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사랑밭 공동설립자인 홍현송 사모가 지난 5월 10일 향년 66세로 별세했다. 평생을 무의탁 노인과 장애인, 고아 등 사회적 돌봄이 필요한 이들과 함께하며 헌신해 온 그의 삶은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깊은 울림으로 남고 있다.
홍현송 사모는 NGO 함께하는 사랑밭 설립자인 권태일 목사의 아내로, 35년이 넘는 시간 동안 복지 사역의 최전선에서 소외된 이웃들을 돌보는 일에 힘써왔다. 특히 정부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위해 설립된 공동체와 복지시설의 기반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그가 처음부터 함께한 인천 ‘즐거운집’ 공동체는 갈 곳 없는 노인과 장애인, 고아들을 돌보기 위해 시작됐다. 별다른 지원 없이 출발한 공동체는 점차 입소자들이 늘어나며 규모가 커졌고, 홍현송 사모는 그 안에서 가족을 돌보듯 사람들을 보살폈다. 매일 수십 명에서 많게는 100명이 넘는 이들의 식사를 책임지며 공동체 운영을 뒷받침했다.
당시 공동체의 생활 환경은 매우 열악했다. 재개발 지역을 전전하며 거처를 옮겨야 했고, 비가 새는 집과 불편한 생활환경 속에서도 공동체 구성원들의 삶을 돌보는 일은 멈추지 않았다. 주변에서는 그를 두고 누구보다 강인하면서도 따뜻한 사람이라고 기억한다.
복지시설 설립과 운영의 중심에서 헌신
‘즐거운집’ 공동체를 기반으로 이후 다양한 복지시설이 설립됐다. 아동복지시설 해피홈을 비롯해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브솔시내, 노인양로시설 나솔채, 사회복지법인 작은공, 실버홈 노인요양시설 등으로 사역 영역이 확대됐다.
홍현송 사모는 이러한 시설들이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에서 행정과 운영, 현장 돌봄까지 직접 맡으며 헌신을 이어갔다. 특히 해피홈 원장으로 재직하며 직원들과 함께 아동 돌봄 사역에 힘썼고, 시설이 분화된 이후에도 노인과 장애인, 아동들을 두루 살피며 현장을 지켰다.
그를 기억하는 이들은 한결같이 그의 섬김을 이야기한다. 과거 도움을 받았던 이들은 가장 힘든 시기에 손을 내밀어 준 사람이 홍현송 사모였다고 회고한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향한 따뜻한 관심과 실질적인 도움은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주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함께 사역했던 관계자들 역시 자신의 가족보다 먼저 어려운 이웃을 돌보았던 사람으로 그를 기억했다. 노인들의 식사와 목욕, 생활 전반을 직접 챙기며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섬겼고, 몸이 불편해진 이후에도 현장을 떠나지 않았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암 투병 속에서도 놓지 않았던 사명
홍현송 사모는 오랜 시간 질병과 싸우면서도 사역을 멈추지 않았다. 2009년 갑상선암 진단을 받은 데 이어 2014년에는 폐암, 2017년에는 위암 진단을 받았지만 복지 현장을 떠나지 않고 맡겨진 역할을 감당해 왔다.
오랜 투병 생활 속에서도 사역을 이어온 공로를 인정받아 2022년에는 사회복지 분야 최고 권위의 정부 포상 가운데 하나인 국민훈장 목련장을 수훈했다. 이는 수십 년 동안 이어진 그의 헌신이 사회적으로도 인정받았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았다.
홍현송 사모는 과거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남긴 글에서 어려운 이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생각으로 쉼 없이 일해 왔다고 기록했다. 수많은 사람들의 생활을 책임지며 밤낮없이 돌봄의 현장을 지켰고, 공동체와 복지시설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묵묵히 헌신해 왔다고 회고했다.
권태일 목사는 최근 고인을 추모하며 "갈 곳 없는 사람들을 공동체로 데려오는 일은 내가 했지만, 그들을 먹이고 입히고 밤새 돌본 사람은 아내였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은 오랫동안 언론과 사회의 조명을 받아왔지만 정작 더 많은 일을 감당한 사람은 늘 뒤에서 묵묵히 섬겨 온 아내였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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