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가 북한에 납치된 뒤 숨진 것으로 알려진 김동식 목사 사건과 관련한 미국 법원의 손해배상 판결문을 유엔주재 북한대표부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의소리(VOA)는 5일 미국 국무부가 지난 3월 뉴욕 유엔주재 북한대표부에 법원의 수정 판결문과 궐석판결 통지서를 외교공한 형태로 송달했다고 보도했다.
과거 미국 정부와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사이에는 비공식 소통 창구인 이른바 ‘뉴욕채널’이 운영됐다. 그러나 미북 대화가 중단된 이후 양측 사이에 의미 있는 외교적 소통은 사실상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번 문서 전달은 외교 협의가 아니라 미국 법원의 요청과 연방법에 따른 공식 송달 절차로 진행됐다.
법원 요청 따라 북한대표부에 외교공한 송달
미 연방법원 전자기록시스템에 따르면 국무부는 지난 6월 워싱턴DC 연방법원에 제출한 문건을 통해 북한에 외교공한을 전달했다고 통보했다. 해당 외교공한의 사본도 법원에 함께 제출했다.
외교공한에는 김동식 목사 납치 사건과 관련한 수정 판결문과 궐석판결 통지서를 뉴욕 유엔주재 북한대표부에 전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국무부는 관련 문서가 미국 법원의 요청에 따라 송달됐으며, 미국 연방법이 정한 외국 정부 대상 문서 전달 절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엘리자베스 그래콘 미 국무부 해외시민서비스국 운영국장도 외교공한이 지난 3월 23일 작성됐고, 같은 달 26일 유엔주재 북한대표부에 전달됐다고 확인했다.
북한대표부가 해당 외교공한이나 배상 판결에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 법원, 북한에 총 3억6600만 달러 배상 명령
북한에 전달된 문건은 김동식 목사 납치 사건과 관련해 워싱턴DC 연방법원이 지난해 내린 손해배상 판결문이다.
법원은 김 목사의 부인 김영화 씨에게 2천500만 달러, 딸 다니 버틀러 씨와 아들 김춘국 씨에게 각각 2천50만 달러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와 함께 총 3억 달러의 징벌적 손해배상도 인정했다. 전체 배상액은 3억6천600만 달러로, 한화 약 5천208억 원 규모다.
해당 재판은 북한이 소송에 대응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된 궐석재판이었다. 법원은 김 목사의 납치와 사망에 대한 북한의 책임을 인정하고 유족들에게 배상하도록 판결했다.
탈북민 돕다 2000년 중국서 납치
김동식 목사는 중국에서 탈북민을 지원하던 중 2000년 1월 북한 공작원들에게 납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북한으로 끌려가 평양에서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연방법은 원칙적으로 외국 정부를 상대로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외국주권면제법에 따라 테러지원국에 대해서는 일정한 요건을 충족할 경우 예외적으로 소송과 손해배상 청구를 허용한다.
미국 정부는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고 있으며, 김 목사 유족도 해당 법률을 근거로 북한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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