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인구가 많아 ‘중국의 예루살렘’으로 불리는 중국 동부 저장성 원저우시의 유서 깊은 미등록 가정교회인 ‘야양교회(야중교회)’ 예배당이 결국 중국 당국의 무력 앞에 형체도 없이 철거됐다. 2014년 당국의 대대적인 기독교 탄압 조치에 맞서 12년간 타협 없이 신앙을 지켜온 이들의 저항이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면서 국제 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Voice of the Martyrs Korea)와 미국 차이나 에이드(China Aid)는 최근 공동 성명을 통해 “지난 5월 19일 경, 중국 당국이 원저우 야양진에 위치한 야양교회 예배당을 강제로 철거해 폐허로 만들었다”고 1일 공식 발표했다.
선교 단체들과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당국은 대중의 감시와 정보 유출을 철저히 차단하기 위해 수개월 전부터 치밀하게 철거를 준비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당국은 이미 지난 3월 교회 건물을 거대한 천막으로 완전히 뒤덮은 뒤 첨탑의 십자가를 먼저 제거했다. 이어 교회 주변 지역을 전면 봉쇄하고, 일반인의 접근을 막기 위해 교회에서 약 1km 떨어진 외곽에까지 보안 검문소와 경비 초소를 촘촘히 세웠다.
현숙 폴리 한국 순교자의 소리 대표는 목격자들의 진술을 인용해 “지난 5월 19일 경, 삼엄하게 통제된 보안 검문소를 뚫고 대형 건설 차량과 중장비들이 대거 진입했다”며 “인부들이 여러 층으로 이루어진 예배당 건물을 위층부터 차례로 부수기 시작해 결국 순식간에 폐허로 만들었다”고 참혹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원저우시 내 12개 지역교회 연합체의 ‘중심’ 역할을 해온 야양교회는 중국의 전설적인 가정교회 지도자 워치만 니(Watchman Nee)의 신앙 유산을 이어받은 유서 깊은 곳이다. 당국과의 본격적인 갈등은 1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4년 저장성 당국이 대대적인 ‘십자가 철거 작전’을 벌였을 당시, 야양교회는 수많은 교인이 체포되는 고초를 겪으면서도 타협을 거부하고 끝내 교회 모든 십자가를 지켜내 상징적인 곳이 됐다. 2017년에는 교회 내 감시카메라(CCTV) 설치를 강요하는 경찰에 몸으로 맞서다 여러 명의 교인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당국의 압박은 최근 들어 더욱 노골화됐다. 2025년 6월 24일 새벽에는 리빈 야양진장이 100여 명의 가용 인력을 이끌고 습격해 교회 담장과 대문을 철거하고 오성홍기 게양대를 강제로 설치했다. 같은 해 12월 15일에는 무려 1,000명이 넘는 경찰과 공안 요원이 교회를 급습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현숙 폴리 대표는 “당시 당국은 교회를 급습해 장악한 직후, 저녁 시간에 지역 주민들을 모아놓고 예정에도 없던 대규모 불꽃놀이를 벌였다”며 “그 주간 열린 한 공개 행사에서 정부 관계자가 ‘우리는 끝까지 이 작전을 밀어붙일 것’이라고 공언했는데, 이번 철거로 그들의 작전이 성공한 것처럼 보인다”고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강제 철거 과정에서 물리적 파괴뿐 아니라 추가적인 인신 구속도 자행됐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철거 당일 교회 이탈을 막거나 항의하던 교인 4명이 추가로 체포됐다. 이로써 이미 감옥에 수감되어 있던 18명을 포함해, 야양교회 소속으로 구금된 교인은 총 22명으로 늘어났다.
종교계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중국 시진핑 정부가 추진하는 ‘종교의 중국화(친정부화)’ 정책을 거부하는 미등록 가정교회에 대한 전방위적 본보기식 탄압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현숙 폴리 대표는 “중국 당국이 오랜 역사와 상징성을 지닌 예배당 건물은 강제로 무너뜨렸을지 몰라도, 워치만 니 시절부터 도도히 이어져 온 가정교회 성도들의 영적 뿌리와 신앙까지 철거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사태와 관련해 국제 사회의 비판 여론이 고조되고 있으나, 현재까지 원저우시 지방 정부나 타이순현 공안국은 어떠한 공식 입장이나 해명도 내놓지 않고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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