찰하며 약점을 파악하고, 인간이 자각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생각을 주입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는 “마귀가 벌써 시몬의 아들 가룟 유다의 마음에 예수를 팔려는 생각을 넣었더라”(요 13:2)는 말씀과도 일치한다.
머피는 악령의 지식과 전략을 고도의 사회공학자나 해커에 비유한다. 인간의 역사와 심리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행동을 ‘예측’하고 시스템을 조작할 수 있지만, 하나님의 비밀스러운 뜻이나 미래의 정확한 시점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악령의 지식은 반역으로 인해 왜곡되어 있으며, 교만과 증오, 기만으로 오염돼 있다. 이들은 진리를 알고 있으되 사랑하지 않으며, 문제는 무지가 아니라 하나님께 대한 불복종에 있다. 성경이 말하듯, 순종 없는 지식은 구원이 아니라 공포를 낳는다(약 2:19).
그렇다면 다시 에이미 미할레비치와 위자보드 사건으로 돌아가 보자. 성경은 악령이 미래를 알지 못한다고 분명히 말한다. 따라서 보드를 움직인 악령이 있었다 해도, 에이미의 죽음을 ‘알고’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범인이 그녀를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감지하고, 숙련된 체스 선수가 패턴을 읽듯 상황을 추론했을 가능성은 남는다.
결국 악령의 지식은 위험할 수는 있으나, 결코 궁극적이지 않다. G.K. 체스터턴이 『영원한 인간』에서 말했듯 “자연은 언제나 초자연을 향해 있다.” 인간 앞에는 오직 두 종류의 초자연적 지식만이 존재한다. 하나는 하나님의 것이고, 다른 하나는 원수의 것이다. 악령의 지식을 이해하는 것은 “우리가 사탄에게 속지 않게 하려 함이라”(고후 2:11)는 점에서 필요할 수 있으나, 그 지식을 추구하는 것은 그리스도인에게 허락되지 않았다.
메릴 엉거(Merrill Unger) 박사는 『비숍 파이크의 유령』에서 악령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비극을 기록하며 다음과 같이 경고했다. “악령을 통해 전달되는 지식은 결코 무료도, 선의도 아니다. 그것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르며, 그 값은 영원에 걸쳐 지불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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