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실종신고 허위 종결로 직무유기 등의 혐의를 받는 제주 서부경찰서 소속 부(30대) 경장이 1일 오후 제주시 이도이동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검찰로 구속 송치되고 있다. ⓒ이나래 기자
제주 실종신고 허위 종결로 직무유기 등의 혐의를 받는 제주 서부경찰서 소속 부(30대) 경장이 1일 오후 제주시 이도이동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검찰로 구속 송치되고 있다. ⓒ뉴시스

제주에서 실종사건을 허위로 종결한 혐의를 받는 경찰관이 처리한 사건을 재조사한 결과, 허위 종결이 의심되는 사례 25건이 추가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10건은 실종자의 안전을 확인하지 않은 채 종결한 정황이 있었고, 나머지 15건은 안전을 확인했지만 전산에 실제와 다른 종결 사유를 입력한 사례였다.

해당 경찰관은 실종자가 일반 성인이라는 이유로 안일하게 판단했고, 미종결 사건 인계에 따른 업무 부담 때문에 허위로 종결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처리 사건 298건 조사…25건 추가 확인

1일 경찰에 따르면 제주경찰청은 부 경장이 지난해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제주서부경찰서 실종팀에서 근무하며 종결한 사건 298건을 조사했다. 그 결과 기존 2건 외에 허위 종결 의심 사례 25건을 추가로 발견했다.

안전을 확인하지 않고 종결한 것으로 의심되는 10건의 실종자는 현재 모두 신변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15건의 전산에는 ‘교통사고 사망’이나 ‘변사’ 등 실제와 다른 종결 사유가 입력된 것으로 조사됐다.

부 경장의 혐의는 지난 5월 30대 여성 장모 씨의 실종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처음 드러났다. 장 씨와 연락하지 않고도 신변에 이상이 없는 것처럼 신고자에게 알린 뒤 112 신고시스템에 허위 내용을 입력하고,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는 ‘교통사고 사망’으로 등록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 7월 접수된 60대 남성 실종사건에서도 실제로 통화하지 않았으면서 연락이 이뤄진 것처럼 통보하고 전산에는 ‘소재 발견’으로 입력한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부 경장을 공전자기록 위작·행사, 위계공무집행방해, 직무유기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

◈경찰, 종결된 실종사건 31만 건 전수점검

경찰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최근 3년간 종결된 실종사건 약 31만 건을 대상으로 실종자의 안전 여부와 사건 처리의 적정성을 점검하고 있다. 비대면 종결 사건을 우선 살펴보고 부실 처리가 의심되면 재수사할 방침이다. 점검은 오는 11월까지 마칠 계획이다.

지난달 28일 기준 점검 중인 사건은 약 1만5100건이다. 그러나 기존 시스템에서는 대면·비대면 종결 여부를 통계로 바로 추출할 수 없어 경찰관들이 사건 기록을 하나씩 확인해야 한다.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은 “시스템상 통계로 무엇을 넣어서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한 건 한 건 들어가면서 대면 종결했는지, 비대면 종결했는지 하나하나 확인하다 보니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실종사건이 112 신고시스템과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으로 나뉘어 관리되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제주 조사에서는 전산에 입력된 내용 자체가 실제 처리 과정과 다른 사례가 확인돼 종결 사유만으로는 실종자의 안전 확인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관리자 승인 도입…비대면 종결 원칙적 금지

경찰은 담당 경찰관이 단독으로 사건을 종결하지 못하도록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관리자 승인 기능을 추가하기로 했다. 관리자가 실종자 대면 여부와 신원 확인 경위, 안전을 입증할 객관적인 자료를 확인한 뒤 종결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하고 있다.

전화 통화 등에 의존한 비대면 안전 확인만으로 사건을 종결하는 것도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형사과장과 경찰서장이 매일 사건을 점검하면서 대면 종결 원칙이 지켜지는지 확인하도록 했다.

김영식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실종신고 건수가 많다는 것과 담당자의 실제 업무량이 과도했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이번 사건은 담당자가 해야 할 확인 업무를 하지 않은 직무태만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담당자 한 명이 사건을 해제하거나 관리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었고 팀장과 과장이 이를 걸러내지 못했다면 지휘·감독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112와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을 연계하고, 비대면 종결이나 기록 수정·삭제 등 부실 처리 가능성이 큰 사건부터 객관적인 자료와 대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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