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23일로 D-100일을 맞았다. 미국발 관세 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현안들이 겹쳐 있는 상황에서, 이번 APEC 회의는 국제 외교 무대의 중심이 될 전망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참석 여부가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APEC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 성장과 공동 번영을 목표로 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지역 협의체 중 하나다. 최근에는 경제뿐 아니라 안보, 공급망,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로 논의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이번 회의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한국에서 열리는 첫 다자 정상회의로, 이 대통령에게는 국익 중심 실용외교의 성과를 국제사회에 입증할 기회로 평가된다.
이번 APEC 회의는 미국의 관세 정책이 일단락되는 시점에 열리며, 새로운 무역질서와 관련한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가능성, 북미 대화 재개 전망 등도 거론되며, 이번 회의가 국제정세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 14일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20개 회원국 정상들에게 재외공관을 통해 공식 초청장을 발송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방한 여부는 다른 국가들의 참석 형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최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대통령실은 두 정상의 참석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긍정적인 기류가 있다고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보수 논객 정규재 씨와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등과의 비공식 오찬 자리에서 "시진핑 주석이 APEC 정상회의에 올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가에 따르면, 중국이 2026년 APEC 의장국을 맡게 될 예정이기 때문에 시 주석이 차기 의장국 대표로 참석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최근 인사청문회에서 관련 질의에 "상당히 가능성이 높다"며 "공개할 수 없는 근거도 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이 참석할 경우, 중국을 견제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대응해 방한할 가능성도 커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의 미국 방문이 성사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은 자연스럽게 답방 형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두 정상이 방한할 경우, 이재명 대통령은 한미 및 한중 정상회담을 각각 추진할 계획이다. 조 장관 역시 이와 관련된 질문에 "네"라고 답하며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일본을 포함한 다른 국가 정상들과도 연쇄적으로 양자 정상회담을 갖고, 자원 및 핵심광물 공급망, 방산, 원전, 조선 등 전략 산업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북핵 문제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정상회의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주요국과의 민감한 현안을 사전에 조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미국과의 관세 문제나 방위비 분담금, 중국과의 서해 불법 구조물 갈등, 일본과의 과거사 이견 등이 APEC 회의장 안으로 번지지 않도록 사전 외교가 중요하다는 목소리다.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도록 조율함으로써, 의장국으로서 회의를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다는 설명이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