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동
감신대 기독교윤리학 유경동 교수

[기독일보 이수민 기자] 목원대와 협성대, 감신대 학생들이 하나로 모여 미래를 설계하는 미래교회연구원이 "미래 목회를 리모델링하라"는 주제로 16일 오후 감신대에서 세미나를 개최했다. 특히 이 날 세미나에서는 유경동 교수(감신대 기독교윤리학)가 '목회자의 이중직' 문제를 들고 나와 관심을 모았다.

유경동 교수는 "목사, 직업인가 성직인가?"라는 주제로 강연을 전했다. 그는 "목사가 되는 과정에 교육, 결혼과 가정생활, 자녀교육, 그리고 목회에 전념하기 위한 최소한의 경제적 활동, 즉 육체노동이 뒷받침 되어야 성직에 전념할 수 있다"고 말하고, "목사로서 교회를 중심으로 감당해야 할 성직과 이를 뒷받침해 줘야 할 사회 경제적 토대 사이에서 문제가 생기면 우선 전통적인 성직 개념에 혼란이 올 수 있다"면서 "미국 연합감리교회처럼 최저생계비 제도가 정착 되어있는 경우가 아니고서는 실제 물질적 생활이 원만하지 못한 경우 성직의 수행과 생활을 위한 직업선택의 사이에서 갈등이 야기될 수 있다"고 했다.

유 교수는 먼저 인간의 노동과 연관해 ▶하나님의 노동이다 ▶은사로 주어진 것이다 ▶부활 후에도 우리는 신령한 몸을 갖고 해야 할 일이 있다고 강조하고, "노동은 이 땅에 있는 다양한 직업 이전에 인간에게 주어진 근본적인 소명이며 축복이고 그리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야 할 영적 유산"이라 했다. 이어 그는 바울이 복음 구령사역 부르심을 받기 전 유대인의 교육법에 따라서 가죽공예를 다루는 기술을 배웠다는 사실을 들어 "최소한 일인일기(一人一技)를 준비해 어떤 상황에서도 자급자족할 수 있는 생활력을 준비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 유 교수는 "바울이 복음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서 이 땅 일반 노동을 부끄러워하지 않았고, 복음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 상황에 따라 육체노동도 마다하지 않았다"면서 "사도의 권리가 있지만 주장하지 않았고, 오히려 생계전선에 직접 뛰어 들어가 스스로 자신의 일용할 양식을 위해 일했지만 그러나 이 모든 일은 오로지 복음사역을 감당하기 위한 것"이라 했다. 그는 "육체노동을 통해 공동체를 형성했고, 아굴라와 브리스길라의 모범이 되어 실제 생활에서도 부족함이 없는 성실한 바울의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했다.

미래교회연구원이
미래교회연구원이 "미래 목회를 리모델링하라"는 주제로 16일 오후 감신대에서 세미나를 개최했다.

때문에 유경동 교수는 "목회자의 경제활동과 연관해 교회가 자립할 수 있을 때까지는 이중직을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학대학을 졸업하고 안수를 받으면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최소한의 영적 리더십이 준비되는 것이지, 물질적 조건이 함께 준비되어 있는 것이 아닌 현실 속에서 경제적 활동을 배타적으로 여길 이유가 없다"면서 "이미 많은 경우 미자립 교회 목회자들이 택배나 택시기사와 같은 일을 하고 있다고 알고 있는데, 이는 부끄러운 일이 아니며 바울처럼 복음을 위한 노동"이라 평가했다.

더불어 "대학과 대학원 과정에서 적어도 일인일기의 관점에서 일할 수 있는 부차적인 전문성을 준비하는 지혜도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특히 노령화 시대 노인복지에 대한 인력이 요구되는 현실에서 복지사 관련 자격증을 준비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둘째로 유 교수는 "교회가 자립하기 전까지 목회자는 자급자족할 수 있는 다각적인 목회적 여건이 허락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 목회자 수급과 관련된 정책도 필요하지만, 더 시급한 사안은 효율적인 신학 교육정책의 수립을 통해 졸업 전 현장을 이해할 수 있는 다각적인 커리큘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위해 학교와 교단의 적극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신학교육과 아울러 복지선교, NGO와 연관된 수업과정을 보충하고 내용을 전문화해 세상과 연관하는 연결고리를 세우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미래교회연구원 세미나에 참석한 관계자들.
미래교회연구원 세미나에 참석한 관계자들.

마지막으로 유 교수는 "아직 조심스럽지만 이중직에 대해 과감하게 개방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실례로 그는 "신학대학 대학원에 전문 직종에 있는 평신도들이 와서 공부를 마친 후 안수를 받고 자신의 직장에서 신우회 형태로 시작하는 사역을 하고 싶지만, 감리교단의 경우 기관파송의 자격조건이 매우 까다로워서 대부분 목사 안수가 쉬운 타 교단으로 적을 옮기는데, 이는 교단의 인력손실"이라며 "기관파송과 자격에 관한 교단 선교정책을 적절하게 운영해 현장사역의 길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행사에서는 유경동 교수의 발표 외에도 박인갑 박사(감신대)가 "미래 목회와 디아코니아"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또 행사 전 예배에서는 황요한 목사의 사회로 이성용 목사가 기도하고, 조경열 목사가 설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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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동 #이중직 #미래교회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