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 독주·형식적 법치주의 우려
통일 대비, ‘중위연방제’ 도입 제시
지정학적 현실 고려한 외교 전략 필요
샬롬나비(상임대표 김영한 박사)가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소재 양재 온누리교회 횃불회관 화평홀에서 ‘대통령 탄핵 사태와 대한민국의 미래’라는 주제로 제30회 샬롬나비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제발표회는 박명수 박사(서울신대 명예교수, 샬롬나비 학술위원장)의 사회로, 김영한 상임대표의 기조강연, 제성호 박사(중앙대 명예교수)·최기식 변호사(국민의힘 의왕과천당협위원장)·김재천 박사(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각각 발제했다.
‘대통령 탄핵, 한국의 미래, 기독교 역할’이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한 김영한 박사는 한국 기독교의 역할로 “먼저, 카이퍼의 영역주권 사상을 한국사회 모든 계층에 전파해야 한다. 삼권분립의 정신을 바로 이행하는 것이 바로 영역주권사상”이라며 “둘째로 헌법개정을 하되 87체제 헌법근간을 유지·보완하는 방향으로 개정해야 하며, 셋째로 지성인과 기독교인들은 깨어 시대를 지키는 파수꾼의 사명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김 박사는 “마지막 넷째로 한국교회는 위정자들이 상호합의하여 정국의 혼란과 갈등을 잠재우고 안정된 국정을 이끌도록 기도해야 한다”며 “한국교회는 어느 정파의 승리에 집착하지 말고, 정의로운 지도자가 당선되어 사회가 안정을 되찾고 경제도 튼튼하게 발전하도록 기도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국회가 다수의 힘으로 의결했다고 법치가 아니라 그 내용이 인권과 정의, 자연법 등에 합치해야 한다. 형식적 법치주의가 아니라 내용적 법치주의가 되어야 한다”며 “국회를 구성하는 여야 의원들은 자신들이 ‘절대 선, 무오류’라는 도덕적 절대주의에 빠져서는 안 된다. 헌법 정신에 입각해 상대방을 용납하고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민주주의는 다수결로 밀어부쳐서 되는 강한 정치 체제가 아니다. 오히려 섬세한 보살핌 없이는 쉽게 부패하고 무너진다”며 “경쟁자를 인정하는 상호 관용, 법이 부여한 권한을 신중하게 행사하는 제도적 절제가 민주주의의 연약성을 지키는 가드레일”이라고 했다.
◆ 삼권분립 위기, “헌법 개정으로 균형 회복해야”
‘삼권분립 및 법치주의의 위기와 헌법개정 필요성-균형적 삼권분립 실현의 관점에서”라는 주제로 발제한 제성호 박사는 “삼권분립의 원칙은 1948년 8월 건국 당시 제정된 제헌헌법에 제도적으로 구체화되었다. 곧 정부는 행정권, 국회는 입법권, 법원은 사법권을 각기 행사하면서, 상호 견제와 균형을 가하도록 한 것”이라며 “삼권분립의 정신과 제도적 취지는 유신헌법 시기(1972-1980)를 제외하면, 지난 70년 가까이 동안 대체로 잘 존중·준수되어 왔다. 그런데 202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삼권분립이 크게 흔들리게 됐다”고 했다.
제 박사는 법치주의의 의미에 대해 “법치주의는 국가권력으로부터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권력분립의 원리를 바탕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할 때에는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제정한 법률에 의해야 한다는 원리”라며 “이는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질서, 국제평화주의 등과 함께 대한민국 헌법의 가장 기본적인 원리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어 “법치주의는 단순히 형식적으로 ‘법에 의한 지배(rule by law)’를 의미하는 게 아니다. 실질적으로 법이 이성적이고 상식적으로 제정돼 국민의 기본권을 실현할 수 있는 ‘법의 지배(rule of law)’가 이뤄지는 상태를 의미한다. 즉, 법이 다수의 횡포와 대중 선동에 악용되거나 입법·사법·행정의 도구가 돼서는 안 된다는 의미”라고 했다.
그는 “한국의 법치주의는 21대 국회 이후 독일의 나치 체제하에서 그랬듯이 ‘형식적 법치주의’로 흐르는 경향을 보이고 있음은 우려할 만한 일이다. 곧 삼권분립을 심대하게 훼손할 뿐더러 이른바 ‘입법 독재’라는 현상을 노정하기에 이른 까닭”이라며 “이러한 적폐는 반드시 청산하고 바로 잡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러면 지금부터 ‘균형적 삼권분립’을 실현하기 위한 특단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다.
제 박사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① 부통령제 도입: 국무총리 제도 및 국무총리 임명 시 국회동의권 폐지, ② 대통령의 국회해산권 도입 여부 검토, ③ 적법절차에 맞는 탄핵소추 절차의 보완 및 피소추인의 공무담임권 보장, ④ 국회와 법원의 예산심의·확정권을 정부로 이전 ⑤ 국회의원의 국무위원 겸직 금지, 국민소환제도 도입과 불체포특권 폐지 등 ⑥ 판·검사로 퇴임 후 최소 3년간 선출직 공무원으로 진출 제한 ⑦ 범죄 혐의로 기소된 국회의원을 1년 내에 퇴출시키는 법제 마련 ⑧ 판결을 통한 사법적 입법 금지 제도화 등을 제시했다.
아울러 “국회의 내각 불신임권과 대통령의 국회해산권을 모두 인정함으로써 선출된 권력 간에 견제와 균형을 모색한다든지, 국회의원의 과도한 특권을 줄임으로써 국민 눈높이에 맞추는 조치를 실시한다든가 국회의 예산 심의·확정권을 분산시키는 노력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 “중위연방제 도입… 통일 이후 체제 통합 대비”
‘통일한국의 바람직한 통치구조 모색-소위 ‘중위연방제’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발제한 최기식 변호사는 “남북 분단이 70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지만, 통일은 여전히 요원한 과제로 남아 있다”며 “만일 통일이 이뤄진다면 북한 주민들, 특히 젊은 세대는 자유로운 거주이전과 직업 선택, 교육권을 보장받으며 대거 수도권으로 몰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같은 인구 집중 현상이 주택난, 교육 불균형 등 심각한 사회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지방 소멸을 막고 균형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현재의 광역자치단체에 국가 수준의 자치권을 부여하는 강력한 지방분권이 필요하다”고 했다.
해법으로 제시된 ‘중위연방제’는 중앙집권 방식과 기존의 거시연방제를 절충한 모델로, 통일 이후 남북한 전역에 총 13개의 지역정부(주정부)를 설치하는 형태다. 최 변호사는 “우선 남한 지역에서 선제적으로 중위연방제를 도입해야 한다”며, 제주주·전라주·경상주·충청주·경기주·강원주·서울주·부산주·인천주 등 9개 주정부 체제를 구상안으로 제시했다.
아울러 “남한이 먼저 연방제 형태의 지역자치를 시범적으로 운영함으로써 통일 이후 체제 통합에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단순한 행정구역 개편을 넘어 국가 전체의 통치 구조를 재설계하는 과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 “명확한 방향성과 전략적 유연성 함께 갖춰야”
‘계엄과 탄핵 이후 한국의 국제관계: 전략은 명확하게, 실행은 유연하게’라는 주제로 발제한 김재천 박사는 “한국은 지역 밖 강대국인 미국과의 동맹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자유주의 국가들과의 연대를 명확한 전략으로 설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외교 정책을 운영해야 한다. 그와 동시에 중국, 러시아, 북한과의 관계는 전략적 유연성을 발휘해 적절히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그는 자유주의 국제질서가 흔들리고 있는 현 시점에서 한미동맹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한국 자체의 방위 역량 또한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김 박사는 “중국과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안정, 공급망 유지 등의 측면에서 협력 가능성이 있고, 러시아와는 경제 및 기술 분야에서 이해를 공유할 수 있다”며 “신냉전 구도가 가속화되는 가운데서도 이들 국가들과의 협력 범위를 넓히는 전략적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외교 전략의 핵심 키워드로 ‘명확성’과 ‘전략적 유연성’을 제시하며 “이 두 가지가 조화를 이룰 때 한국은 주변국들과의 관계에서도 안정적인 방향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김 박사는 안보 분야에 대해서도 새로운 접근을 제안했다. 그는 “한미일 3국은 미국의 확장억제에만 의존하지 않고, 한국과 일본의 핵잠재력을 강화하는 새로운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한미원자력 협정 개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앞서 진행된 개회예배에서는 정의호 목사(기쁨의교회 담임)가 ‘다음세대를 세우시는 예수님’(막 3:13~15)이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정 목사는 “예수님이 제자를 부르신 세 가지 목적이 오늘날 교회가 해야 할 사역”이라며 “첫째, 항상 예수님의 임재 안에서 예수님과 함께 동행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이를 위해 주야로 말씀을 묵상하며 기도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둘째, 영혼을 구원하기 위해 전도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매일 전도하는 삶을 사는 것이 내 안에 예수님의 생명력을 얻는 비결”이라며 “마지막으로 우리를 괴롭히는 귀신을 쫓아내는 영적 권능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마귀의 시험을 이기고 하나님 나라가 임하는 삶을 살 수 있다. 이것을 위해 이 땅에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는 교회가 세워졌고, 이 일을 위해 우리가 부르심을 받았다”고 했다.
아울러 “지금은 예수님이 원하시는 제자의 삶을 살아내는 제자를 세우는 사역이 필요한 시대”라며 “이러한 시대가 요구하는 교회를 위해서는 다음 세대를 제자로 세우는 사역적인 변혁이 필요하다. 다음 시대 교회를 계승하기 위해, 다음 세대를 새롭게 준비하는 것이 현재 한국 교회가 해야 할 최우선적인 사명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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