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일대에서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시위 참가자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채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일대에서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시위 참가자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채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뉴시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개표소 봉쇄 시위가 9일째 이어졌다. 주말 밤이 되자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일대에는 다시 대규모 인파가 모여들었다.

13일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후 9시께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주변에는 시위 참가자 2만여 명이 집결했다. 경찰 비공식 추산 기준이다. 오전 10시께 1000여 명 수준이던 인파는 오후 들어 빠르게 늘었고, 밤이 되면서 경기장 주변을 가득 메웠다.

서울시 실시간 도시데이터상 이날 오전 9시40분 기준 올림픽공원 인근 유동인구는 2만~2만2000여 명 수준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30대가 24.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현장에서도 청년층 유입이 두드러졌다. 오전 시간대에는 50~60대 이상 중장년층 비중이 컸지만, 저녁으로 갈수록 20~30대 참가자들도 쉽게 눈에 띄었다. 주말을 맞아 부모와 자녀가 함께 나온 가족 단위 참가자들도 적지 않았다.

◈“재선거·수개표” 구호 이어져… 태극기·성조기 든 참가자도

시위 현장의 구호는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투표, 수개표” 등으로 모아졌다. 일부 참가자들은 “국제수사 한미공조”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현장에서는 성조기 사용이나 ‘부정선거’ 구호를 자제하자는 분위기가 일부 있었지만, 이날은 관련 구호와 상징물이 별다른 제지 없이 받아들여지는 모습이었다.

참가자 상당수는 양손에 태극기와 성조기를 각각 들고 있었다. 대형 성조기를 펼친 채 행진하는 참가자들도 곳곳에서 보였다.

구호 제창이 멈출 때마다 참가자들은 애국가를 함께 불렀다. 현장 곳곳에서는 “대~한민국” 구호와 박수 소리도 이어졌다. 밤이 깊어질수록 집회 분위기는 월드컵 거리응원을 연상케 할 정도로 고조됐다.

시위대는 여전히 핸드볼경기장 출입구마다 돗자리를 펴고 자리를 지키며 개표소 봉쇄를 이어갔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문책,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계속됐다.

◈현장 지원 체계 갖춰져… 푸드트럭·의료봉사 부스 운영

시위가 장기화되면서 현장 지원 체계도 갖춰진 모습이었다. 올림픽공원 일대 곳곳에는 참가자들에게 짜장면과 커피를 무료로 제공하는 푸드트럭이 들어섰다.

의료봉사 부스에서는 진통제와 모기 패치 등이 제공됐다. 휴대전화 충전 서비스를 운영하는 부스에도 참가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일부 참가자들은 장시간 현장에 머물기 위해 돗자리와 간이 의자, 생수 등을 준비해 왔다. 가족 단위 참가자들은 비교적 질서 있게 이동하며 현장 상황을 지켜봤다.

이날 오후 5시에는 개표소에서 약 100m 떨어진 올림픽체조경기장, KSPO돔에서 가수 김준수의 아시아 투어 콘서트가 열렸다. 콘서트 관객과 시위 참가자가 같은 시간대 올림픽공원 일대에 몰렸지만, 큰 충돌이나 혼선은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은 기동대 400여 명을 투입해 현장 질서 유지와 인파 관리를 이어갔다. 경찰은 출입구 주변과 주요 동선에 인력을 배치하고, 참가자와 일반 시민의 충돌을 막는 데 주력했다.

◈체육계 피해도 계속… 대한체육회 15일 기자회견 예고

개표소 봉쇄 시위가 장기화되면서 체육계 피해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시위대가 핸드볼경기장 출입구를 막고 있어 대한체육회와 입주 회원종목단체들의 사무실 출입이 제한되고 있기 때문이다.

핸드볼경기장에는 대한체육회와 여러 회원종목단체 사무공간이 함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봉쇄가 이어지면서 일부 단체는 정상적인 업무 수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과 경기단체연합회, 9개 회원종목단체는 오는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 상황과 업무 정상화 필요성을 밝힐 예정이다. 이들은 장기화된 봉쇄로 인한 체육 행정 차질과 단체 운영상 어려움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둘러싼 항의 시위는 선거 절차의 신뢰 문제와 함께 공공시설 이용 제한 문제로도 번지고 있다. 참가자들은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개표소 봉쇄를 이어가고 있고, 체육계는 업무 정상화 필요성을 호소하고 있어 당분간 현장 긴장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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