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벨 산체스(Maribel Sánchez) 의원
마리벨 산체스(Maribel Sánchez) 의원이 2026년 1월 오픈도어(Open Doors)가 발표한 세계 기독교 박해 지수(World Watch List) 지도를 보여주고 있다. ©Spanish Congress YouTube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널(CDI)은 스페인 의회 하원에 해당하는 국회의원회의(Congress of Deputies) 외교위원회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종교 박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박해받는 기독교인 보호 강화’를 목표로 한 정책을 승인했다고 4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스페인 보수 정당인 국민당(Popular Party)이 제안한 것으로, 신앙을 이유로 발생하는 폭력과 학살에 대해 국제사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마련됐다.

외교위원회에서 승인된 이번 initiative는 종교 자유 보호와 국제 인권 문제 대응을 주요 목표로 하며, 특히 세계 여러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기독교 공동체에 대한 폭력과 박해 문제를 스페인 외교 정책 차원에서 보다 강력하게 대응하도록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제안은 스페인 정치권 내에서 종교 자유와 인권 보호 문제를 다시 한 번 중요한 국제 의제로 부각시키는 계기가 됐다.

“종교 자유는 민주주의의 지표”…국민당 의원 제안

해당 결의안을 발의한 국민당 소속 마리벨 산체스(Maribel Sánchez) 의원은 제안 설명 과정에서 종교 자유가 특정 종교만을 위한 특권이 아니라 보편적인 인권이라고 강조했다.

산체스 의원은 "종교 자유가 세계인권선언 제18조에 명시된 기본적 권리라고 언급하며, 종교 자유가 존중되는지 여부는 한 국가의 민주주의 수준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라며 "현재 전 세계 현실은 이러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종교를 이유로 한 차별과 폭력이 여전히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전 세계 기독교 박해 통계…3억8천만 명 영향

토론 과정에서 제시된 자료에 따르면 국제 기독교 인권단체 오픈도어(Open Doors)가 발표한 ‘세계 기독교 박해 지수(World Watch List) 2026’는 약 3억8,800만 명의 기독교인이 높은 수준 또는 극심한 수준의 박해와 차별을 겪고 있는 국가에 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산체스 의원은 이러한 상황이 단순한 개별 사건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권위주의 정부의 확대와 각종 무력 충돌, 전쟁 등이 종교 자유를 약화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러한 환경 속에서 기독교 공동체가 점점 더 취약한 상황에 놓이고 있다"고 말했다.

의회 내 격론…정당 간 의견 갈려

CDI는 해당 결의안은 의회 외교위원회에서 토론을 거치며 정치권 내 의견 차이를 드러냈다고 밝혔다. 스페인 총리 페드로 산체스(Pedro Sánchez)가 이끄는 사회민주당 PSOE 측을 대표해 발언한 마리아 돌로레스 코루호(María Dolores Corujo) 의원은 국민당이 제출한 proposal을 강하게 비판했다.

코루호 의원은 국민당이 종교 박해 문제를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일부 정책이 이슬람 혐오를 부추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국민당이 지방정부 차원에서 무슬림 공동체를 차별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이번 proposal의 의도에 의문을 제기했다.

좌익 연합 수마르(Sumar) 소속 아구스틴 산토스 마라베르(Agustín Santos Maraver) 의원도 해당 법안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다만 그는 모든 형태의 종교 박해와 차별을 반대한다는 원칙에는 동의한다고 설명했다.

산토스 의원은 스페인이 국제사회에서 문명 간 대화를 촉진하는 ‘문명 동맹(Alliance of Civilisations)’과 같은 프로젝트를 통해 소수자 보호와 협력을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카탈루냐 좌파 정당인 에스케라 공화당(Esquerra Republicana)의 조르디 살바도르(Jordi Salvador) 의원은 해당 proposal에 찬성했다.

살바도르 의원은 어떤 종교나 문화도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며 모든 소수 집단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 의회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는 “2등급 신앙이나 감정, 언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극우 정당 복스(Vox) 역시 해당 initiative에 지지를 표명했다. 복스 소속 알베르토 아사르타(Alberto Asarta) 의원은 세계 여러 지역에서 기독교 공동체가 납치, 성폭력, 테러 등 다양한 형태의 폭력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이지 않는 박해’ 문제 제기

CDI는 이번 결의안은 기독교인에 대한 물리적 폭력뿐 아니라 일상 속에서 나타나는 구조적 차별 문제도 함께 지적했다고 밝혔다. 오픈도어 스페인 지부의 테드 블레이크(Ted Blake) 대표는 최근 인터뷰에서 종교 박해가 항상 공개적인 폭력 형태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국가에서 기독교인들이 항상 공격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사회 구조 속에서 권리가 제한되고 취약한 상황에 놓여 있다. 이러한 상황은 취업 기회, 교육 접근, 사법 시스템 이용 등 다양한 영역에서 차별로 이어지며 일부 국가에서는 기독교인이 사실상 2등 시민처럼 취급되는 현실을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스페인 외교 정책 변화 가능성

외교위원회가 승인한 이번 결의안은 스페인 정부가 유럽연합(EU), 유럽평의회(Council of Europe), 유엔(UN) 등 국제기구에서 종교 박해 문제를 보다 적극적으로 제기하도록 촉구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국제 협력과 인권 기준을 외교 정책에 연계해 종교 자유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특히 이번 제안은 종교 자유 보호가 강제 이주 문제를 예방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표결은 의회 내에서 의견이 크게 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결의안은 단 한 표 차이로 통과됐으며 18명의 의원이 기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결정은 종교 자유와 기독교 박해 문제를 스페인 정치 의제의 중심으로 다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

국제 가톨릭 단체 ‘에이드 투 더 처치 인 니드(Aid to the Church in Need)’가 발표한 2025 종교 자유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약 54억 명이 종교 자유 침해가 심각한 국가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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