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미국성서공회 본부의 모습. ⓒ미국성서공회.

미국성서공회가 뉴욕 맨하탄 중심부에 소재한 본부 건물을 매각하기로 했다고 알렸다.

총 12층으로 브로드웨이에 위치하고 있는 미국성서공회 건물은 화려한 상업적 건물들 사이에서 도시 내 기독교의 존재를 드러내는 상징적인 건물로 자리매김해 왔다. 미국성서공회 외에도 큐아이디어즈(Q Ideas), 리디머장로교회 페이스앤워크센터(Center for Faith & Work), 성서예술박물관(Museum of Biblical Art) 등 다양한 복음주의 단체들의 보금자리이기도 했다.

1966년부터 사용해 온 건물을 매각하게 됐다는 발표를 하며, 피터 디어롤프(Pieter Dearolf) 미국성서공회 이사장은 "이번 결정은 성서공회 사역의 발전을 위해 이 장소의 가치를 이용하기 위해서다"고 밝히며, "그러나 우리는 앞으로도 미국 문화와 상업의 중심지인 뉴욕에 위치할 것이다"고 전했다.

비록 미국성서공회가 뉴욕을 계속 본부로 둘 것이라고 밝히기는 했지만, 일부에서는 오랜 시간 맨하탄에서도 가장 중심되는 장소에 위치해 있는 건물을 이전하는 것을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다.

특히 미국성서공회 전 회장인 더그 버드셀(Doug Birdsall) 목사는 매각 결정 소식에 놀라움을 표하며 "성서공회는 미국은 물론 세계에서도 가장 훌륭한 기독교 건물이다. 그러나 건물을 매각해 단체 자산을 늘릴 수는 있겠지만 반드시 사역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고 견해를 밝혔다.

전 국제로잔 총재이기도 한 버드셀 목사는 "미국에서 오랜 역사를 지닌 많은 사역단체들이 장소를 옮기면서 그 영향력이 축소되는 사례가 있었다"며, 그 예로 미국장로교회(PCUSA) 역시 맨하탄에서 켄터키 주 루이즈빌로 본부를 옮긴 이래로 지속적으로 교세가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많은 사역단체들이 보다 적은 유지비를 위해서 대도시를 떠나 타 지역으로 이주하지만 이는 사역의 영향력 감소를 대가로 한다"고 우려했다.

뉴욕 킹스칼리지 그레고리 손버리(Gregory Thornbury) 총장 역시 "성서공회 건물의 가장 큰 장점은 그 위치에 있었다"며, "건물은 컬럼부스 서클, 링컨 센터, 그리고 센트럴파크와 인접해 있었고 맨하탄 내에서 건물이 자리잡을 수 있는 최상의 지점이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대도시 중심에 소재한 유일한 기독교 학교인 킹스칼리지는 최근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근처에서 월스트리트 인근으로 캠퍼스를 옮겼다. 손버리 총장은 "복음주의 단체들이 대도시를 버리고 있다"며, "뉴욕은 지구상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도시 중 하나이고 이 곳에 계속해서 머무를 수 있으려면 굳은 결심이 필요하다"고도 말했다.

미국성서공회의 이번 매각 건을 담당하고 있는 부동산 기업 쿠쉬맨앤웨이크필드(Cushman & Wakefield)는 미국성서공회가 뉴욕에 새 본부를 위한 건물을 매입할 수도 있으나 임대 형식으로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성서공회는 지난해 10월 회장직에 취임한 지 6개월 가량 밖에 되지 버드셀 목사를 돌연 해임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전 국제로잔 총재이기도 한 버드셀 목사에 이어서 신임회장에는 올해 1월 로이 피터슨 (Roy Peterson) 목사가 임명됐다. 피터슨 목사는 씨드컴퍼니(Seed Company)와 위클리프USA(Wycliffe USA) 회장으로 섬겨 왔다. 미국성서공회 이사회측은 버드셀 목사의 해임 이유에 대해서 "우리와 중대한 의견 차이가 있었다"고만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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