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팔레스타인 제닌(Jenin)에서 성탄절을 앞두고 발생한 성탄 트리 방화 사건 이후, 지역 사회와 당국이 신속하게 대응하며 공동체의 연대와 공존의 가치를 재확인했다고 27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라틴 수도원 교회(Latin Monastery Church) 앞에 세워졌던 성탄 트리가 방화로 전소된 지 이틀 만에, 주민들과 지역 지도자들은 다시 트리에 불을 밝히는 공개 행사를 열었다. 이 행사는 단순한 복구를 넘어, 제닌이 오랜 시간 지켜온 종교 간 공존과 성지 보호, 사회적 연대의 전통을 재확인하는 상징적 자리였다.
재점등 행사는 지난 24일 저녁에 열렸으며, 팔레스타인 경찰이 방화 사건 발생 48시간도 지나지 않아 용의자 3명을 검거했다고 공식 발표한 직후 진행됐다. 체포 과정에는 카말 아부 알루브(Kamal Abu al-Rub) 제닌 주지사가 직접 현장에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화 사건 이후 신속한 수사와 공식 대응
이번 사건은 22일 월요일 새벽 3시경, 제닌의 구세주 교회(Church of the Redeemer) 관할 지역에서 발생했다. 성탄 구유 장식과 함께 설치돼 있던 성탄 트리가 불에 타는 피해가 발생했고, 사건 직후 지역 사회 전반에 큰 충격을 안겼다. 그러나 경찰과 보안 당국은 즉각 수사에 착수했고, 짧은 시간 안에 용의자들을 특정해 검거했다.
재점등 행사에는 보안 관계자들과 지역 유지들, 종교 지도자들이 함께했으며, 이는 단순한 종교 행사가 아니라 사회적 안정과 질서, 성지 보호에 대한 공동의 의지를 보여주는 자리로 평가됐다. 이 자리에는 예루살렘 라틴 총대리인 윌리엄 쇼말리(William Shomali) 주교도 참석해 연대의 뜻을 함께했다.
교회 지도자들 “이번 사건은 제닌의 가치와 무관하다”
제닌 구세주 교회의 아메르 자브란(Amer Jabran) 신부는 방화 사건 직후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그는 성탄 트리와 구유 장식을 불태운 행위를 “부끄럽고 규탄받아 마땅한 행동”이라고 규정하며, 이는 사랑과 관용, 공존을 핵심 가치로 삼아온 진정한 팔레스타인 및 기독교 문화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밝혔다.
자브란 신부는 이번 사건이 제닌 시민들의 도덕성과 가치관을 대표하지 않으며, 도시가 오랫동안 지켜온 민족적·인도적 연대를 훼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지사와 행정·군·지역 공동체 기관 관계자들, 그리고 교회와 연대의 뜻을 보여준 주민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이번 대응이 제닌 사회의 결속력과 공동체 정신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불은 꺼지지 않았다”…공동체 연대의 상징으로 남은 성탄 트리
재점등 행사에서 자브란 신부는 성탄 트리가 상징하는 새로운 생명과 빛의 의미를 언급하며 "이를 불태우려 한 시도가 제닌 공동체의 정신과 신앙을 약화시키지 못했다"고 설명하며 이번 사건의 가해자들을 사랑과 평화, 기쁨의 적으로 규정하면서도 "도시 전체가 보여준 대응이 그 어떤 폭력보다 강력한 메시지를 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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