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3일(현지 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엑스포 센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다카이치 총리와 양자 회담을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한국과 일본이 내년 1월 13~14일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을 일본 나라(奈良)시에서 개최하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라고 마이니치신문이 11일 보도했다. 신문은 복수의 한일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두 정상이 나라시에서 정상회담과 만찬 일정을 포함한 공식 일정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이번 회담을 계기로 다카이치 총리가 ‘정치적 스승’으로 언급해온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총격을 당한 나라시 야마토사이다이지(大和西大寺)역 인근을 방문해 헌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전 총리의 피습 장소 방문은 상징적 흐름을 고려한 일정으로 풀이된다.

정상회담 개최 장소로는 나라시의 대표적 사찰인 도다이지(東大寺)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도다이지는 나라시대(710~794년)에 창건된 고찰로, 일본에서 전해지는 기록과 전승을 기반으로 “조선반도에 있던 백제 도래인과의 역사적 연관성이 깊은 사찰”로 언급되곤 한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설명했다. 고대 교류의 상징성을 가진 장소를 회담지로 고려하는 점은 한일 양국이 ‘셔틀 외교’ 복원을 통해 관계 개선 기조를 강화하고자 하는 의지를 반영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직후인 지난 10월 말 방한했으나, 당시 방문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일정이었다. 내달 예정된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다카이치 총리가 한일 정상회담을 위해 한국을 공식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 된다. 수도가 아닌 지방에서 열리는 회담이라는 점에서 형식적인 의전 요소가 줄어들고, “더 친밀하고 실질적인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고 신문은 전망했다.

마이니치는 또한 일본 정부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과의 협력을 보다 공고히 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일본은 최근 대중국 관계가 악화되는 국면에 있으며,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일본 개입 가능성’ 발언 이후 중국과의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중국 전투기가 일본 전투기를 레이더로 조준하는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양국 간 군사적 긴장 또한 높아진 상황이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일본 정부가 이웃 국가인 한국과의 관계 개선 흐름을 유지하는 것은 외교적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되고 있다. 한일은 이미 정상 간 상호 방문을 정례화하는 ‘셔틀 외교’를 재개하기로 합의한 바 있으며, 이번 회담은 양국이 새로운 협력 구도를 구체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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