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영성신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했던 마르바 던(Marva J. Dawn)이 지난달 18일 하늘의 부르심을 받았다. 미국 워싱턴주 밴쿠버의 자택에서 별세했으며, 향년 73세였다.

그녀는 캐나다 밴쿠버에 있는 리젠트 대학교(Regent College)에서 영성신학과 CEM(Christians Equipped for Ministry)에서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신학자이자 작가, 음악가로 세계 여러 나라의 수많은 교회를 섬겨왔다. 그리고 노틀담(Notre Dame) 대학교에서 기독교윤리학과 성경신학으로 박사학위(PhD)를 받았으며, 전 세계 예배 컨퍼런스와 세미나를 통해 목회자들와 예배자들을 만나왔다.

특히 음악적인 은사를 통해 예배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지고 설교자로서, 그리고 수준 높은 강의자로 명성을 떨쳤다. 한국에도 그녀의 책들이 많이 번역되어 예배자들에게 영향을 주었는데, 최근 발간한 『예배에 대한 중요한 핵심 12가지 질문』을 비롯해, 『고귀한 시간 낭비, 예배』 『안식』 『희열의 공동체』 『나는 언제까지 외롭습니까』 『하나님이 눈물을 씻기실 때』 『껍데기 목회자는 가라』 등 20여권이 넘는다.

나는 그녀를 약 5년 전, 캘리포니아 북쪽 산호세에 위치한 ‘Cathedral of Faith’라는 성공회 교회에서 열렸던 ‘내셔널 워십 리더 컨퍼런스(National Worship Leader Conference)’에서 만났다. 전날 인터뷰를 요청했으며 그녀의 오후 강의가 끝난 후 함께 식사하며 예정된 1시간이 훨씬 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내가 그녀에게 관심을 가졌던 이유는 그녀가 강조하는 영성의 바탕이 ‘예배’라는 점에서였다. 또한 내가 가지고 있던 ‘예배’가 영성의 바탕이라는 확고한 믿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싶은 이유도 있었다.

그녀는 그동안 책과 수많은 강의를 통해 하나님과의 올바른 교제를 통해 영성이 시작된다고 말해왔다. 교회와 신앙생활의 기초는 예배이고, 예배는 하나님과의 계약과 만남을 통한 ‘고귀한 낭비’라는 것이다. 성경의 본질은 하나님과의 만남, 즉 예배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하는 그녀는 예배의 영성이 점점 약해져 가는 한국 교회와 이 시대에 중요한 가르침을 준다.

내가 처음 그녀를 만났을 때, 나는 그녀가 매우 약한 몸이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두 다리는 의족을 하고 있었으며, 악수하던 작은 손은 매우 약해 보였다. 잠시 쉬는 사이에도 내가 보기엔 10알은 족히 보이는 약을 먹는 것을 보며, ‘인터뷰가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인터뷰가 시작되고 예배와 영성에 대한 말을 할 때, 빛나던 눈, 활짝 웃은 그녀의 모습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영성은 보이는 겉의 모습이 아니라 내적인 강함임을 인터뷰 내내 몸소 보여주었다. 인터뷰 말미에 선물로 받은 ‘예배에 대한 중요한 핵심 12가지 질문(How Shall We Worship?)’은 한국에 돌아와 번역해 출간하기도 했다. 그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왜 종말론적인 지향이 예배와 삶에 필수적인가?’란 내용을 통해 예배가 과거를 재현하며, 지금 예배 예식을 통해 하나님을 경험하며, 미래를 품고 하나님을 바라볼 수 있는 해답을 얻기도 했다. 이 질문과 답은 예배의 가장 중요한 핵심이기에 그녀가 바라보는 예배에 대한 깊은 혜안을 느낄 수 있었다.

여기 그녀와 나누었던 영성에 이야기들을 요약해 몇 가지 주제를 나누려 한다. 지금, 우리 하나님이 계신 하늘의 보좌 옆에 진정한 안식을 누리고 있을 마르바 던을 생각하면서, 영적으로 약해져 있고, 침잠해있는 한국 교회와 예배자들에게 오직 참된 ‘예배’를 통해서만이 우리의 영이 회복되고 살아날 수 있음을 깨닫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

마르바 던
언제나 기쁨으로 환대하는 마르바 던 ©가진수 교수 제공

-당신이 말한 ‘약함’과 ‘약할 때 기뻐하라(Joy in our Weakness)’의 뜻은 무엇인가요?

“그것은 우리에게 굉장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약함은 여러 가지 모양으로 나타납니다. 약함은 육체적인 약함, 영적인 약함, 그리고 경제적인 부분일 수도 있습니다. 제가 주로 겪는 약함은 지금 보는 것과 같이 팔이 부러지거나, 다리가 다친 것과 같은 육체적인 약함입니다. 팔 하나가 없이 산다는 것은 힘듭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의 약함은 신앙적인 약함일 수도 있는 것이지요. ‘약하다’는 것은 아마도 그들이 영성훈련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들은 시간을 내서 성경공부를 하지 않고 있거나, 기도를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약할 때 기뻐하라(Joy in the weakness)’라고 말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가 약할 때 기쁨을 주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힘을 주시는 분이고, 우리에게 어떠한 일이 일어날 때 영향을 주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약함 중에 감사할 수 있습니다. 그럴 때에 하나님이 우리의 모든 것을 받아주십니다. 우리의 약함은 좋은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약하기 때문에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믿지 않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약할 때 어떠한 모습으로라도 하나님이 채워주실 것입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통해서 일하신다는 것을 이해할 때, 우리는 우리가 가지고 있었던 미처 몰랐던 능력을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영성(Spirituality)’의 의미와 영적능력을 갖추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한국에서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안타깝게도 미국에서는 ‘영성(Spirituality)’이라는 말이 잘못 사용되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신앙적으로 ‘영성’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또 다른 사람들은 ‘가벼운 용어(fluffy term)’의 분류로 ‘영성’이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저는 많은 사람들이 이 단어를 오용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많이 걱정이 됩니다. 우리는 ‘영성’이 하나님과의 개인적인 관계를 의미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영성’이 하나님과의 관계와는 상관없는 것으로 이해될 만큼 잘못 이해하고 있습니다.

‘영성 훈련’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예를 들면 성경공부나 기도, 예배, 그룹 모임에 참여하거나 중보기도, 혹은 함께하는 저녁식사 또한 영성의 일부가 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것들은 관계에 집중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관계 안에서 신앙적으로 성숙합니다. 예를 들면, 저는 어제 어느 가족이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그리워하며 모인 모임에 참여했는데 정말 좋았습니다. 그들은 홍콩, 싱가포르, 뉴욕 등 멀리 떨어져 살기 때문에 만나기 힘들지만, 모이기 힘쓰며 다시 만나도 떨어진 적이 없는 것처럼 행동합니다. 그들의 영성훈련은 영성훈련이 ‘관계’를 의미한다는 차원에서 매우 깊습니다.”

마르바 던
필자와 함께 한 마르바 던_ 매일 30여알 이상을 먹을 정도로 그녀는 온 몸이 성한 곳이 거의 없다. ©가진수 교수 제공

-한국의 각 교회마다 예배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어떤 예배가 좋은 예배이고 어떻게 예배를 만들어가야 할까요?
“‘좋은 예배’란 모두가 참여할 수 있도록 디자인된 예배입니다. 어떤 교회들은 아이들을 예배에 참여하게 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새로운 곡들을 포함한, 다음 세대들이 부르는 찬양들을 합니다. 또 다른 교회는 많은 어르신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어른들이 알만한 이전 시대의 많은 찬송가들을 부릅니다. 그러나 우리는 양쪽 모두를 부름으로서 모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가지고 다니는 찬송가를 사용해서, 아니면 가사나 성경말씀을 스크린에 보여주는 것 등 모든 가능성들을 가지고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좋은 예배’는 하나님의 다른 양면성을 포함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와 함께 하시는, 매우 가까우신 분임과 동시에 하나님은 멀리 계시는 초월성을 가지신 분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이 두 가지 특성 모두가 예배 가운데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이것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이 우리 모두에게 얼마나 충분하신 분이신지를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작은 나에게도 관심이 있으십니다. ‘좋은 예배’는 좋은 공동체를 만들고, 예배 후 교회 여기저기에서 좋은 교제도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

-한국 교회가 하나님이 원하시는 교회로 회복하기 위한 당신의 생각은 무엇인가요?

“세계적으로 많은 교회들이 무너져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세상이 너무 많은 돈과 권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돈과 권력을 위해서 하나님께 등을 돌리고 있습니다. 그러한 사람들이 말하는 ‘하나님이 필요하다’고 하는 것은 거짓입니다. 실제로 그들은 하나님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교회 안에서도 이러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교회가 정말로 하나님께 물어야 하는 것은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어떻게 성장해야 하는지에 관한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어떻게 더욱 하나님 앞에서 우리의 모습을 돌이키고 변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입니다.

하나님은 항상 모든 것에 있어서 중심에 계셔야 합니다. 그것이 목사님의 설교이든 예배 인도자의 찬양이든 헌금하는 것이든 상관없습니다. 하나님이 항상 중심이셔야 합니다. 그때 하나님은 영광을 받으십니다. 우리는 이것들에 대해 기억하며 서로 기도해야 합니다. 그럴 때 공동체가 잘 만들어져 나갈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서 사람들은 그들의 삶의 중심에서 하나님을 찾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교회로써 무엇을 하든지 우리는 결코 하나님의 관심을 놓쳐서는 안됩니다. 사람 수를 어떻게 늘리느냐 하고 질문하는 건 잘못된 것입니다. 수를 늘리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나님의 사람으로서 강점을 늘리느냐가 중요합니다. 수를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면 최악의 것들을 하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돌아서게 되고, 하나님의 말씀에 집중하는 것에 돌아서게 되고, 좋은 설교의 중요성에서 멀어집니다. 실제로 많은 경우 목사님이 설교를 재밌게 하려고 합니다. 재밌게 하려는 게 잘못된 것이 아니라 하나님에게 집중해야 하는 게 가장 중요한 첫 번째입니다.

마르바 던
마르바 던의 ‘How Shall We Worship?’의 한국 출간 책 ©가진수 교수 제공

비슷하게, 많은 경우 예배 찬양 인도자들이 음악을 ‘어린 아이처럼(childish)’ 인도합니다. 우리는 이 차이를 알아야 합니다. ‘아이 같은(childlike)’게 아니라 ‘어린 아이처럼(childish)’입니다. ‘아이 같은(childlike)’건 좋은 것입니다. 아이처럼 순수하고 아이처럼 배움에 열정이 있다는 것은 좋은 것입니다. 하지만 ‘어린 아이처럼(childish)’한다는 것은 웃기려고 하는 것입니다. 귀여운 척, 재밌어 보이려고 하는 우스꽝스러운 것입니다. 하나님의 관심을 끌어당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관심을 위해서 유치해지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항상 하나님의 교회를 찾으십니다. 우리는 우리의 삶을 교회 공동체 안에서 하나님의 돌보심에 맡기는 것을 두려워 할 필요가 없습니다.”

* 이 글은 월드미션대학교 예배학과의 가진수 교수가 인터뷰한 것입니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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