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K21 해외학자 초청 강연회 개최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BK21 초연결 시대의 미래 종교 교육연구팀이 개최한 특별강연이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이날 강연에서는 미국 GTU 산하 CTNS의 로버트 러셀 명예교수와 브레이든 몰호크 소장이 신학과 과학, 인공지능(AI), 기후위기 등 현대 사회의 핵심 의제를 주제로 발표했다. ©연신원 제공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4단계 BK21 초연결 시대의 미래 종교 교육연구팀(팀장 임성욱 교수)이 세계적인 신학과 과학 분야 석학들을 초청해 현대 문명이 직면한 핵심 과제를 신학적 관점에서 조명하는 특별강연을 개최했다.

BK21 연구팀은 지난 9일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을 통해 미국 버클리 소재 Graduate Theological Union(GTU) 산하 신학과 자연과학 센터(CTNS, Center for Theology and the Natural Sciences)의 설립자인 로버트 러셀(Robert Russell) 명예교수와 현 소장 브레이든 몰호크(Braden Molhoek) 교수를 초청해 특별강연을 진행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번 강연은 전통적인 신학과 과학의 대화를 넘어 인공지능(AI), 기후위기, 우주론, 생태, 기술윤리 등 현대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를 신학과 융합적으로 성찰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강연에서는 과학과 신학이 서로 대립하는 영역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적 질문에 함께 응답할 수 있는 학문적 가능성이 폭넓게 논의됐다.

러셀 교수는 자신의 저서 『Cosmology from Alpha to Omega(알파에서 오메가까지의 우주론)』를 중심으로 현대 우주론과 기독교 신학이 만나는 다섯 가지 핵심 주제를 소개하며 과학과 신학의 공명(consonance)에 대한 관점을 설명했다.

첫 번째 주제로는 빅뱅 우주론과 우주의 시작을 의미하는 T=0 개념을 다뤘다. 그는 "우주의 시작 자체가 하나님의 존재를 직접 증명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 창조를 신앙으로 받아들이는 이들에게는 과학이 신앙과 공명하는 하나의 간접적인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생명이 존재할 수 있도록 우주가 정교하게 조율되어 있다는 '미세 조정(Fine Tuning)' 논쟁도 소개했다. 그는 하나님이 생명 친화적인 우주를 설계했다는 유신론적 설계론과 다중우주 가설을 함께 설명하면서, 오히려 수많은 우주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하나님이 모든 우주를 창조하셨다는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다는 신학적 해석도 제시했다.

◇ 창조와 진화, 자연악, 종말론까지 신학과 현대 과학의 접점 조명

러셀 교수는 창조와 진화의 관계에 대해서도 통합적인 관점을 제안했다. 그는 진화를 하나님이 다양한 생명을 창조하는 과정으로 이해하는 유신론적 진화론(Theistic Evolution)을 소개하며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칼 라너, 위르겐 몰트만 등 여러 신학자와 과학자들이 이러한 관점을 지지해 왔다"고 설명했다.

또한, 자신의 대표적인 이론인 '비개입적 객관적 신적 행위(NIODA, Non-Interventionist Objective Divine Action)'를 소개했다. 이 이론은 양자역학이 제시하는 자연의 불확정성과 열린 가능성을 토대로 하나님이 자연법칙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자연 안에서 역사하실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강연에서는 자연 속 고통과 재난을 의미하는 '자연악(Natural Evil)' 문제도 주요하게 다뤄졌다. 러셀 교수는 "자신이 20년간 암과 싸워온 경험을 언급하며 생물계의 고통과 죽음이 단순한 부수적 현상이 아니라 생명 자체를 구성하는 요소라는 점을 신학적으로 깊이 성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말론과 우주론의 관계도 중요한 주제로 제시됐다. 그는 표준 빅뱅 우주론이 예측하는 우주의 종말과 기독교의 '새 창조(New Creation)' 개념 사이의 긴장 관계를 설명하면서 "과학과 신학이 함께 탐구해야 할 미래 연구 과제"라며, 위르겐 몰트만, 테드 피터스, 볼프하르트 판넨베르크 등의 종말론을 통해 현대 우주론과 기독교 종말론이 상호 대화를 이어갈 가능성을 제시했다.

◇ 생성형 AI와 기후위기, 신학이 응답해야 할 새로운 시대 과제 제시

이어 발표에 나선 몰호크 교수는 CTNS의 연구가 기존의 신학과 과학의 대화를 넘어 인공지능, 기후변화, 기술윤리 등 현대 과학기술이 제기하는 새로운 문제들로 확장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특히 템플턴 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 중인 'Virtuous AI?' 프로젝트를 설명하며 생성형 인공지능 시대의 윤리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몰호크 교수는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가 이용자의 의견에 과도하게 동조하는 '아첨하는 AI(Sycophantic AI)' 현상이 인간의 비판적 사고와 도덕적 성찰 능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AI 기술이 특정 문화나 가치관에 치우치지 않도록 다양한 문화권과 공동체의 가치가 기술 개발 과정에 함께 반영되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인간 본성의 미래, AI 시대에서 하나님의 형상(Imago Dei) 개념의 재해석, AI가 생성한 신학 콘텐츠의 종교적 권위 문제, 인공 초지능(ASI)을 신격화하는 새로운 종교 운동 등에 대한 신학적 연구가 앞으로 CTNS의 주요 연구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 AI 시대 신학과 과학 융복합 연구 확대 기대

BK21 해외학자 초청 강연회 개최
BK21 해외학자 초청 강연회 포스터. ©연신원 제공

강연 이후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성경 해석과 신학·과학의 관계를 비롯해 문화마다 달라질 수 있는 덕(Virtue)의 개념, 자연악과 고통의 문제, 생태신학과 기후정의, CTNS의 향후 연구 방향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몰호크 교수는 "문헌비평과 역사비평을 통해 성경 본문의 장르와 사회적 기능을 이해하는 작업이 신학과 과학의 대화를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중요한 기반"이라며 "CTNS가 '인간 및 행성 번영(Human and Planetary Flourishing)' 연구 협력체를 중심으로 생태신학과 기후정의, 기술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등을 통합적으로 연구해 나갈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특별강연은 신학과 과학의 전통적인 논의를 넘어 인공지능과 기후위기, 우주론, 생태, 기술윤리 등 현대 사회가 직면한 복합적인 과제를 학제 간 관점에서 조망하며 미래 종교교육과 공공신학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특히 창조와 진화, 자연악, AI 윤리, 생태와 기술의 책임 등 21세기 핵심 의제를 중심으로 신학과 과학의 대화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했다.

임성욱 교수는 "이번 강연은 신학과 과학의 대화가 인공지능과 기후위기, 기술윤리 등 현대 문명의 핵심 과제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 자리였다"며 "세계적인 신학·과학 융합 연구기관인 CTNS의 연구 성과를 국내 연구자들과 공유함으로써 한국 신학이 글로벌 학문 공동체와 함께 미래 사회의 도전에 주체적으로 응답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하는 뜻깊은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BK21 연구팀은 앞으로도 신학과 과학, AI, 생태를 아우르는 융복합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초연결 시대 미래 종교교육과 공공신학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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