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드 에슬러
테드 에슬러. ©moodypublishers.com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테드 에슬러의 기고글인 ‘교회성장운동, 그리고 한 문화의 방법을 다른 문화에 적용할 때의 도전’(The church growth movement and the challenge of carrying methods across cultures)를 6월 1일(현지시각) 게재했다.

테드 에슬러는 선교단체와 교회 수백 곳을 대표하는 선교 네트워크인 Missio Nexus의 대표이다. 그는 컴퓨터 산업 분야에서 일한 후, 1990년대 발칸 지역에서 사역했다. 이후 선교단체 Pioneers에서 다양한 리더십 역할을 맡았으며, 2015년 Missio Nexus 대표로 임명됐다. 다음은 기고글 전문.

필자는 최근 토드 윌슨(Todd Wilson)의 신간 『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가?(How Did We Get Here?)』를 읽고 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어떤 형태로든 교회 개척 사역에 몸담아 온 사람이라면 반드시 시간을 내어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윌슨은 지난 70년에 걸친 '교회 성장 운동(Church Growth Movement)'의 등장과 진화 과정을 상세히 다룬다. 책에 언급된 교회 중 한 곳이라도 다녀본 적이 있다면, 이 역사적 발자취를 따라가는 과정이 묘하게 느껴질 것이다. 이 책은 필자가 지금껏 본 어떤 자료보다도 대형 교회(megachurch)의 부상 과정을 탁월하게 포착해 낸다.

필자는 이 책에서 세계 선교와 매우 깊은 관련이 있다고 생각되는 한 가지 논점에 잠시 주목하고자 한다. 비록 윌슨이 책에서 직접적으로 선교를 언급하지는 않지만, 선교사들은 비토착적(외부의) 아이디어가 어떻게 토착(현지) 교회에 해를 끼칠 수 있는지에 대해 오랫동안 씨름해 왔다.

교회 성장 운동에 관해 윌슨이 제시하는 핵심 논지는, 본래 선교를 위해 개발된 타문화권 전략이었던 이 운동이 훗날 소비문화에 의해 편승되고 변질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정당하게 묻는다. "한 문화적 맥락에서 개발된 패러다임이 다른 문화권으로 이식될 때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이것이 바로 이 책이 펼쳐내는 거대한 서사다. 복음이 지리적 거리를 넘어 전파되는 대신, 문화의 흐름이 변화하며 교회 성장 운동을 휩쓸어 버렸고, 그 과정에서 본래 의도하지 않았던 결과물들이 탄생했다고 그는 주장한다.

오늘날 교회 성장 운동은 CEO형 목회자들이 교회를 키우기 위해 사용하는 얄팍하고 시장 주도적인 원리라며 많은 비판을 받는다. 하지만 윌슨은 이 운동이 애초에 그런 의도로 시작된 것이 아니었음을 논증하며, 필자 역시 그의 생각에 동의한다.

이 운동의 창시자로 여겨지는 도널드 맥가브란(Donald McGavran)은 인도에서 사역하던 선교사였다. 그는 교회가 선교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단일 문화권에서의 교회 개척이 아닌) 그의 선교적 경험과 사상이 바로 이 운동을 태동시킨 초기 아이디어의 본질이었다. 그러나 문화가 변하면서 이러한 아이디어들은 선의를 가진 교회 개척자들에 의해 본래의 의도와 다르게 전용되었다. 윌슨은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맥가브란의 원래 원칙들은 철저히 복음 전도 지향적이었고, 성경에 기반을 두었으며, 선교 중심적이었다. 그러나 의도치 않은 선의에서 비롯되었다 할지라도, 이 원칙들이 점진적으로 변질되면서 서서히 제자 훈련보다 출석 수를, 관계보다 프로그램을, 배가(multiplication)보다 단순 증가(addition)를 우선시하는 소비자 중심의 운영 시스템이 만들어지고 말았다."

이러한 변질은 교회 개척 과정에서 영성을 앗아가는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일어났다. 해외 선교지에서 사역하며 미국에 있는 수많은 교회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형태의 교회를 직접 목격해 본 사람이라면, 이 책의 내용에 깊이 공감할 것이다.

이처럼 문제를 철저하고 유익하게 짚어내는 자료가 등장했으니, 앞으로 몇 달간 다양한 교회 지도자들이 이러한 소비자 지향적인 교회 모델과 어떻게 거리를 두게 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윌슨은 자신의 사역 기간 내내 이러한 변화의 과정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았고, 책에서 실명을 거론하는 것도 주저하지 않는다. 하지만 동시에 그는 매우 관대한 태도를 보여주며, 이 책은 결코 교회를 해체(deconstruct)하려는 목적으로 쓰이지 않았다. 책의 마지막 장은 미국 내 교회 개척 현장에 있는 모든 이들이 깊이 고민해 볼 만한 훌륭한 질문들을 던진다.

책을 읽으며 필자는 '이머징 처치 운동(Emerging Church Movement)'도 떠올랐다. 책에서는 이 부분을 아주 짧게 다루고 있으며 중심 주제도 아니다. 하지만 이 운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아마도 창시자나 사상적 지도자일) 레슬리 뉴비긴(Leslie Newbigin) 역시 맥가브란처럼 타문화권에서 사역하던 선교사였다.

그는 고국으로 돌아와 선교 현장에서 치열하게 고민했던 아이디어들을 자신의 본국 문화에 소개했다. 그러나 그 운동 역시 지역 교회들에 여러 문제를 야기했는데, 이는 뉴비긴 자신도 미처 예상하거나 의도하지 못했던 것들이었을 것이다. 다루는 구체적인 이슈는 다를지라도, 선교적 경험에서 비롯된 방법론이나 패러다임이 그대로 이식될 때 발생하는 본질적인 문제는 동일하다.

선교사들이 어떤 전략을 타문화권으로 가져갈 때, 그 전략이 현지에 맞지 않거나 향후 초래할 수 있는 잠재적 파급력을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선교지의 문화로 흘러갈 때나, 선교지의 문화로부터 가져올 때 양방향 모두에 해당된다. 여기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가장 중요한 원칙은, 모든 상황과 맥락은 고유하며 우리는 그것을 있는 그대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완전히 다른 아이디어들을 타문화권에 도입하려는 이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예를 들어, 최근 몇 년간 유행한 "운동(movements)을 일으키고자" 열망하는 이들은 자신들이 어디에나 적용하려는 아주 구체적인 전략을 가지고 있다. 오해하지 말 것은, 필자 역시 운동 전략을 사랑한다. 그러나 이를 다양한 맥락에 도입할 때는 반드시 신중해야 한다. 그럼에도 진짜 맹신자들은 이 방법 외에 다른 사역 방식은 없다고 여긴다.

이와 비슷하게, 운동 전략을 실천하는 이들의 강력한 라이벌로서 전통적/선포적 모델을 취하는 이들도 있다. 이들은 현재 자신들을 가리켜 '건강한 교회(Healthy Church)' 모델이라 부른다. 필자는 이 모델 또한 사랑한다! 하지만 이 역시 맞지 않는 상황에 억지로 전략과 신학을 주입하는 유사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이 모델의 치명적인 약점은 그 지지자들이 자신들의 방식만을 이른바 "성경적 모델"이라 여기며 다른 모든 것들을 심판하려 든다는 점이다.

필자는 종종 이렇게 말하곤 한다. "당신의 방법론이 당신의 신학이 될 때, 당신의 교회론(교회에 대한 이해와 실천)은 병폐(pathology)가 되고 만다." 이것이 바로 『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가?』라는 책 전체에 흐르는 저류이다. 곧, 영성보다 앞선 전략이다.

언젠가 필자가 리더십 개발 프로그램에 참여했을 때의 일이다. 텍사스의 한 저명한 대형 교회 목사가 리더들을 위해 강연을 하러 왔다. 그는 수많은 대형 교회를 개척한 경험이 있었다. 강연 중 어느 순간 그가 말했다. "저는 이 도시에 와서 6개월 안에 5천 명 규모의 교회를 개척할 수 있습니다. 이미 여러 번 해본 일입니다. 우리는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시스템을 작동시키는 방법을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제가 그렇게 한다면..." 여기서 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매우 진지한 표정으로 이어갔다. "저는 죄를 짓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성령님은 저를 이 도시에 교회를 개척하라고 부르시지 않았는데, 제가 오직 시스템과 전략에만 의존하여 그 일을 해낸 것이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그 목회자만큼은 영성보다 전략이 앞설 때의 위험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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