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28일 탈레반 대변인 수하일 샤힌 탈레반 대변인이 모스크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지난해 5월 28일 탈레반 대변인 수하일 샤힌 탈레반 대변인이 모스크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반군 탈레반이 이달 말 평화협정에 서명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탈레반 고위 관계자가 17일(현지시간) 밝혔다.

뉴욕타임스(NYT)와 아프간 현지 매체 톨로뉴스 등에 따르면 말라위 압둘 살람 하나피 탈레반 부대표 겸 카타르 도하 정치위원회 위원은 이날 공개된 친(親) 탈레반 웹사이트 '눈.아시아'(Nunn.Asia)와 인터뷰에서 "양측이 이달말까지 합의서에 서명하기로 합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하나피 부대표는 지난 2018년말 시작돼 카타르 도하에서 10여차례 지속된 미국과 탈레반간 평화협상이 끝났으며 양측이 합의서에 서명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는 탈레반이 미국과 평화협상과 관련해 처음으로 내놓은 공식 발표다.

그는 "양측이 합의서에 서명하기 전 유리한 환경을 만든 뒤 이달말까지 서명하기로 합의했다"고도 했다. NYT는 하나피 부대표의 발언을 두고 양측이 7일간 폭력 감소에 합의한 것을 언급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하나피 부대표는 유리한 환경이 어떤 것을 수반하는지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미국과 아프간 관리들도 폭력 감소에 대해 구체적인 사항은 언급하지 않고 있다.

합의사항을 공개적으로 논의할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익명을 요구한 아프간 관리들은 폭력 감소의 범위는 아프간 전국이며, 갈등의 모든 당사자들이 계획된 공격 활동을 중단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 관리들은 협상이 타결됐지만 이는 폭력 감소 합의 준수 여부에 따라 확정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지난 16일 발표한 성명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으로부터 '무조건적인 협상은 없다'고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과 탈레반간 평화협상이 타결되면 이후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간 내부 협상이 시작될 전망이다. 탈레반은 아프간 정부를 미국의 허수아비라며 정부 자격이 아닌 개인 자격으로 협상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협상 전제조건을 두고도 입장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하나피 부대표는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간 대화와 관련해서는 "탈레반 수감자 5000명을 석방하는 절차가 완료되면 아프간 내부 회담이 시작될 것"이라며 "탈레반 수감자들이 아프간 보안군 1000명과 교환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다만 아프간 정부 관리들은 양측간 포로 교환에 대해 아프간 내부 회담에서 논의할 문제라고 선을 긋고 있다.

한편, 탈레반은 지난 2001년 미국이 9·11테러 배후로 지목한 오사마 빈 라덴을 내놓으라는 요구를 거부했다가 축출됐지만 이후 세력을 회복해 현재는 아프간 영토 절반 가량을 장악하고 있다.

한편, 미국은 탈레반 정권을 축출한 뒤 친미정권을 옹립해 지원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아프간 철수로 대외전략을 수정하면서 탈레반과 2001년 9·11테러 이후 17년간 지속된 분쟁을 끝내기 위한 평화회담에 나섰다.

미국과 탈레반은 지난 2018년말부터 평화협상에 나서 미군 일부 철수 등을 골자로 평화협상 초안을 작성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탈레반의 폭탄테러로 미군이 전사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양측은 인질과 포로 맞교환을 거쳐 지난해 12월 협상을 재개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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