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시인
윤동주 시인

윤동주 시인만큼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시인이 있을까? 윤동주는 일제(日帝)하 예언자적 저항시인으로 옥고를 치루다 안타깝게 요절한 독특한 서사(敍事)를 가진 시인이다. 더구나 그가 별과 십자가와 참회의 시인이라는 데서 기독교인들은 남다른 감정을 가진다. 심지어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시인)는 윤동주 삶을 흠모하여 윤동주 평전을 뛰어 넘어 그의 흔적(용정의 생가, 연희전문, 도시샤대, 후쿠오카 감옥, 무덤 앞 등)을 직접 탐방하고 '평전시'라는 독특한 메타시의 경지를 개척하기도 했다.

​해방을 앞두고 만 27세에 요절한 윤동주 시인이 해방 이후에도 살아있었다면 과연 어떤 시를 창작하였을까? 최근 박진호 박사(디지털 복원전문가, 고려대 교수)를 중심으로 '인공 지능(AI)'을 활용하여 해방 후 윤동주 시인의 가상 시 창작 실험을 해 화제다.

​박 교수는 윤동주 시인이 쓴 144편 전작 시(詩) 데이터로 Hyper Flow로 학습시켜 ‘윤동주AI’를 구현하고, 해방의 감격과 이념의 혼란, 통일 한국에 대한 상상 등 세 가지 역사적 프롬프트를 입력해 시(詩) 창작 실험을 진행했다.

​“사람이 사람을 믿을 수 있는 그날의 시를…”

플로우 그래프
Hyper Flow 개발 플랫폼의 기본 개발 요소인 플로우 그래프의 모습. Hyper Flow는 시각적으로 로직을 설계하여 AI 애플리케이션과 워크플로우를 만드는 노코드 환경을 제공한다. ©박진호 박사 제공

인공지능이 창작한 시 중 하나인 「해방(解放)의 별 아래」는 윤동주 특유의 시어 ‘별’, ‘밤’, ‘고향’ 등이 감성적으로 조합되어 깊은 울림을 준다. “나는 다만 사람이 사람을 믿을 수 있는 그날의 시(詩)를 / 하얀 종이 위에 조심스레 써내려갔다”는 구절은 마치 진짜 윤동주가 해방된 조국을 바라보며 읊조린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윤동주 AI’는 그의 언어적 정제미와 상징적 이미지, 고독한 사색을 일정 수준 재현해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 ‘윤동주AI’ 프로젝트를 주도한 고려대학교 박진호 박사는 “AI가 시인의 내면적 체험과 시대적 고통까지 완전히 재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인간 작가의 감정과 맥락적 상상력이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윤동주 시인(詩人)의 문체, 어휘, 상징, 그리고 그 안의 감정을 데이터로 삼은 것이다. 여기에 세 가지의 역사적 프롬프트가 더해졌다.

​(1) 해방의 감격과 조국의 희망
(2) 이념의 소용돌이 속 시인의 고뇌
(3) 통일된 한반도를 향한 이상적 상상

결과는 놀라웠다. ‘윤동주AI’ 는 마치 진짜 살아있는 시인을 모방했고, 때로는 그를 닮은 것 같았다.

​‘윤동주AI’를 통해 창작한 대표적인 시 「해방(解放)의 별 아래」는 윤동주의 대표작인 「서시」나 「별 헤는 밤」의 감성을 그대로 이어간다.

“나는 다만 사람이 사람을 믿을 수 있는 / 그날의 시를 / 하얀 종이 위에 조심스레 써내려갔다.”

이렇게 살아생전 윤동주 시인의 전형적인 스타일 글들인 밤, 별, 고향, 고요한 바람. 그가 즐겨 쓰던 언어들이 다시 시 속에 살아난 것이다. 윤동주의 시(詩) 세계를 인공지능으로 복원하고, 그가 살아 있었다면 해방 이후 어떤 시를 썼을지를 상상하는 전례 없는 창작 실험이다.

​앞으로 이런 인공지능 기술이 시인의 영혼을 닮을 수 있을까? 하지만 이 실험은 시(詩) 쓰기의 경계에 대해 되묻게 한다.

​또한 인공지능은 시(詩)를 쓸 수 있는가? 혹은, 기계가 ‘윤동주처럼’ 시를 쓴다면, 그것은 시(詩)인가, 아니면 단순한 AI복제의 산물인가?

​‘윤동주AI’는 실제 윤동주 시인의 시어와 감성을 일정 부분 재현했지만, 그가 느꼈던 역사적 고통과 실존적 성찰은 여전히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윤동주AI’는 문학을 완성한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문학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도구로써 기능하는 것으로 현재로서는 그렇게 파악해 볼 수 있다. 이런 도전적인 실험이 가능했던 기술적 바탕은 미리내테크놀로지의 노코드 AI 플랫폼 ‘Hyper Flow’에 힘입은바 크다.

​이것은 생성형AI 개발을 단순화하고 강력하면서도 사용자 친화적인 환경을 제공하는데 이 Hyper Flow 개발에 실리콘 벨리의 50년 이상 경력의 실리콘 밸리 베테랑 개발인 존 웨인라이트(John Wainwright)https://en.wikipedia.org/wiki/John_Wainwright_(computer_scientist) CTO가 개발자로 투입되었다. 2024년 5월부터 하루 18시간 이상씩 주7일을 개발한 결과로 HyperFlow가 탄생하였다. 그는 지금까지 총 56년 소프트웨어 개발 경력을 가지고 있고, 객체지향 언어의 선구자(Objects-in-C, MaxScript)이며 Apple, Autocad에 기술 및 회사를 매각하였다. 또한 Amazon의 제프베조스가 존 웨인라이트를 기리기 위해 시애틀 본사에 웨인라이트빌딩이라고 이름짓기도 했다. 그 동안 대용량 머신러닝/인공지능 시스템 개발 및 상용화에 앞장서 온 것이다.

조덕영 박사
조덕영 박사

​이런 Hyper Flow는 문학, 예술, 시나리오, 교육까지—누구나 프로그래밍 없이 AI 창작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 이 플랫폼은 ‘창작의 문턱’을 기술로 낮추고 있는 셈이다.

​‘Hyper Flow’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창작 파트너다. 과거의 시인을 소환하고, 가상의 미래를 설계하는 이 플랫폼은 예술과 기술 사이의 간극을 좁혀 나갈 전망이다. 앞으로 Hyper Flow 플랫폼은 프로그래밍 지식 없이도 다양한 생성형 AI 모델을 구축할 수 있는 노코드 기반 시스템으로, 시(詩)뿐 아니라 소설, 시나리오, 다큐멘타리 등 다양한 콘텐츠 창작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는 이제, 시인을 기술로 다시 만나는 시대에 살고 있게 된 셈이다. 앞으로 AI는 과연 문학(文學)의 대체자인가, 아니면 기억의 확장인가? 윤동주는 생전에 이런 말을 남겼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윤동주 시인(詩人), 그의 목소리를 닮은 AI가 오늘, 다시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다. 그 하늘 아래에서, 인간과 기계는 함께 ‘시(詩)’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 ‘윤동주AI’ 프로젝트는 문학과 인공지능의 융합을 통해 과거 시인의 정신을 현대에 소환하고, 이를 디지털 경험 콘텐츠로 전환하는 새로운 문화기술 실험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윤동주 AI’ 프로젝트는 향후 문학교육 자료, 디지털 전시, 인공지능 기반 문학관 등 다양한 응용 방안으로의 확장 가능성도 제시하고 있어, AI 기술을 활용한 문학작품의 미래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료 제공: 박진호 박사-

​조덕영 박사(창조신학연구소, 신학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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