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쌀과 보리, 현미 등 주요 곡물 가격이 잇따라 상승하면서 이른바 ‘밥상 물가’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채소 가격은 공급 증가로 크게 하락했지만 곡물과 축산물 가격이 오르며 소비자 체감 물가 부담을 높이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농축산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1.4%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2.0%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세부 품목별로는 가격 흐름이 크게 엇갈리며 농산물 시장의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채소 가격 하락… 공급 확대 영향

채소류 가격은 재배면적 증가와 공급 확대 영향으로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배추 가격은 전년 대비 21.8% 하락했고, 무는 37.5%, 양배추는 29.5%, 당근은 44.8% 떨어졌다.

노지채소의 경우 재배면적이 늘면서 공급량이 증가해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청양고추와 상추, 파프리카 등 시설채소는 한파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가격이 상승하기도 했지만 최근 작황이 회복되면서 가격도 점차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쌀·보리·현미 상승… 곡물 가격 부담 확대

반면 곡물 가격은 상승 흐름이 두드러졌다. 특히 쌀 가격은 전년 대비 17.7% 상승하며 주요 농산물 가운데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현미 가격은 15.7% 올랐고 찹쌀은 13.7%, 보리쌀은 19.3% 상승했다. 주요 곡물 가격이 동시에 오르면서 ‘밥상 물가’ 부담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축산물 가격 역시 상승세를 보였다. 돼지고기는 7.3%, 달걀은 6.7%, 국산 쇠고기는 5.6% 상승하며 농축산물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 긴장 고조… 국제 곡물 시장 변수

최근 중동 지역에서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지면서 국제 곡물 시장 변동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나 해상 물류 차질이 발생할 경우 국제 곡물 가격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다만 정부는 단기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박순연 농림축산식품부 기획조정실장은 현재까지 중동 상황이 농업과 관련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공급망 영향 상시 점검

정부는 중동 정세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농식품 수출과 공급망 영향을 점검하고 민관 협력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관계기관과 업계가 참여하는 ‘중동 상황 모니터링 및 의견수렴 채널’을 통해 국제 정세 변화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농식품 수출 가운데 대중동 수출 규모는 2025년 기준 약 4억3000만 달러로 전체 농식품 수출의 약 3.2% 수준이다. 이에 따라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통과 차질이나 항공 운송 중단 등이 발생할 경우 선적 일정 조정이나 운임 상승 등 물류 차질 가능성은 존재하는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곡물 수급 영향 제한적 전망

밀과 옥수수, 콩 등 주요 곡물은 대부분 수에즈 운하를 통해 운송되고 있어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상반기 이후까지 사용할 수 있는 충분한 물량이 확보돼 있어 단기적인 수급 차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가공식품 원재료 역시 수에즈 운하를 통해 수입되는 경우가 많아 직접적인 공급 차질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환율 상승이나 국제 유가 변동에 따른 가격 부담 요인은 존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식품업계와 협력해 원재료 가격과 재고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비료와 사료 등 농기자재 역시 계약 물량과 재고가 확보돼 있어 단기 수급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비료 원료인 요소 일부 물량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입되는 만큼 상황 장기화에 대비해 수입선 다변화 등 대응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환율과 국제 유가, 해상 물류 상황, 주요 농산물 수급 동향 등을 일일 단위로 점검하며 업계 애로사항도 지속적으로 수렴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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