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뉴시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뉴시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1일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실장급 고위 참모가 교체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실장은 지난해 6월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초대 정책실장으로 임명돼 약 15개월 동안 경제·산업·재정 정책을 총괄했다.

최근 부동산 세제 개편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둘러싼 비판이 커진 데다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 하락세까지 이어지면서, 김 실장이 부담을 느껴 사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경제·산업·재정 정책 15개월간 총괄

김 실장은 이재명 정부의 첫 정책실장으로서 주요 경제정책을 조율하고 산업·재정 분야의 국정과제를 총괄해왔다.

반도체 초호황에 힘입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5년 만에 최고 수준인 3.3%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코스피도 한때 9000선을 돌파하며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최근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정부의 증시 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커졌다.

여기에 보유 주택에 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의 세 부담을 강화하는 내용 등이 담긴 부동산 세제 개편안이 발표되면서 부동산 정책에 대한 비판 여론도 확산했다.

◈부동산 세제·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논란

김 실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개별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증시 변동성을 키웠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정책을 총괄한 김 실장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목소리가 여권 내부에서 나왔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민심 악화와 대통령·여당 지지율의 동반 하락도 김 실장의 거취에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청와대는 당초 “김 실장 교체는 검토한 적이 없다”며 교체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여론의 흐름을 지켜보면서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개각 당시 유임됐지만 이틀 만에 사퇴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단행한 개각과 청와대 개편에서 김 실장을 유임했다.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국토교통부 장관을 교체하면서도 청와대 경제라인은 유지했다.

그러나 여권에서는 김용범 정책실장의 사퇴 없이 국정 지지율을 반등시킬 계기를 마련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부총리와 국토교통부 장관만 교체하고 정책을 총괄하는 청와대 경제라인을 그대로 둘 경우 인적 쇄신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었다.

개각과 청와대 개편 이후 야당도 김 실장의 경질을 요구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결국 부동산과 증시 정책을 둘러싼 비판, 국정 지지율 하락 등 여러 상황이 김 실장의 사퇴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청와대 경제라인 추가 개편 가능성 주목

김용범 정책실장의 사퇴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이뤄진 청와대 실장급 고위 참모 교체다.

김 실장이 물러나면서 청와대 경제라인의 추가 교체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정 쇄신 차원에서 정책라인 전반으로 인적 개편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경제부총리와 국토부 장관을 교체하는 정도로는 부동산 민심 악화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증시와 부동산 문제를 둘러싼 여론 악화와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지자 김 실장도 부담을 느낀 것이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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