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KDB 재중 탈북자 강제송환에 대한 북·중 기관의 체계와 책임 문제 세미나
북한인권정보센터가 서울 글로벌센터 9층에서 ‘재중 탈북자 강제송환에 대한 북·중 기관의 체계와 책임 문제’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최승연 기자

북한인권정보센터(이사장 박종훈, 이하 NKDB)가 5일 오후 서울 글로벌센터 9층에서 ‘재중 탈북자 강제송환에 대한 북·중 기관의 체계와 책임 문제’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환영사, 축사, 발제, 증언, 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강제송환, 국제법과 인권 규범의 문제로 접근해야”

박종훈 이사장
종훈 이사장이 환영사를 전했다. ©최승연 기자

박종훈 이사장은 환영사에서 탈북민 강제 송환이 단순한 외교 문제나 이주 관리 문제가 아니라 국제 인권 규범의 관점에서 다뤄져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박 이사장은 “오늘 이 자리는 중국 내 탈북자 강제 송환이라는 중대한 인권 문제를 함께 고민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NKDB는 탈북민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강제 송환 실태를 지속적으로 기록하고 공론화해 왔으며, 현재까지 8천 건이 넘는 사례를 축적해 왔다. 이제는 단순한 인도주의적 호소를 넘어, 강제 송환이 어떤 구조와 과정 속에서 이루어졌는지, 그리고 그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중국과 북한의 국가 기관이 단계적으로 관여해 온 이 문제는 더 이상 단순한 이주 관리나 외교 현안이 아니라 국제법과 인권 규범의 관점에서 다루어져야 할 사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논의는 강제 송환에 대한 책임을 보다 분명히 밝히고, 피해자의 권리와 존엄을 다시 확인하기 위한 과정이기도 하다. 국제인권 규범은 처벌을 넘어 진실 규명과 재발 방지, 피해자 보호와 회복까지 포괄적인 책임을 요구하고 있으며, 강제 송환 문제 역시 이러한 기준 속에서 접근되어야 한다. 오늘의 대화가 국제사회와 학계, 정책 결정자, 시민사회가 함께 행동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며, 이 자리에 함께한 모든 발제자와 관계자들의 연대와 지혜가 이 문제를 한 걸음 더 앞으로 나아가게 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선화 前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
이선화 前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가 축사를 전했다. ©최승연 기자

“북한 인권, 정치 상황에 따라 흔들려선 안 돼”

이어 축사에 나선 이선화 전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는 북한 인권 문제는 정치 상황에 따라 관심이 달라지는 사안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지속적인 국제적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 인권 문제는 정치 상황에 따라 관심이 켜졌다 꺼지는 사안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지속적인 책임이라는 사실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국제사회와 시민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협력해 온 시간들은 단순한 외교적 공조가 아니라 보편적 인권의 가치를 확인해 온 과정이었다. 그러나 최근 국제 정세와 정치적 환경 속에서 북한 인권 문제가 다시 주변으로 밀려나는 듯한 분위기가 나타나는 것도 사실이다. 인권은 어떤 상황에서도 선택적으로 다뤄질 수 없는 가치이며, 특히 스스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국제사회의 꾸준한 관심과 연대가 더욱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시점에서 중국 내 탈북민 강제 송환 문제를 구조적으로 분석하고 책임의 주체를 밝히려는 연구와 논의는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강제 송환을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제도와 구조의 문제로 바라보고, 국제법과 인권 규범의 관점에서 책임을 분명히 하려는 시도는 앞으로의 정책과 국제적 대응에 중요한 토대가 될 수 있다. 결국 북한 인권 문제는 특정 시기의 정치적 이슈가 아니라 국제사회가 함께 지켜야 할 보편적 가치의 문제이며, 오늘의 논의가 더 넓은 연대와 실천으로 이어져 인권을 향한 지속적인 관심과 행동을 만들어 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강제송환은 구조적 시스템… 북·중 기관 단계별로 관여”

신동휘 조사분석원
신동휘 조사분석원(NKDB 인권본부)이 ‘강제송환 단계별 가담 기관과 연계 체계’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최승연 기자

이어진 발제에서 신동휘 조사분석원(NKDB 인권본부)이 ‘강제송환 단계별 가담 기관과 연계 체계’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신 분석원은 “중국 내 탈북민 강제 송환은 오랫동안 ‘중단하라’는 요구와 국제법 위반 여부에 초점이 맞춰져 왔다. 하지만 정작 누가, 어떤 기관이, 어떤 권한과 절차로 송환을 결정하고 집행하는지에 대한 분석은 충분하지 않았다. 그래서 강제 송환이 단순한 출입경 관리가 아니라 북한에서의 구금·폭행·강제노동 등 중대한 인권침해와 구조적으로 맞물려 있다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기관 체계’와 ‘연계 구조’를 구체적으로 밝히는 데 초점을 두었다”고 했다.

그는 “이 연구는 강제 송환의 전 과정을 단계별로 나눠 각 단계에 관여하는 기관의 조직과 권한, 그리고 기관 간 연결고리를 구조화했다. 2000년대부터 2025년 사이 주요 송환 경로에서 발생한 사례를 바탕으로, 체포 순간부터 북한 송환 이후의 처우까지 흐름 전체를 살폈고, 강제 송환 경험자와 관련 재직자 등 100명을 대면 조사했다. 북중 양자 문건과 중국 공안 관련 문서·공고 등 문헌 분석, 그리고 NKDB가 축적한 강제 송환 데이터 8245건을 교차 검증해 자료 접근의 한계와 기억의 간극을 보완했다”고 했다.

이어 “중국 측 송환 구조는 ‘결정’과 ‘집행’이 분리된 체계로 이해할 수 있다. 첫 단계의 단속·체포·심문·구금·송환 여부 결정은 공안기관, 특히 변경 관리 기능을 맡는 변방 부문이 담당하는 것으로 정리된다. 실제 송환 집행과 호송·압송, 구금시설 경비 등은 준군사 성격의 공안 변방 부대가 맡는다. 출경 송환 결정서와 집행 회신서 같은 행정 문서는 이런 구조를 뒷받침하며, 2018년 이후 국가이민관리국으로 관련 조직이 통합·개편되면서 결정과 집행이 단일 지휘 체계로 정비되고, 불법 이민 송환 전담 조직과 송환센터·송환소가 설치되는 등 제도적 효율이 강화된 흐름도 확인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으로 인계된 이후에는 보위부가 신병을 넘겨받아 조사·신원 확인·사상 검증을 수행하고, 이어 집결소와 안전부로 이어지는 처리 경로가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이는 지역·시기·개인의 탈북 경로가 달라도 유사하게 재현된다는 점에서, 예외적 이탈 사례가 있더라도 기본적으로 기관 간 처리 체계가 작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결국 강제 송환은 중국과 북한의 여러 국가기관이 문서·조직·지휘 체계를 통해 단계적으로 역할을 분담하는 구조화된 과정으로 볼 수 있으며, 책임 논의도 추상적인 ‘국가’가 아니라 각 단계에서 결정을 내리고 집행한 기관 재직자와 개인으로 구체화돼야 한다. 앞으로는 기관별 역할을 더 정밀하게 특정하고, 자료와 증언을 지속적으로 축적해 증거 기반을 강화하며, 확인된 구조를 토대로 실제 책임 이행을 요구하는 과제가 남는다”고 했다.

“강제송환, 국제형사법상 ‘인도에 반한 죄’ 가능성”

이지안 조사분석원
이지안 조사분석원(NKDB 인권본부)이 ‘강제 송환에 대한 국제법상 형사 책임 검토’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최승연 기자

이어 이지안 조사분석원(NKDB 인권본부)이 ‘강제 송환에 대한 국제법상 형사 책임 검토’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이 분석원은 “이번 연구는 중국의 강제 송환이 국제형사법상 어떤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중심으로 검토했으며, 특히 로마규정에서 규정한 ‘인도에 반한 죄’ 가운데 추방 범죄에 해당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이를 위해 중국이 북한의 인권 침해 구조에 공모했다고 볼 수 있는지, 또는 강제 송환 행위 자체가 국제범죄의 구성 요건을 충족하는지 두 가지 관점에서 분석이 진행됐다”고 했다.

그는 “검토 과정에서는 추방 범죄의 주요 요건인 합법적 존재, 국제법상 정당한 근거의 부재, 그리고 행위자의 고의와 인식 여부 등이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국제형사재판소 판례에 따르면 ‘합법적 존재’는 반드시 해당 국가의 체류 자격이나 난민 지위를 의미하지 않으며, 실제로 특정 공동체 안에서 생활 기반을 형성하고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한 기준이 된다. 조사 결과 상당수 탈북민이 중국에서 수년에서 수십 년에 걸쳐 생활 기반과 사회적 관계를 형성해 온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점은 국제형사법적 기준에서 합법적 존재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근거로 평가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또한 중국의 강제 송환은 국제법상 허용되는 근거 없이 이루어진 집단적 추방의 성격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조사된 사례들에서는 수십 명에서 많게는 수백 명 단위로 동시에 송환되는 집단 송환이 반복적으로 확인됐으며, 개별적인 난민 심사나 절차적 보장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구조도 드러났다. 특히 중국이 다른 국가 출신 인신매매 피해자에게는 체류나 정착의 선택권을 제공하면서도 북한 국적자에게는 이러한 보호 정책을 적용하지 않는 점은 국적에 따른 차별적 처리의 문제를 보여준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정황들을 종합하면 중국의 탈북민 강제 송환은 북한의 인도에 반한 범죄와 구조적으로 연결될 뿐 아니라 그 자체로도 국제형사법상 추방 범죄의 구성 요건을 충족할 가능성이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다만 중국과 북한이 국제형사재판소 로마규정의 당사국이 아니라는 점에서 즉각적인 법적 책임 추궁에는 현실적 한계가 존재한다. 따라서 향후 과제로는 강제 송환에 관여한 기관과 개인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특정하고 관련 증거를 축적해 제재나 법적 책임 논의의 기반을 마련하는 작업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피해자의 경험을 책임 규명의 언어로 구조화하는 장기적 노력이 이어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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