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자신을 둘러싼 우려와 비례대표 의원직 사퇴 요구에 대해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입장을 충분히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성평등 정책과 관련해서는 사회적 숙의를 거쳐 구체적인 정책 성과로 증명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용 후보자는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에 처음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25살부터 청년 사회운동가로 사회활동을 시작했고 지난 6년간 의정활동을 하면서 차별과 불평등을 걷어내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며 미래를 제시하는 일을 해왔다”며 “성평등부가 짊어져야 할 과제도 정확히 그 위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많은 우려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제가 듣고 또 듣겠다”며 “성평등은 우리 모두가 안전하고 존엄하게 살 수 있는가 하는 문제다. 이 자명한 진리를 정책적인 성과로 증명해 보이겠다”고 말했다.
비례의원직 사퇴 요구엔 “청문회서 생각 정리해 전달”
비례대표 의원직 사퇴 여부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용 후보자는 “청문회는 혼자 이야기하는 공간이 아니라 국민과 소통하는 공간”이라며 “청문회를 잘 준비하면서 제 생각을 정리해 전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개인적 의혹에 대해서도 “청문회 과정에서 답변하겠다”고 했다.
보완수사권 폐지에 찬성표를 던진 것을 두고 여성계 일각에서 비판이 제기된 데 대해서는 “많은 여성들이 우려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새롭게 출범한 중수청에서 보완을 담당하는 전담 부서가 설치될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활동한 경험을 살려 권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관련 부처와도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생활동반자법·차별금지법 “사회적 숙의 과정 만들 것”
의원 시절 발의한 생활동반자법에 대해서는 가족 형태가 다양해지는 현실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용 후보자는 “가족의 형태가 이미 다양해지고 있는데 가족제도의 틀 안에서 경제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국민들을 만나면서 법을 만들었다”며 “우선 실태를 조사하고 면밀히 분석해 사회적 논의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차별금지법과 관련해서도 “국민들이 자신이 속한 공간이나 조직에서 불합리한 이유로 차별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제안된 법안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장관으로서 사회적 숙의 과정을 성숙하게 만들어가는 것이 해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시민사회와 종교계를 비롯해 다양한 분들을 폭넓게 만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이른바 ‘비동의강간죄’ 도입에 대해서는 현행 강간죄 구성요건을 현실에 맞게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용 후보자는 “현행 강간죄 구성요건이 폭행과 협박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복합적이고 다양한 성폭력의 형태를 충분히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며 “조금 더 현실적인 강간죄 구성요건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신중지 약물 신속 도입…남성 어려움도 정책에 반영”
임신중지 약물 도입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용 후보자는 “성평등부에서는 법률 개정 전이라도 여성의 건강권 보장을 위해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인데 저 역시 동의한다”며 “장관으로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임신중지 약물 도입을 신속히 마무리하고 모자보건법 개정 등 입법 공백을 빠르게 해소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성평등부에 남성 역차별 문제도 함께 살펴야 한다고 주문한 데 대해서는 어느 한쪽의 문제만 다뤄서는 성평등을 실현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용 후보자는 “성평등은 어느 한쪽만 노력한다고 해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성평등부가 여성들이 경험하는 구조적 불평등을 해소하는 동시에 남성들이 겪는 어려움도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창구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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