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나이지리아 중부 지역에서 기독교인을 겨냥한 폭력 사태와 관련해 에스겔 다초모(Ezekiel Dachomo) 목사의 친인척 9명이 살해된 사건을 강력히 규탄하며 나이지리아 정부에 기독교 공동체 보호를 위한 즉각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미 국무부 아프리카국(Bureau of African Affairs)은 프랭크 가르시아(Frank Garcia) 아프리카 담당 차관보가 최근 나이지리아 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이번 사건을 논의했으며, 이 같은 공격을 막기 위한 보다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가르시아 차관보는 나이지리아 중부 지역에서 기독교 공동체와 기타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한 폭력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히며, 가해자들을 반드시 법의 심판대에 세우고 지역 치안을 신속히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희생자 가족과 이번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모든 이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나이지리아 정부 관계자들과 논의했듯이 이 같은 폭력 행위를 막기 위해 더욱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가해자들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하며, 기독교인과 기타 취약한 공동체를 보호하기 위한 긴급한 치안 강화 조치가 요구된다”며 “미국은 나이지리아 정부 및 국제사회와 협력해 테러와 폭력적 극단주의에 대응하고, 기독교인을 비롯한 모든 나이지리아 국민이 폭력과 박해의 두려움 없이 신앙을 실천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앞서 다초모 목사가 “공포가 삶의 방식이 됐다”며 미국의 개입을 호소한 영상이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에 의해 공유되면서 국제사회의 관심을 받은 이후 더욱 주목받고 있다.
다초모 목사는 지난 24일 공개한 기도 요청문에서 “매일 두려움에 사로잡힌 마을을 찾아 신앙 때문에 남편을 잃은 과부들을 위로하고, 하루아침에 부모를 잃은 아이들과 함께 기도하고 있다”며 “총성이 들리는 밤에도 그리스도의 사랑 때문에 사역을 멈출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인구 약 2억3천만 명의 나이지리아는 이슬람교와 기독교 신자가 거의 절반씩을 차지하고 있다. 북부 12개 주는 샤리아(이슬람 율법)를 시행하고 있으며, 남부는 기독교인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베누에(Benue), 플래토(Plateau), 카두나(Kaduna), 나사라와(Nasarawa)주를 포함하는 중부 ‘미들벨트(Middle Belt)’ 지역은 두 종교가 혼재하는 곳으로, 기독교 공동체를 대상으로 한 폭력 사건이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현지 매체 ‘트루스 나이지리아(Truth Nigeria)’에 따르면 지난 7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의 공격으로 북부 지역에서 수십 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이 가운데 다초모 목사의 친인척 9명도 포함됐다.
다초모 목사 가족이 거주하던 마을은 지난 11일 플래토주 주도 조스(Jos) 남쪽의 외딴 지역에서 공격을 받았다. 이후 플래토주와 베누에주에서는 추가 공격이 잇따랐으며, 조스 남동쪽 약 90㎞ 떨어진 비교적 안전한 지역에서도 4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플래토주 의회 의장을 지낸 가브리엘 듀언(Gabriel Dewan)은 희생자 합동 장례식에서 사건 발생 전 판크신(Pankshin) 지방정부 타카스(Takkas) 지역 피어(Fier) 숲에 정체불명의 헬리콥터가 착륙하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이지리아 북동부와 북서부의 외딴 지역에 헬리콥터가 착륙하는 것은 무기가 테러리스트들에게 전달되고 있다는 신호”라며 경찰과 군에 해당 지역을 수색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사건 책임자들을 체포해 처벌해야 한다며 미국의 지원이 미들벨트 지역까지 확대되기를 요청했다.
이번 사건은 미국 의회에서 나이지리아 내 기독교 박해 문제가 다시 논의되고, 미국과 나이지리아 간 대테러 협력이 강화되는 가운데 발생했다.
최근 미국 의회는 나이지리아의 유혈 사태와 정부 대응 문제를 마이크 왈츠(Mike Waltz) 유엔 주재 미국 대사에게 제기했다.
청문회에서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아프리카소위원장 크리스 스미스(Chris Smith) 의원은 기독교인들이 여전히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주요 표적이 되고 있으며, 이에 반대 목소리를 내는 무슬림들 역시 위험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코하람(Boko Haram), ISIS 서아프리카지부(ISIS West Africa), 풀라니(Fulani) 무장세력 등을 언급하며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이에 왈츠 대사는 “우리는 기독교인 박해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대통령과 미국 정부의 관심 이후 나이지리아 정부도 대응에 나서고 있으며, 대테러 분야와 치안 역량 강화에서 이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여전히 많은 지역에서 시행되고 있는 샤리아법과 관련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며 “교회가 불태워지고 목회자들이 살해당하며, 단지 목에 십자가를 걸었다는 이유만으로 체포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테드 크루즈(Ted Cruz) 상원의원도 자신의 SNS를 통해 나이지리아 정부의 대응을 비판했다.
크루즈 의원은 나이지리아 정부가 신성모독법과 샤리아법을 통해 기독교인과 다른 종교 소수자들에 대한 대규모 폭력을 방치하는 환경을 조성했으며, 이슬람 성전주의 세력의 공격에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관련 책임자들에게 제재를 부과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나이지리아 정부는 미국의 우려에 답하기보다 비판 세력을 겨냥한 홍보전에 집중해 왔다”며 “미 하원이 이번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함으로써 이러한 태도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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