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버티 대학교 존 W. 롤링스 신학교에서 겸임 강사로 재직하고 있는 딜런 로버스 박사는 최근 미국 크리스천포스트에 "낙태 입법 성과에도 2024년 낙태 건수 증가… 그 배경은?"이란 글을 기고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다음은 그의 글 전문이다.
2024년 미국 내 낙태 건수가 전년 대비 증가했다는 구트마허연구소(Guttmacher Institute)의 보고는, 로 대 웨이드(Roe v. Wade) 판결 폐지 이후 여러 주에서 생명 보호 입법이 확대된 상황에서 생긴 현상이라는 점에서 많은 이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약 1,037,000건의 낙태가 이루어졌으며, 이는 2023년에 비해 약 1% 증가한 수치다. 특히 주 경계를 넘어 이뤄지는 낙태 여행은 2023년보다 약 9%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낙태는 오히려 증가했다. 2024년 약 15만 5천 명이 낙태를 위해 타 주로 이동했으며, 이는 전체 낙태의 15%에 해당한다. 주요 낙태 목적지는 일리노이, 노스캐롤라이나, 캔자스, 뉴멕시코로 나타났다.
이 같은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는 원격진료(telehealth)를 통한 낙태와 우편으로 제공되는 낙태 약물의 확산이 지목된다. 전면적인 낙태 금지가 없는 주들에서 온라인 전용 클리닉을 통한 낙태 비율은 2023년 10%에서 2024년 14%로 증가했으며, 약 4만 건이 이러한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WeCount 조사에 따르면 2024년 2분기 낙태 중 5건 중 1건은 원격진료를 통해 진행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비대면 낙태는 상담이나 의학적 검진 없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심각한 합병증이나 정신적 외상 위험이 존재한다. 출혈, 불완전 낙태, 감정적 트라우마 등이 그 예이다. 특히 가정폭력 상황에서는 이 약물이 통제와 강요의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도 크다.
낙태 산업은 모바일 클리닉과 온라인 서비스 등으로 주 정부의 법률을 우회하는 일종의 '그림자 시스템'을 형성하고 있으며, 고립과 불안을 겪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낙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플랜드페어런츠(Planned Parenthood)는 2022~2023 회계연도 동안 39만 3천 건의 낙태를 집도했으며, 이는 미국 내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될 만큼 규모가 크다.
세계적 통계도 더욱 충격적이다. 2024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적으로 약 4,510만 명의 태아가 낙태로 인해 목숨을 잃었으며, 이는 전 세계 총 사망자의 42% 이상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는 1차 세계대전 당시의 전사자 및 민간인 사망자 수를 능가하는 규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주에서는 긍정적인 변화도 나타났다. 예를 들어 플로리다주는 낙태 허용 기간을 단축한 이후 2024년 가장 큰 낙태 감소폭을 보였다. 현재 13개 주는 대부분의 낙태를 금지하고 있으며, 그 결과 수만 명의 생명이 보호받았다.
또한, 생명을 옹호하는 젊은 활동가들과 인플루언서들이 온라인과 기술 플랫폼을 활용해 소셜미디어, 초음파 영상, 위기 임신 앱, 모바일 리소스를 통해 여성들에게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갈라디아서 6장 9절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 지금은 포기할 때가 아니라, 생명과 진리를 품은 손을 내밀어야 할 때다.
단순한 정치적 승리만으로는 부족하다. 오늘날 미국 사회는 도덕적, 영적 각성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에 놓여 있다.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단순히 반대 목소리를 내는 데 그치지 말고, 위기 임산부를 돕고, 미혼모를 지원하며, 입양과 위탁 보호 등 실질적 대안을 통해 생명을 살리는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2024년 낙태 통계는 우리 앞에 엄혹한 현실을 드러냈지만,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방식은 통계로 측정되지 않는다. 이제는 우리가 '생명을 위한 세대'가 되어, 정책과 사랑의 실천을 통해 시대를 바꾸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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