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교대한성결교회 시냇가 푸른나무교회 담임목사이자 군목 출신인 신용백 목사가 17일 국회 6문 앞에서 열린 1인 시위에 참여해 낙태 문제를 둘러싼 한국 사회의 현실을 강하게 지적했다. 신 목사는 이날 현장에서 “낙태는 하나님의 창조 질서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이며, 다음 세대를 무너뜨리는 심각한 문제”라고 밝혔다.
신용백 목사는 낙태 문제를 둘러싼 사회적 무관심과 침묵에 대한 안타까움도 함께 전했다. 그는 “우리가 법을 알고도 무관심하여 그 법의 제재 속으로 삶이 던져지는 경우가 많다”며 “몰라서 침묵하고, 몰라서 진리의 외침조차 하지 못한 채 사명을 잊어버리는 현실이 더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외침이 글이든, 시위든, 강단의 메시지든 작아 보일 수 있지만 하나님은 돌들로도 소리치게 하시는 분”이라며 “침묵하지 않는 교회의 외침은 반드시 의미를 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장에서는 낙태 문제를 단순히 개인의 선택 차원이 아닌 구조적·사회적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이덕윤 장로회 회장은 국제적 흐름을 언급하며 낙태를 둘러싼 논쟁의 복잡성을 짚었다.
이 장로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태아의 생존권 중 무엇이 더 중요한가를 두고 치열한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며 “미국의 경우 50개 주 가운데 43개 주가 임신 20~24주 이전 낙태를 조건부 또는 포괄적으로 허용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각 주 차원에서 이를 제한하려는 법안들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장로는 교회가 낙태 문제에 대해 우려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분명히 했다. 그는 “교회의 우려는 단순하다. 이 법이 누구는 보호하고 누구는 보호하지 않는 법이기 때문”이라며 “현행 제도와 논의가 생명 보호의 형평성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태아여성보호국민연합 소속 제양규 교수 역시 현행 낙태 논의의 문제점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제 교수는 “겉으로는 여성의 권리와 안전을 말하지만, 실제로는 태아의 생명을 보호하지 않는 악법”이라며 “헌법 제10조와 헌법재판소 판결 모두 태아의 생명 보호를 명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태어나야 생명’이라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제 교수는 조배숙 의원이 발의한 ‘임신 10주 이후 낙태 제한’ 법안을 언급하며, “상식적이고 최소한의 생명 보호 장치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여성단체와 법조계, 의료계가 강하게 반발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또한 의사협회의 최근 입장 변화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과거에는 의사의 양심적 낙태 거부권을 인정해야 한다고 하더니, 최근에는 이를 문제 삼고 있다”며 “이는 생명을 살리는 의사의 사명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이덕윤 장로는 실제 통계를 인용해 낙태가 여성의 자유로운 선택이라는 주장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낙태 경험 여성의 약 61%가 주변의 권유나 강요로 인해 낙태를 선택했다고 답했다”며 “낙태는 개인의 자율적 선택이라기보다 사회적 압박과 환경의 결과인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낙태 반대가 단순한 금지나 처벌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점에도 뜻을 같이했다. 출산과 양육이 가능한 사회적·법적 환경을 함께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며, 여성과 태아를 동시에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아울러 참석자들은 대한민국이 현재 낙태 관련 형법의 장기적인 입법 공백 상태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헌법재판소가 2019년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이후, 관련 형법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채 공백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국회가 더 이상 입법 부작위를 이어가서는 안 된다”며 “형법을 조속히 제정하고, 조배숙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을 책임 있게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참석자들은 다음 주부터 ‘태아·여성 보호 국민연합’과 연대해 국회 국민동의청원 5만 명 달성을 목표로 한 서명 운동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국회가 더 이상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생명 보호라는 헌법적 가치를 분명히 세워야 한다”며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기도를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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