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창원 교수
한국개혁주의설교연구원 원장 서창원 교수 ©기독일보DB

서창원 교수(총신대 신대원 역사신학)가 30일 한국개혁주의설교연구원 홈페이지에 ‘종교개혁 503주년에 생각한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서 교수는 “종교개혁 503주년을 맞이한다. 개혁된 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 한다는 구호가 멋쩍게 느껴진 적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이상하게 올해는 그런 감정이 세다.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하고 싶은 것만 하는 현상의 농도가 그 어느 때보다 크기 때문일까? 아니면 개가 짖어도 기차는 달리고 있기 때문일까?”라며 “교회 개혁에 대한 외침은 정말 많이 있었다. 지금도 곳곳에서 외치는 소리들은 존재한다. 그러나 단순히 한 건 했다는 기념식 정도의 미세한 반응은 말만 낭비될 뿐 도로 제자리걸음이다. 더욱이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하여 변변한 기념행사도 가지지 못하고 지나가는 것 같다. 학자 몇몇 사람들이나 의식이 있는 몇몇 교회에서 간간히 들려오는 소리는 있지만 500여 년 전 허리케인 수준과는 거리가 너무 멀다”고 했다.

이어 “성경대로 돌아가야 한다는 당위성에 대해서는 교회를 위한 목사들은 다 인정할 것이다. 그런데도 성경대로 돌아가는 낌새가 전혀 없는 듯하다. 도대체 원인이 뭔가? 현실이 너무나 커 보이기 때문이지 않겠는가? 생존해야한다는 현실적 욕구가 사람들과 천사들의 구경거리로 미말에 처하는 것을 피하게 만든다. 보이지 아니하시는 하나님에 대한 절대적 충성심이 크게 약화된 것”이라며 “하나님의 전능성이나 아버지로서의 돌봄의 사랑은 아예 생각조차도 못하는 것 같다. 단지 성도들의 요구사항에 응해주기에 급급해 한다. 그들을 밝은 빛으로 인도하고 그들을 진리로 바르게 교훈하는 것보다 그들이 듣기 좋아하는 허탄한 이야기꾼들이 되어간다”고 덧붙였다.

또한 “종교개혁 이후로 그래도 복음 진리가 활발하게 증거 되었던 때는 교회의 부흥이 있었다”며 “그러나 복음이 강단에서 사라지고 인문학 강의와 같은 주관적이고 도덕적인 교훈들에 점령되면 교회의 생명력은 등가죽이 배 가죽이 되어버린다. 어쩌면 지금이 그런 때가 아닌지 두렵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목사는 그리스도 예수 때문에 좁은 문으로 들어가는 자이다. 목사는 모든 것을 버려두고 오직 주님만으로 나의 보배, 산업과 방패 및 면류관으로 삼는 자여야 한다. 그리스도 때문에 주리고 목마르며 헐벗고 매맞으며 정처가 없이 세상의 더러운 것과 만물의 찌꺼기가 되는 길을 마땅한 것으로 알고 나아가는 자여야 한다. 그것이 그리스도 안에서 존귀한 자가 되게 하고 부요한 자가 되며 세상이 감당치 못하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오직 주님이 영광을 받으시는 길”이라며 “허나 현실의 장벽은 내적 갈등과 씨름을 포기하게 하고 일말의 양심을 가지고 외침으로만 만족해한다. 뒤집힌 상황에 애완견으로 사는 것이 착하고 충성된 종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 상황에서도 일편단심으로 여호와 하나님을 경외하며 그 길로 행하는 자들만이 이곳에 하나님이 계심을 드러내는 자일 것이다. 그들은 육체의 소욕을 따르는 자가 아니라 성령의 소욕을 따라 성령의 열매를 풍성하게 수확하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무엇을 개혁해야 하나? 수없이 들은 원론적인 것들이다. 목회자 후보생 선발과 훈련이 대폭 수술되어야 한다”며 “목사 아무나 하는 세상이 되었다. 앞에서 지적한 혹독한 고난보다 면류관을 더 탐하는 것이 되었거나 그리스도 때문에 안락함 혹은 안전보장을 확보코자 함 때문일 수 있다. 심판이 하나님의 집에서부터 시작되기에 아무나 선생이 되지 말라고 한 것을 유념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예배개혁이 시급하다. 우리의 예배가 진정으로 하나님이 받으시는 참 예배일까 늘 두렵게만 여겨진다. 여호와께서 명하신대로 하는 예배인가”라며 “예배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지극히 인본주의, 편리주의가 판을 치고 있다. 겸손히 주를 섬길 때 괴로운 일이 많다고 노래만 할 것이 아니라 자신을 부인하고 져야할 십자가 지는 일에 기꺼이 나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리고 이어 “예배 중에 찬송가만 생각해도 그렇다. 분명히 성경적으로 신학적으로 잘못된 찬송가를 공 예배시간에 버젓이 불러대면서 하나님이 영광을 받으시기를 바라는 것은 도대체 제정신인지 의아스럽다”며 “종교개혁자들이 영혼의 해부학이라 말한 시편을 노래하게 한 것이 무엇인지 아무리 설명해도 시편찬송은 생각하지도 않는다. 지금의 영적 수준이 과거 믿음의 선배들이 보여준 것에 턱없이 부족하여 우리나라 작곡자들이 깊은 영성으로 시편 곡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시 칼빈과 베자에 의해 주도된 시편가를 한국판으로 제작한 것이라도 부르고자 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아울러 “어렵다고 해서 거금을 들여 앱까지 제작하여서 누구든지 그 앱에 있는 것을 따라 부를 수 있게도 했다. 그런데도 관심이 없다”며 “우리의 영혼을 정화하고 깨끗케 하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하나님께 나아가고 하나님을 찬양하는 일만이라도 시작하는 것이 개혁교회의 한 면모를 회복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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