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회 북한자유주간
제23회 북한자유주간 행사의 일환으로 5월1일 디펜스포럼재단 주최로 레이번 의회 회관에서 북한자유 포럼이 진행됐다. 발표를 맡았던 탈북민 대표단과 관계자들이 자유북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미주 기독일보
제23회 북한자유주간 마지막 의회 프로그램이 5월 1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D.C. 연방의회 레이번 하우스 오피스 빌딩에서 열렸다.

디펜스포럼재단(DFF, 대표 수잔 솔티) 주최로 열린 이날 국방·외교정책 포럼 주제는 이번 북한자유주간 주제인 ‘진리가 그들을 자유케 하리라(TRUTH will set them FREE), 자유의 길을 선도하는 북한 주민들!(NORTH KOREANS Are Leading the Way)’이라는 제목으로 이어졌다.

포럼은 “미국인들이 북한에 대해 가장 이해해야 할 것은 무엇이며, 북한 주민의 자유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탈북민 대표단들이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발표자들은 북한의 강제노동과 여성 인권 침해, 중국 내 인신매매와 강제북송, 코로나 이후의 통제 강화, 대북 정보 유입의 중요성, 대북 제재 회피 의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된 북한군 포로 문제 등을 차례로 증언했다.

탈북민 대표들은 북한 주민을 단순한 피해자나 구조 대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북한 변화와 자유 통일의 주체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광일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은 탈북민의 역량 강화와 리더십 육성이 북한 인권 운동의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허 위원장은 “탈북민은 단순한 보호 대상이나 수혜자가 아니라 북한 변화와 자유 통일의 주체”라며 “교육과 정책 참여, 국제 활동 기회를 통해 탈북민들이 스스로 목소리를 내고 정책 수립 과정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자유 통일은 단순한 체제 통합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이 회복되고 북한 주민들의 인권과 사회·정치적 권리가 보장되는 역사적 전환점이 되어야 한다”며 “그 중심에는 자유를 찾아온 탈북민들의 목소리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재희 씨는 북한 청년 돌격대 출신으로서 북한 청년, 특히 여성들이 겪는 강제노동과 인권 침해를 증언했다. 이 씨는 고난의 행군 시기 부모와 동생들을 잃은 뒤 생존을 위해 청년 돌격대에 들어갔지만, 그곳은 “희망이 아니라 또 다른 절망”이었다고 밝혔다.

이 씨는 “18살부터 26살까지 청년 돌격대에서 생활했다”며 “북한은 그것을 청년의 영광이라고 가르쳤지만 실제로는 강제노동과 착취의 현장이었다”고 말했다. 또 “임금도 선택권도 거부할 자유도 없었다”며 “이것은 명백한 강제노동”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여성 돌격대원들이 생리 중에도 쉬지 못하고, 아파도 치료를 받지 못했으며, 폭언과 성희롱, 추행에 노출됐다고 증언했다. 이 씨는 “그들은 약해서 그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선택할 수 없기 때문에 그 자리에 있는 것”이라며 “침묵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말을 할 수 없도록 막혀 있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양일철 씨는 2025년 7월 비무장지대(DMZ)를 통해 대한민국에 입국한 최근 탈북민으로서, 코로나 이후 북한 내부의 통제와 생존 기반 붕괴를 설명했다. 평양 출신인 그는 코로나 이전 북한 주민들을 살린 것은 국가 배급이 아니라 장마당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국경 봉쇄와 지역 간 이동 차단 이후 장마당 체계가 거의 마비됐고, 주민들의 생존 기반도 급격히 무너졌다고 밝혔다.

양 씨는 2024년 압록강을 건너 탈북을 시도하다 붙잡혀 강동 4교소에 수감됐던 경험도 전했다. 그는 “원래 700명을 수용하도록 만들어진 교화소에 3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수감돼 있었다”며 “그곳은 나치 수용소와 다를 바 없었다”고 증언했다.

양 씨는 북한을 “하나의 거대한 교도소”에 비유했다. 그는 “일반 교도소와 다른 점이 있다면 그곳에서는 관리 방식에 의문을 품거나 신앙을 가지려는 것만으로도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북한 주민들의 현실을 외면하지 말고, 그들의 고통을 침묵 속에 남겨두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제23회 북한자유주간
제23회 북한자유주간 행사의 일환으로 5월1일 디펜스포럼재단 주최로 레이번 의회 회관에서 북한자유 포럼이 진행됐다. 탈북민 대표들이 발언하고 있다. ©미주 기독일보
최춘혁 씨는 어민과 노동자로 살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 주민들이 겪는 노동 착취를 증언했다. 최 씨는 “북한에서 노동은 생계를 보장하는 수단이 아니었다”며 “정상적인 임금은 존재하지 않았고, 노동의 대가는 현금이 아니라 쌀 몇 킬로그램이나 담배 몇 갑으로 대신 주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탄광과 항구, 어선 노동을 전전했고, 생계를 위해 러시아 해역과 공해상까지 나가 조업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러시아 당국에 체포돼 약 2년 1개월 동안 수감 생활을 했고, 북한 송환 위기 속에서 국제 인권단체의 도움으로 대한민국에 입국할 수 있었다고 했다.

최 씨는 “북한에서 어민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열악한 삶”이라며 “더 본질적인 문제는 가난만이 아니라, 그 고된 일을 하기 위해서조차 자유롭게 선택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동자는 독립적인 인간이 아니라 국가가 관리하고 통제하는 대상으로 취급된다”며 북한 내 강제노동 실태에 대한 지속적인 조사와 감시를 요청했다.

이순실 씨는 중국에서 인신매매를 당하고 강제북송의 위협을 겪은 경험을 증언했다. 이 씨는 “저 한 사람의 이야기를 하려고 이 자리에 나선 것이 아니다”라며 “북한에서 버림받고 중국에서 팔려 다니고 다시 북송돼 감옥과 검문소에서 죽어간 수많은 북한 여성들의 목소리를 대신 전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그는 굶주림 속에서 어린 자녀를 먹이기 위해 압록강을 건넜지만, 강을 건너자마자 아이와 자신이 각각 돈으로 팔려갔다고 했다. 이 씨는 “수많은 북한 여성들이 중국으로 넘어간 뒤 돈으로 팔리고 있다”며 “원하지 않는 결혼을 강요당하고, 임신과 출산이 도구처럼 이용당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이 씨는 “중국 정부가 탈북민을 강제로 북송하지 못하도록 국제사회가 더 강하게 압박해 달라”며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사람들, 감옥에서 죽어가는 사람들, 팔려간 여성들과 빼앗긴 아이들의 고통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대북 정보 유입의 중요성도 이날 포럼의 주요 주제로 다뤄졌다. 배광민 자유북한방송 기자는 북한 주민들이 외부 세계를 알지 못하도록 철저히 차단돼 있기 때문에 외부 정보를 보내는 일이 단순한 정치 활동이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배 기자는 ‘진리 작전’을 소개하며 북한 주민들에게 쌀, 성경, USB, 전단, 라디오, 의약품, 1달러 지폐 등을 전달해 진실과 희망을 전하려는 활동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강화도에서 보낸 쌀병이 황해남도 해안까지 흘러 들어가 북한 주민들에게 닿았던 사례를 언급하며 “북한 주민에게 외부 정보는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다. 그것은 체제의 거짓을 깨닫게 하는 통로”라고 밝혔다.

배 기자는 “때로는 쌀 한 병, 라디오 한 대, USB 하나가 한 사람의 삶과 한 가족의 미래를 바꾼다”며 “북한 주민의 알 권리를 지키고, 외부 정보를 보내는 활동이 다시 제한되지 않도록 관심을 가져 달라”고 요청했다.

지한나 강제북송피해자연대 대표는 북한 정권의 대북 제재 회피 의혹을 제기했다. 지 대표는 북한에서 중국과의 밀수를 통해 생계를 이어가다 2009년 화폐개혁 이후 탈북을 결심했고, 두 차례 강제북송을 당한 뒤 세 번째 시도 끝에 대한민국에 입국했다고 밝혔다.

지 대표는 자신이 북한에 있을 때 거래하던 중국 측 관계자로부터 들은 내용이라며, 북한 정권과 중국 밀수꾼들이 압록강 일대에 수면 아래 돌다리를 만들어 물자를 반입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제가 직접 현장에서 확인한 것은 아니지만 내용이 매우 구체적이기에 미국 의회와 국제사회가 반드시 조사해 주시기를 요청드린다”고 했다.

지 대표는 “북한 주민들은 굶주림과 감옥, 강제노동 속에서 고통받고 있는데 정권은 핵무기와 미사일로 국제사회를 위협하고 있다”며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 위협과 인권 범죄를 결코 분리해서 보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대북 전단 활동의 의미를 강조했다. 박 대표는 “김정은 정권이 대북 전단을 그토록 두려워하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며 “북한 주민들이 진실을 알게 되면 김 씨 왕조가 쌓아온 거짓 선전이 무너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 정권은 총보다 진실을 두려워하고, 미사일보다 외부 정보를 더 두려워한다”며 “북한 주민들을 위한 진정한 햇볕은 독재자에게 가는 돈이 아니라 북한 주민들에게 들어가는 진실과 자유의 메시지”라고 말했다.

김가영 씨는 북한의 세뇌 교육과 장마당 세대의 변화를 증언했다. 유치원 교사 출신인 김 씨는 북한의 아이들이 태어나는 순간부터 지도자에게 충성하도록 길러진다며 “북한의 아이들은 꿈을 꾸는 법을 배우지 못한다”고 밝혔다.

김 씨는 자신도 북한에 있을 때 낮에는 충성하는 사람처럼 살았지만 밤에는 한국 드라마와 노래를 접하며 자유와 인권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북한 주민들에게 외부 정보는 단순한 오락이 아니다”라며 “자신이 속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통로이고, 자유로운 세상이 존재한다는 증거이며, 언젠가 다른 삶을 선택할 수 있다는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최정훈 북한인민해방전선 사령관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된 북한군 포로 문제를 제기했다. 최 사령관은 김정은 정권이 1만 명이 넘는 북한 군인들을 러시아 전쟁터로 내몰았고,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포로가 된 북한군 2명이 북한으로 송환될 위험에 처해 있다고 주장했다.

최 사령관은 “이들은 이미 언론을 통해 한국으로 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얼굴까지 공개된 상황에서 북한으로 송환된다면 김정은 정권은 이들을 군법으로 처벌할 것이며 가족들까지 심각한 박해를 가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우려했다.

그는 제네바 협약의 정신을 언급하며 “전쟁 포로는 정치적 거래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되며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안전하게 보호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 군인들도 김정은 정권의 피해자”라며 “이 두 청년을 살리는 일은 단지 두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일이 아니라, 전쟁터로 내몰린 수많은 북한 군인들에게 ‘당신들도 보호받을 수 있고 자유를 선택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일”이라고 했다.

질의응답에서는 미국 정부를 향한 메시지도 나왔다. 탈북민 대표단은 “한반도 이북 지역에 2300만의 노예가 있고, 그 노예주는 김정은”이라며 “외부 정보가 북한에 들어가는 것이 북한 주민과 국제사회의 자유와 인권을 지키는 일”이라고 밝혔다.

또 이들은 미국 의회와 국제사회가 북한 내부 인권 침해를 계속 기록하고, 책임을 묻고, 강제북송 중단을 압박하며, 외부 정보 유입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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